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우 당뇨병학회 이사장
"당뇨병 환자가 우울증에 걸리면 혈당을 증가시키는 호르몬이 늘어나 당뇨병이 심각하게 악화됩니다."
올해 세계당뇨병연맹이 전 세계 성인 2만1300여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 중 우울증이 의심되는 사람의 비율은 42%로 당뇨병이 없는 사람의 유병률 9.8%보다 4배 이상 높았다. 대한당뇨병학회 이사장인 박성우<사진> 강북삼성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기존 학설은 당뇨병 환자의 우울증 유병률이 일반인보다 2배 높다는 것이었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당뇨병 환자의 우울증 문제가 훨씬 심각하다는 점을 알려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우울증이 있는 당뇨병 환자는 당뇨식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비율과 흡연 비율이 다른 환자보다 2배 이상 높고, 운동도 덜 한다"며 "우울증이 있으면 자기 관리가 제대로 안 돼 병이 급속히 나빠진다"고 말했다.
미 코네티컷대의 지난해 자료에 따르면, 우울증이 있으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이 체내에 증가하고, 코티솔은 복부의 지방 축적을 가속화해 당뇨병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당뇨병 환자가 우울증에 걸리면 사망률도 높아진다. 박 교수는 "세계당뇨병연맹이 미국 성인 1만25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우울증과 당뇨병을 동시에 앓는 사람의 사망률은 다른 환자 보다 1.5배 높았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당뇨병 환자가 우울증에 걸리는 가장 큰 이유는 완치되지 못하고 상태가 계속 나빠질 것이라는 두려움"이라며 "그러나 당뇨병은 올바로 관리하면 평생 건강을 유지하며 살 수 있으므로, 환자가 사실과 다른 비관적인 생각에 빠지지 않도록 가족과 주변에서 희망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