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0.08.25 09:00

어떤 경우 응급실 가나

"이 정도 아프면 응급실에 가야 하는 건지, 내일 아침까지 참아야 하는 건지…."

평소 건강한 사람이든 지병이 있는 사람이든 응급 상황이 발생하면 올바로 대처하지 못하고 허둥대기 십상이다. 일상 생활에서 흔히 겪는 '돌발 상황' 중 반드시 응급실에 가야 하는 경우를 알아봤다.

생명을 위협하거나 심각하지 않은 증상이 생겼을 때 무조건 큰 병원 응급실에 가면 진료를 한참 기다려야 하는 등 환자가 더욱 고생할 수 있다. 응급실은 자신이 있는 증상과 위치를 고려해 가장 가까운 곳으로 가는 것이 원칙이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spphoto@chosun.com

심혈관 질환= 협심증의 증상은 가슴이 뻐근하거나 쥐어짜고 조여드는 느낌, 가슴이 무거운 것으로 눌리는 느낌 등이다. 2~3분에서 15분 정도 나타나다가 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증상이 사라졌는데 응급실에 가봤자 대접도 못 받을 것"이라고 넘기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이런 증상 뒤에는 거의 예외없이 본격적인 협심증이 발병하므로 한 번이라도 이런 증상을 느끼면 반드시 응급실에 가야 한다. 응급실 의료진도 증상이 사라진 뒤에 내원했다고 해서 소홀히 취급하지 않으므로 망설일 필요가 없다.

특히 심장 뒤쪽에 위치한 식도에 위산이 역류해 염증이 생기는 역류성식도염 환자는 흉통이 나타나면 더욱 적극적으로 병원에 가야 한다. 역류성식도염은 흉통의 양상과 강도가 협심증과 비슷한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반면, 가슴이 불쾌할 정도로 쿵쿵 뛰거나 욱신거리는 통증은 부정맥에 의한 일시적인 심계항진인 경우가 많다. 40대 이상의 직장인이 많이 경험하는 심계항진은 과로 스트레스 음주 흡연 등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응급실에 갈 필요는 없고, 푹 쉬면 대부분 좋아진다.

뇌혈관 질환= 즉시 응급실에 가야 하는 뇌졸중 3대 증상은 얼굴 마비, 팔다리 마비, 언어 장애이다. 멀미하는 것 같거나 물건이 두 개로 보이고, 술 취한 사람처럼 휘청거리거나 갑자기 말이 안 나오고 더듬거릴 때, 한쪽 눈이 잘 안보이고 흐릿하거나 한쪽 팔다리 감각이 이상한 증상이 대표적이다.

이런 상황이 10분에서 1시간, 길어도 24시간 안에 사라지는 것이 '미니뇌졸중(일과성 허혈성 뇌경색)'이다. 혈관이 혈전(피떡)으로 일시적으로 막혔다가 곧 뚫리는 상황이다. 미니뇌졸중 경험자의 3분의 1정도는 48시간~3개월 안에 본격 뇌졸중이 발병한다.

따라서 미니뇌졸중이 온 지 48시간 이내이거나 증상이 남아있지 않은 사람은 뇌졸중 전문의에게 외래 진료를 받아도 되지만 48시간을 넘겼으면서 증상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는 사람은 즉시 응급실에 가야 한다.

암환자= 흔히 "암환자는 이상이 있을 때 주치의를 찾아가야 하며 응급실엔 갈 필요가 없다"고 착각한다. 하지만 항암 치료 도중 갑자기 고열이 나거나 감기 등 바이러스 질환이 심하게 걸린 경우, 설사를 심하게 하는 경우 등 통상적인 항암치료 부작용 이외의 이상이 나타나면 다니는 병원 응급실에 가서 진료받아야 한다. 면역력이 떨어진 암 환자가 호흡기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치명적인 폐렴으로 발전할 수 있다. 당장 생명을 위협하지 않는 증상인 경우도 항암치료의 부작용 정도 등을 파악해 향후 치료 계획을 결정하는데 중요하다.

영유아와 어린이= 생후 3개월 미만 아이가 38도 이상, 생후 3개월부터 6개월 미만 아이는 39도 이상, 생후 6개월 이상은 40도 이상 열이 나면 즉시 응급실에 가야 한다. 또 열이 나면서 경련을 하거나 심하게 몸이 처질 때, 물을 잘 못 마시거나 소변 양이 줄어들 때도 바로 응급실로 가야 한다. 호흡곤란 증상이 있을 때, 5번 이상 구토를 하고 설사를 해 몸이 처져 있을 때, 구토물에 피가 섞여 나올 때도 즉시 응급실에 간다.

어린 자녀가 부모의 고혈압약이나 천식약 등을 주워 먹기도 하는데, 소아가 이런 약을 먹으면 부정맥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응급실에 데려가야 한다. 반면, 비누, 치약, 식물성 주방세제 등을 실수로 먹었더라도 아이가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면 응급실에 데려갈 필요는 없다.

한편, 어디가 아프다고 표현하지 못하는 영유아는 가능하면 소아응급실에 데려가는 것이 좋다. 소아응급실에는 소아청소년과 의료진이 상주하고 있으므로 일반 응급실보다 도움이 된다.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20여곳에 설치돼 있다. 별도의 소아응급실이 없어도 일반 응급실에 소아 섹션을 구분해 놓은 병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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