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 관련 상품 중 가장 많이 쓰는 제품이 '탈모 샴푸'이다. 탈모 샴푸는 우리나라 전체 샴푸 시장의 30% 정도를 차지한다. 2005년 이후 올 상반기까지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의약외품으로 인증한 탈모 샴푸(린스 등 포함)는 180여가지에 이른다. 제조업체들은 "탈모 샴푸가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을 방지하며 발모 촉진에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전문의들은 탈모 샴푸로 탈모를 예방하거나 억제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허창훈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는"탈모샴푸는 두발 보호에 보조적인 도움을 줄 뿐, 의학적인 탈모 방지와 발모 촉진 효과는 없다"고 말했다. 의약외품인 치약이 치아·구강 건강에 도움을 주지만 치약을 쓴다고 해서 충치를 근본적으로 막거나 치료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탈모 샴푸는 두피 건강 등을 도와 탈모 치료 시 보조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뿐, 탈모를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효능은 없다.
시중에 나와 있는 탈모 샴푸는 크게 두 분류로 나뉜다. 하나는 한방 약재 추출물을 함유한 샴푸이고 다른 하나는 초산토코페롤 니코틴산아미드 등 항산화 화학물질이 주원료인 샴푸이다.
식약청은 샴푸 제조사가 제출한 탈모 관련 임상시험 결과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면 해당 제품을 의약외품 탈모 샴푸로 인증한다. 탈모 샴푸와 관련해 식약청에 제출된 상당수의 임상시험 결과는 제조사에서 1~2곳의 의료기관에 의뢰해 시행한 뒤 수십명 수준의 대상자에게 나타난 효과를 근거로 한다.
하지만 노미령 강남세브란스병원 피부과 교수는 "탈모 샴푸의 효과를 제대로 파악하려면 다(多)기관 평가를 통해 최소 100명 이상의 대상자를 실험군(샴푸를 쓴 그룹)과 대조군(쓰지 않은 그룹)으로 나눠 누구에게는 효과가 있고, 누구에게는 없는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탈모 샴푸가 의학적인 탈모 예방·완화 효과는 없지만, 두피 가려움증 완화나 각질 제거 등에는 일반 샴푸보다 좋은 효과를 보이기도 한다. 따라서 탈모 샴푸를 잘 활용하면 위생적인 두피 상태 유지 등 탈모 치료에 부수적인 효과를 볼 수는 있다. 이런 효과를 보려면 탈모 샴푸로 머리에 거품을 낸 뒤 최소 5분 정도 기다렸다가 헹궈야 한다. 탈모 샴푸는 머리에 윤기를 내는 성분이 일반 샴푸보다 적으므로 린스를 함께 사용하는 것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