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8일째 유산균 최다… 된장은 10분만 끓여야

입력 2010.10.27 03:12

발효 식품 효과 제대로 보려면

김치 된장 간장 청국장 장아찌 젓갈 식혜 막걸리…. 우리가 매일 먹는 발효 식품이 한국인 건강의 원천이다. 이런 전통 발효 식품 외에도 요구르트 치즈 와인 등 각종 유익균(有益菌)이 듬뿍 든 발효 식품이 우리 식단에 빠지지 않는다. 하지만 발효 식품도 올바로 먹어야 건강 효과를 볼 수 있다. 조리와 보관법에 따라 발효 효과의 주역인 유산균과 바실러스균 등이 역량을 발휘하기는커녕 사멸해버리기 때문이다. 자신의 건강 상태와 궁합이 맞지 않는 발효 식품을 섭취하면 오히려 몸에 해를 주기도 한다. 발효 식품, 어떻게 먹어야 건강 효과를 똑바로 볼 수 있는지 소개한다.

>> 김치찌개·김치볶음에는 유산균 거의 없어

김치에는 30여 종이 넘는 유산균이 살고 있다. 대표적인 김치 유산균은 '류코노스톡 메센테로이데스'라는 균인데, 이 균은 혈압을 낮추는데 효과가 있는'덱스트란'이라는 식이섬유를 스스로 만들어낸다. 덱스트란은 김치나 깍두기가 적당히 익으면 약간 걸쭉해지는 국물에 함유돼 있다. 이 외에도 김치의 다양한 건강 효과는 대부분 유산균 덕분이다. 김종규 계명대 공중보건학과 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김치 유산균은 김치를 담그고 섭씨 10도에서 8일간 익혔을 때 가장 많다. 그 이후에는 유산균이 감소한다.

유산균은 70℃ 이상의 열에 약하기 때문에 김치를 익히거나 끓이면 대부분 죽는다. 따라서 김치찌개나 김치볶음 등으로 조리해서 먹으면 김치의 발효 건강 효과를 보기 어렵다. 김치를 그냥 먹어도 유산균은 위에서 많이 죽고 30~40%정도만 장에 도착한다. 김동현 경희대 약대 교수는 "하지만 김치에는 유산균이 워낙 풍부하므로 살아서 도착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유익하다"며 "죽은 유산균도 살아있는 유산균의 먹이가 돼 유산균을 활성화시키므로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 청국장은 반만 끓이고 나머지는 나중에 넣으면 좋아

된장 청국장 고추장 등 메주를 띄워 만드는 장류는 발효 과정에서 바실러스균이 생성된다. 이 균은 유산균과 달리 비교적 열에 강해 끓여 먹어도 80~90%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신정규 전주대 한식조리학과 교수는 "하지만 바실러스균도 가열을 오래 하면 죽기 때문에 된장찌개 등은 10분 이상 끓이지 않는 게 좋다"고 말했다. 남은 찌개를 다시 데워 먹으면 바실러스균은 계속 사멸하기 때문에 발효 효과는 거의 사라진다.

청국장도 그냥 먹는 것이 가장 좋다. 처음부터 청국장과 다른 재료를 모두 넣고 끓인 찌개에는 바실러스균이 10만 마리 남고, 재료부터 끓인 뒤 청국장을 넣으면 100만 마리, 생청국장에는 8000만 마리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청국장의 고약한 맛 때문에 날로 먹기 힘들면 반만 끓이고 나머지 반은 끓은 뒤에 넣으면 충분한 발효 건강 효과를 볼 수 있다.

>> 막걸리의 유산균은 건강 효과 약한 편

유산균은 고온에 약한 대신 저온에는 강하다. 안영태 한국야쿠르트 연구원은 "요구르트를 얼리면 유산균이 더이상 증식하지는 않지만 죽지 않고 그대로 생존하므로 나중에 마셔도 변비나 설사 예방 등 유산균의 기능을 그대로 발휘한다"고 말했다. 김치 역시 얼 정도로 시원하게 보관했다가 먹어도 괜찮다. 요구르트병 안의 유산균은 실온에서 6시간 이상 두면 유산균이 줄어든다. 밀봉된 공간에서 급속도로 개체수가 늘면서 증식에 필요한 영양분을 다 사용해 버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실온에서 오래 보관한 유산균 발효유는 유산균이 많이 줄어들어 있을 뿐 아니라 몸에 좋은 다른 영양분도 상당 부분 남아 있지 않다.

한편, 막걸리에는 같은 분량의 마시는 요구르트와 비슷한 수의 유산균이 들어 있지만, 유산균을 섭취하기 위해 일부러 막걸리를 마실 필요는 없다. 김동현 교수는 "막걸리의 유산균은 다른 발효식품의 유산균보다 건강 기능 활성도가 떨어져 있다"며 "유산균의 건강 효과보다 알코올로 인한 건강 손상이 더 크다"고 말했다.

>> 발효 한약은 멸균 시설에서 가공해야 독성 없어

일반적인 발효 식품 외에 한약을 발효시켜 복용하기도 한다. 일부 한약재에 유산균을 주입해 발효하면 약재의 성분이 바뀌어 소화흡수율이 높아진다. 발효 홍삼이 대표적이다. 양덕춘 경희대 한방재료가공학과 교수는 "한국인 10명 중 4명은 장 내에 홍삼의 사포닌을 분해하는 효소가 없다"며 "발효 과정에서 사포닌이 미리 발효된 홍삼을 먹으면 분해 효소가 없는 사람도 사포닌이 흡수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위생 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시설에서 제조한 발효 한약은 간암을 일으키는 아플로톡신 등 유해 미생물에 오염될 가능성이 있다. 마진열 한국한의학연구원 박사는 "발효 한약은 멸균 시설을 갖춘 곳에서 가공한 제품을 구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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