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 대장암 전문의 국립중앙의료원 박재갑 원장
<월간 헬스조선> 5월호 ‘독자가 묻고 명의가 답한다’ 주인공은 국내 최고의 대장암 전문의로 평가받는 국립중앙의료원 박재갑 원장이다. 지난해 4월 국립중앙의료원 초대원장으로 부임해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박재갑 원장의 대장암 이야기.
Part 1 대장암 기초 바로 세우기
Q 대장암 발병률은 어느 정도인가? 최선주(33·서울 강동구 암사동)
대장암이 점차 늘고 있다. 암 발생 순위로 볼 때 대장암은 남성에게서는 위암 다음으로 많고, 여성에게서는 갑상선암·유방암·자궁암 다음으로 많다. 지난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암 질환 중 대장암 치료에 가장 많은 돈이 지출됐다고 한다. 그만큼 대장암에 걸린 사람이 많다는 의미다.
Q 대장암 초기 증상은 무엇인가? 윤성호(27·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대장암의 초기 증상은 없다. 대장암뿐 아니라 대부분 암이 그렇다. 암은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 특이증상이 없기 때문에 평소 암 ‘예방검진’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검진 앞에 예방이라 붙인 것은 그만큼 중요하다는 의미다.
Q 일반인이 대장암을 눈치챌 수 있는 방법은 없는가? 박보연(39·경남 통영시 명정동)
대장암의 초기 증상은 대부분 없지만, 많이 진행되면 종양이 커져서 대장의 내부를 막는 데 따른 증상이 있을 수 있다. 배가 아프거나 설사 또는 변비가 생기는 등 배변습관의 변화가 나타나기도 하고, 항문에서 피가 나오는 직장출혈의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 혈액은 밝은 선홍색이나 검은색으로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우측 대장암의 경우 초기증상으로 빈혈이 나타날 수 있다. 대장암이 많이 진행된 경우에는 배에서 평소 만져지지 않던 덩어리가 만져질 수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증상만으로는 다른 질환과 구분하기 어렵기 때문에 중년 이후 소화불량이 나타나거나, 2~3주 이상 배변습관의 변화가 있는 경우 대장 검사를 받는 것을 권장한다. 변을 볼 때 점액이나 출혈이 있으면 반드시 정밀검사를 받는다.
Q 대장에 용종이 생기는 이유와 용종이 대장암으로 진행되는 시간이 궁금하다. 홍영진(38·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구운동)
용종은 염증이 오래되거나 세포가 증식되는 등의 이유로 대장의 점막이 밖으로 삐져나온 것을 말한다. 대개는 ‘선종성 용종’으로 5~10년 후 대장암이 된다. 선종성 용종은 잘 제거하면 85%는 예방이 가능하다. 나머지 15%는 대장의 점막이 평평한 상태에서 세포가 변해 암으로 발전하는 경우다.
Q 다른 사람보다 대장암에 걸리기 쉬운 사람이 있는가? 용지민(35·경기도 군포시 금정동)
가족력이 있는 사람, 뚱뚱하거나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 담배를 피우거나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대장암에 걸리기 쉽다.
Q 금연 운동가로 명성이 자자한데, 담배를 많이 피우면 대장암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지는가? 임상진(39·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그렇다. 흡연은 대장암을 비롯한 각종 암의 원인으로 암 발생의 30%를 차지한다. 2000년 국립암센터 초대원장이 되면서 국립암센터 원장이 해야 할 일은 국민이 암에 안 걸리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당시 암의 발병원인 중 식생활과 바이러스 감염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5% 이하였고, 중요한 한 가지가 바로 흡연이었다. 국민을 암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는 먼저 담배로부터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에 금연 운동을 시작했다. 흡연은 암 외에 뇌혈관질환과 심혈관질환 발생 원인의 20%를 차지하며, 자살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Q 대장의 용종은 제거하지 않으면 무조건 암으로 변한다는데, 그런가? 이현태(38·서울 강남구 논현동)
그렇지 않다. 대장의 용종은 종류가 다양해 암으로 변하는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다. 그중 염증성 용종과 비특이적인 용종은 반드시 암이 된다. 선종성 용종 역시 시간이 지나면 암으로 변한다. 용종의 조직을 떼내서 조직검사하기 전에는 용종 종류를 100% 구분할 수 없기 때문에 대장내시경 검사 중 용종이 보이면 무조건 떼낸다.
Q 지난 2월 대장내시경 검사를 했는데 관상선종이 발견되었다. 그냥 두면 암으로 변할 수 있다는데 정말인가? 유교종(51·경기도 평택시 군문동)
관상선종은 대장의 용종 중 선종성 용종의 하나다. 선종성 용종은 제거하지 않으면 암으로 발전할 수 있으니 꼭 없앤다.
Q 아버지가 1년 전에 치루로 병원 신세를 지셨다. 치루를 포함한 치질을 그냥두면 대장암으로 발전하는가? 배민정(25·경남 김해시 외동)
항문샘이 곪는 병인 치루는 10~15년 방치할 경우 그 길에 대장암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항문 주위에 혹 같은 것이 생기는 치핵은 그렇지 않다. 단, 대장암일 경우 치질이 나타날 수 있으니 치질이 있으면 대장암에 걸린 것은 아닌지 확인한다. 대장암을 치질로 오인해 치료받지 않는 경우가 자주 있다.
Part 3대장암 치료에 관한 궁금증
Q 변비가 심한데 왼쪽 배를 누르면 딱딱한 무언가가 느껴진다. 병원을 가야 하는가? 정찬복(30·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화전동)
마른 편이라면 대변일 가능성이 높다. 대장내시경 검사로 정확한 원인을 파악한다.
Q 대장내시경 검사를 할 때 마시는 액체가 꺼려진다. 다른 방법으로 대장암을 검사하는 방법은 없는가? 오정호(67·광주 동구 황금동)
아직까지는 없다. 대장 검사를 하려면 일단 장을 깨끗이 비워야 한다.
Q 대장암 치료 병원을 선택할 때 신경 써야 할 부분은 무엇인가? 박현석(45·경기도 평택시 지산동)
500병상 이상 규모의 종합병원이면 대부분 대장암을 다룰 수 있는 전문의가 있다. 따라서 자신의 지역에 있는 500병상 이상 규모의 종합병원을 선택한다.
Q 아버지가 직장암 3기로 수술을 받으셨다. 병원에서 수술 후 좌욕을 하라고 했는데 도움이 되는가? 김선영(32·충북 제천시 송학면)
직장암은 대장의 최하부인 S결장부터 항문까지 부위에 생기는 암이다. 항문 입구 쪽에서 수술한 경우 분비물이 항문으로 많이 나올 수 있는데, 이때 좌욕하면 좋다. 좌욕은 너무 오래 할 필요 없고 수술 후 2~3주가 알맞다.
Q 변비가 심하면 대장암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는데 사실인가? 최자미(32·충남 예산군 예산읍 주교리)
그렇지 않다. 변비와 대장암과의 관계를 살펴보면 운동을 하면 변비가 덜 생겨서 대장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 운동을 하면 대변 배출이 원활해져 대변 속에 있던 발암물질이 대장의 점막과 접촉하는 시간이 줄어들어 대장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
Q 자주 설사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대장암에 걸리기 쉽다는데 정말 그런가? 정용태(51·서울시 강남구 도곡동)
먼저 설사와 대장암 발병은 관련 없다. 한 가지 기억해야 할 것은 정상적인 대변과 설사는 다르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대변을 하루 3~4번 본다면 변이 굳어지기 전에 배출되는 것이므로 굵직한 변이 아닌 풀어지는 듯한 묽은 변이 나온다. 이때의 묽은 변은 설사가 아니라 정상적인 변이다. 단, 오랜 기간 정상적인 대변이 아닌 설사가 계속된다면 장에 염증이 생겼을 수 있으니 병원을 찾는다.
Q 국내 최고의 대장암 명의라는 데 이견이 없다. <월간 헬스조선>
대장암 명의로 불린 데는 서울대 출신인 점이 큰 몫을 했다고 본다. 두 번째는 대장암 전문의가 드물던 시절 대장암을 전문으로 했기 때문이다. 은사님이 대장암 전문의를 제안해 ‘하나만 제대로 하자’는 생각으로 받아들였다.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1987년부터 대장암을 전문으로 했고, 1990년부터 대장암이 아닌 환자는 진료하지 않았다.
Q 국립중앙의료원 초대원장으로서 임무가 막중할 것 같은데 어떤가? <월간 헬스조선>
지난해 4월 국립의료원이 국립중앙의료원으로 변신했고 초대원장을 맡게 됐다. 전 국민의 질병을 예방하고, 전 국민이 질 높은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 내 임무다. 앞으로 평균수명이 90~100세가 될 텐데 건강하게 살지 못한다면 재앙이나 다름없다. 국립중앙의료원 초대원장으로서 국민이 질병에 걸리는 것을 예방하기 위한 방법으로 운동만 한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운동이 말은 쉽지만 실천이 어렵다. 그러던 중 운동화를 신고 출근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따로 운동할 시간을 내기 힘든 상황에서 운동화를 신고 출근하면 자연스럽게 운동이 되기 때문이다. 국립중앙의료원은 지난해 10월 25일부터 운동화 출근, 생활 속 운동이라는 의미의 ‘운출생운(運出生運)’ 운동을 공개적으로 하고 있다. 이미 많은 국민이 알고 있고, 한때 양복에 어울리는 검은색 운동화를 구입하기 어려울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Q 평소 건강을 위해 실천하는 것은 무엇인가? 김정숙(50·제주 제주시 노형동)
아침부터 저녁까지 잘 먹고 잘 자고 잘 배출한다. 건강한 삶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또 하나는 꿈보다 해몽이 좋은 것이다. 화가 나도 좋게 생각하는 등 모든 상황을 내게 유리한 쪽으로 해석한다(웃음).
Q 생활 속에서 대장암 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무엇인가? 이현아(35·대전 동구 용운동)
대장암 예방의 첫 번째는 운동으로 몸을 많이 움직이는 것이다. 운동을 하면 대장암에 걸리는 것을 40~70% 예방할 수 있다. 자궁내막암은 20~40%, 암질환 전체를 놓고 보면 10% 예방이 가능하다. 그뿐만이 아니다. 운동은 우리나라 사망원인 2위인 뇌혈관질환과 3위인 심혈관질환을 20~30%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우리나라 사망원인 4위인 자살 예방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 운동을 하면서 체중을 줄이면 당뇨병에 큰 도움이 된다. 운동은 약간 땀이 나거나 숨이 찰 정도로 하루 30분 이상 해야 적당하다. 여러 가지 운동이 있지만 빨리걷기가 가장 좋다. 빨리걷기는 안전하고 돈이 안 들며,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고, 혼자서도 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정기적인 대장내시경 검사다. 운동과 대장내시경 검사를 잘 실천하면 대장암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 그 밖에 기름진 고기와 칼로리 섭취를 줄이고, 섬유질을 많이 섭취하며, 술과 담배를 삼가는 것도 대장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
Q 대장암을 포함한 암 예방에서 기억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 <월간 헬스조선>
암뿐 아니라 심·뇌혈관 질환과 당뇨병 등 우리나라 국민 대표 질환은 금연과 제대로 된 운동 등으로 대부분 예방할 수 있다. 건강한 삶을 위해 우리 힘으로 할 수 있는 두 가지, 금연과 제대로 된 운동을 잊지 않는다.
학력 1973 서울대 의과대학 졸업
1979 서울대 대학원 의학과 석박사
경력 1995~2000 서울대 의과대학 암연구소 및 서울대
암연구센터 소장
1997~1998 국립암센터 설립준비단 공동단장
1999~2000 국립암센터 개원준비본부 본부장
2000~2006 국립암센터 초대 및 제2대 원장
2010~현재 국립중앙의료원 초대 원장 겸
이사회 의장
/취재 김민정 헬스조선 기자 minjung@chosun.com
사진 조은선 헬스조선 기자 citysk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