인터넷, 치명적 유혹에서 탈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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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게임에 빠진 부부가 생후 3개월 된 딸을 굶어 죽도록 방치해 전 국민을 경악케 한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2월에는 경기도 양주에 사는 한 20대 남성이 ‘게임을 그만하라’는 모친을 폭행, 숨지게 해 체포됐다. 인터넷 중독이 심각한 사회문제를 계속 일으키자, 지난 3월 15일 정부는 행정안전부와 7개 부처가 합동으로 ‘인터넷 중독 예방, 해소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이 계획으로 현재 인터넷 사용자의 8.8%인 200만 명의 인터넷 중독자를 2012년까지 5% 이하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많은 사람이 인터넷 중독에 빠지는 이유는 뭘까?

유한익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교수는 “사이버 공간이 가지는 오락성, 익명성, 친밀성, 권력성, 폭력성 때문이다”고 말했다. 인터넷은 영화, 오락, 게임, 음악, 심지어 섹스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유희적 호기심을 끌어낼 만한 요소가 무궁무진한 놀이터다. 사람들은 대부분 검색이나 웹서핑, 전자메일 사용을 위해 인터넷을 접속한다. 그 뒤 다양한 재미를 발견하고 대인관계를 비롯해 자아상 등 모든 의미를 인터넷에서 찾는다. 즉, 사이버 공간 안에서 실제와는 다른 자신의 모습을 유지하는 데 온갖 노력을 다하면서 점점 더 빠져든다.

자제력이 약한 청소년은 폐해가 더욱 심각하다. 사이버상의 친구를 사귀고 동호회 등에 소속감을 갖게 돼 현실세계의 대인관계를 소홀히 하기 쉽다. 사회의 규범, 부모님이나 학교의 구속에서 자유로움을 추구하면서 일탈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익명성을 보장해 현실의 모든 억압과 통제, 구속에서 벗어나 억압된 욕망을 분출하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인터넷 게임 속에서 몬스터를 사냥하거나 상대방 캐릭터를 공격하며 본능에 잠재된 공격성을 분출하거나, 인터넷 게시판이나 커뮤니티에서 제3자를 대상으로 욕설을 퍼붓는 일이 종종 생기는 이유다. 인터넷을 하는 동안 현실의 불안감이나 우울증이 사라지고 기분이 좋아지는 효과도 있다.

# 인터넷 중독은 뇌질환이다?

전문가들은 인터넷 중독을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하는 뇌질환이라고 말한다. 현재 미국정신의학회는 2013년까지 개편을 완료할 ‘정신질환 분류·진단 가이드(DSM-V)’에 인터넷 중독을 추가할 것을 논의하고 있다.

고치훙 대만 카오슝의대 정신과 박사팀은 지난해 10월 ‘우울증이나 ADHD 등 증세를 보이는 청소년이 인터넷 중독에 빠지기 쉽다’는 연구결과를 미국의학협회에서 발간하는 <소아청소년의학지>에 발표했다. 인터넷 중독은 다른 정신과적인 문제와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흔하다. 가장 흔한 것이 우울증이다. 인터넷을 하면 현실 세계의 고통과 괴로움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다. 이로 인해 기분이 우울하면 점점 더 인터넷에 몰두해 우울한 감정을 줄이려는 경향이 강해진다. 인터넷 중독자 중에서 강박증을 겪는 사례가 더 많이 나타나며, 주의집중력 저하, 과잉행동, 충동성 등이 주요 증상인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도 자주 나타난다. ADHD는 아이들에게만 나타난다고 알고 있지만 최근 성인 ADHD가 증가 추세다. 이외에도 충동조절의 어려움, 학업 능력의 저하, 높은 학교 결석률, 대인관계의어려움 등의 증상이 인터넷에 중독된 아동이나 청소년에서 자주 나타난다. ADHD 환자 중에는 인터넷 중독자가 많다.

유한익 교수는 “인터넷 중독으로 병원을 찾는 청소년의 약 절반은 ADHD 환자”라며 “ADHD 환자들은 자극을 추구하는 경향이 크고 충동적이며 욕구를 참지 못해 인터넷 중독에 쉽게 빠진다”고 말했다. 사회공포증과 같은 대인관계 문제로 인터넷 중독이 나타날 수 있다. 익명성이 탈출구가 되어 인터넷에 몰입하는 것이다.

# 하루 4시간 이상 매달리면 치료 받아야

일반적으로 매일 인터넷을 4~5시간 이상씩 한다면 인터넷 중독으로 본다. 이민수 고대안암병원 정신과 교수는 “짧은 시간 인터넷을 하더라도 식사나 과제, 업무 등 중요한 일을 제쳐두고 인터넷에 매달린다면 중독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민수 교수는 “인터넷 중독이 심하지 않은 경우는 사회복지관이나 시·구청에서 운영하는 인터넷 중독 상담센터를 찾아 상담을 받은 후 치료할 수있지만 스스로 자제할 수 없는 수준이라면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인터넷 중독자 대부분은 자신이 인터넷 중독임을 자각하지 못한다. 특히 호기심이 많은 반면 자제력은 약한 청소년들이 인터넷에 쉽게 빠진다. 인터넷 중독증의 정신과 치료는 약물치료와 인지행동치료, 상담치료 등으로 이뤄진다. 약물치료는 주의력개선제와 충동성을 조절하는 약을 보조적으로 사용하며 일반적으로 6개월 이상 받아야 한다.

기분조절제와 항우울제를 혼합해 처방하는 경우도 있다. 인터넷 중독은 행동 교정이 필요하므로 부모 등 주변 사람의 역할이 중요하다. 컴퓨터를 가족 모두 사용할 수 있는 거실에 두어 인터넷에 노출될 환경을 개선한다. 이민수 교수는 “강압적으로 인터넷을 못하게 하면 폭력이나 도박중독, 약물중독 등 다른 방식으로 충동을 표출할 가능성이 커진다. 1주일에 10분씩 단계적으로 사용시간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가족의 동의 하에 하루에 일정 시간 이상 인터넷을 사용하면 더 이상 인터넷에 접속할 수 없게 차단하는 ‘사용시간 제한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것도 좋다.

# IT기술 발달로 휴대전화 중독도 문제

아이폰 같은 멀티 기능의 스마트폰이 널리 보급되면서 휴대전화 사용시간이 점점 길어지고 있다. 한림대 간호학부 김춘길 교수팀은 대학생 563명의 휴대전화 사용실태를 분석해 지난 2월 <성인간호학회지>에 발표했다. 분석 결과, ‘휴대전화 중독적 사용군’의 평균 사용시간은 6시간이 넘는 367.61분이었다. 휴대전화 사용시간이 길게 나타난 이유는 문자 전송이나 통화 등 기본적 기능뿐 아니라 인터넷 접속, DMB 시청, 오락 등 휴대전화로 할 수 있는 기능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휴대폰 중독적 사용군은 비중독적 사용군보다 우울증을 쉽게 느끼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실수로 휴대전화를 집에 두고 나오면 불안감이나 초조함으로 다른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실제로 전화가 오지 않아도 휴대폰이 울린 것처럼 환청을 듣거나 문자메시지를 습관적으로 확인하는 일이 많다.

최정석 보라매병원 신경정신과 교수는 “휴대전화의 본래 기능 외에 게임, DMB 시청 등으로 사용량이 늘며 휴대전화에 대한 강박적 사용과 몰입도가 커지고 있다”며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을 때는 주머니에 넣어 두는 등“의도적으로 휴대전화를 멀리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IT 강국으로 불리는 우리나라는 게임과 인터넷 산업에서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등 전 세계 IT시장을 이끌고 있다. 하지만 내적으로는 많은 아동 및 청소년을 인터넷 중독자로 만들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는 건전한 인터넷 사용에 대한 대책을 세우고 있지만 확실한 해결책이라 보기엔 부족하다. 인터넷, 혹은 게임이라는 가상공간(Cyber-space)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More Info 자녀를 인터넷에서 보호하는 법
초점을 바꿔라.
게임을 못하게 하지 말고 안 하게 만든다. 자녀와 대화를 통해 인터넷 사용 시간을 함께 관리한다. 컴퓨터를 배운다. 부모가 컴퓨터를 알아야 막을 수 있다.

부모가 직접 컴퓨터 사용을 지도한다. 컴퓨터는 거실 등 가족이 공유하는 장소에 두어 아이의 독점을 막는다. 인터넷 사용에 대해 부모로서 일관된 태도를 보인다. 인터넷을 하면서 식사나 군것질을 절대 하지 않게 한다. 잠은 정해진 시간에 반드시 자게 한다. 아이가 온라인에서 거친 언어를 쓰지 않게 바른 언어습관을 지도한다. 사이버상의 대인관계에 지나치게 치중하지 않도록 통제하고 올바른 온라인 대인관계를 유도한다. 부모가 직에서 늦게 퇴근해서 방과 후에 아이가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많다면 아이를 방치하지 말고 친척과 연대해서 관리한다. 운동 등 다른 스트레스 해소법을 마련해 준다.

학습을 돕는 긍정적인 인터넷 사용을 칭찬한다.
자녀가 인넷이 아닌 다양한 취미활동을 할 수 있게 돕는다. 아이와 함께 여가 생활을 한다. 1주일에 2회 이상 운동을 하게 한다. 평소 자녀와 많은 대화를 나누고 고민 등에 관심을 보인다.

아이와 함께 저녁식사를 하면서 고민을 들어주고 격려하는 등 하루를 정리하게 돕는다. 스스로 시간을 잘 관리하도록 유도한다. 인터넷 사용일지를 쓰게 하거나 1주일에 하루 컴퓨터 사용을 쉬게 한다. 인터넷 사용으로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갈등이 지속되면 전문기관의 도움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