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이 작은 여자가 더 매력적이라고?

왼쪽 얼굴은 발이 작은 여성들 8명의 얼굴 조합이고, 오른쪽 얼굴은 발이 큰 여성 8명의 얼굴 조합. 실험 참가 남학생들은 왼쪽 얼굴을 더 매력있다고 답했다.
발이 작아야 성적으로 매력있다고 여겨 여성의 발을 인위적으로 작게 만드는 ‘전족’ 풍습이 과거 중국에서 대유행 한 적이 있었다. 당시 중국 남성들에게 여성의 발은 숭배해야 할 아름다움의 대상이자 신분과 교양의 상징이기도 했다. 요즘 여성들이 남들보다 큰 자신의 발을 보며 ‘마당발’이라고 미워하는 것도 어쩌면 이 같은 풍습의 영향이 남아 있어서일지도 모른다.

최근 미국에서 ‘전족’과는 다른 개념이지만, ‘발이 작은 여자가 더 매력적’이라는 흥미로운 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알바니주립대학교 제레미 앳키슨 진화심리학교수팀이 60명의 여대생들의 발의 크기를 측정한 후, 발의 크기가 가장 작은 학생 8명과 가장 큰 학생 8명을 선발하여 각 그룹 학생들의 얼굴을 조합해 한 사람의 얼굴로 만들었다. 발이 작은 그룹의 얼굴과 큰 그룹의 얼굴을 77명의 남학생에게 보여준 뒤 어느 얼굴이 더 매력적인지 물어보았다. 그 결과, 발이 작은 그룹의 얼굴이 더 여성스럽다고 대답한 남학생이 10배나 더 많았다. 
허벅지의 길이, 엉덩이 넓이에 대한 실험도 같은 방식으로 이루어졌는데, 남학생들은 허벅지의 길이가 길고 엉덩이의 넓이가 작은 그룹의 얼굴 조합에 더 매력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런 결과가 나타난 이유를 ‘호르몬’으로 설명한다. 성장기에 여성이 스트레스와 영양결핍을 겪게 되면 생물학적으로 성 호르몬 분비에 영향을 미쳐 뚱뚱하고, 발은 크고,  키가 작게 하는 원인이 된다. 즉, 남성들은 여성이 얼마나 건강한 어린 시절을 보냈는지 여부를 여성의 외모를 통해 무의식적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얼굴의 매력에 관해 연구해 온 영국의 데이빗 페렛 세인트앤드루스대학교 심리학 교수는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얼굴과 신체는 같은 호르몬에 의해 형성되기 때문에 사람들은 한 신체 부위의 특징만을 보고도 다른 부위의 매력을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남성의 신체 매력에 관해서도 여성들을 대상으로도 같은 방식의 조사가 이루어졌다. 여성들은 키가 크고 얇은 손목을 가진 남성들의 얼굴 조합에 더 매력을 느끼는 듯 보였지만, 남성들의 선택처럼 확연한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앳키슨 교수는 “여성들은 키가 크고 얇은 손목을 가진 남성들에게서 2세에게 물려줄 좋은 유전자는 받을 수 있지만, 그런 남자들은 언젠간 자신을 떠날 수도 있다며 불안해했다”고 전했다. 

이 조사결과는 ‘인간행동진화학회’에 보고된 것으로, 미국의 과학전문지 뉴 사이언티스트(New Scientist) 온라인판에 7월 초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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