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MP3, 휴대전화, 진공청소기, 자동차, 비행기, 각종 전자음 등 일상생활에서 소음에 노출되는 빈도가 점점 많아짐에 따라 20대 등 젊은층에서 소음성 난청으로 진료를 받고 있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07년 한 해 진료받은 소음성 난청환자 가운데, 10대~30대가 45.8% 나 돼 11.2%를 차지한 60대 이상 노인의 4배를 뛰어넘었다.
최근 보고된 국내 자료에 의하면 2007년 1월부터 2009년 12월까지 3년간 난청, 이명 등의 증상으로 이비인후과 외래에 내원한 4281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난청의 원인을 분석한 결과 , 약 7.1%인 305명의 환자가 소음이 주요 원인이었다. 난청을 일으키는 소음 종류에는 청년층에서는 음악, 사격 등이 가장 많았고, 장년층에서는 작업환경의 소음이 비중이 컸다.
젊은층 소음성 난청 중에서도 최근에는 특히 이어폰의 과다 사용에 의한 난청이 문제가 되고 있다. 한 국내 연구에 따르면 MP3 등의 음향기기를 사용하는 10대 청소년 490명 중 하루에 1시간 이상 사용하는 청소년이 무려 60.8% 에 달했고, 그 중에서 3시간 이상 사용하는 청소년이 14.1% 나 됐다. 또 1년 이상 음향기기를 사용한 청소년의 비율은 72.3%, 3년 이상 사용하는 비율은 23.9%였다. 음향기기를 오랜 시간, 또 오랜 기간 사용할수록 청력이 나빴으며 특히 5년 이상 장기간 사용한 경우, 현저하게 청력이 감소됐다.
이어폰으로 음악을 오래 들으면 왜 소음성 난청이 잘 생길까?
‘듣는다’라는 것은 외부의 소리가 귓구멍을 통해 들어와서 고막을 진동시키고 이 진동이 중이강 내의 이소골(귀의 작은 뼈) 을 통해 달팽이관에 전달되면 달팽이관이 물리적 에너지인 진동을 전기 에너지로 바꾸어 뇌에 전달한다. 이 때 고막을 통해 들어온 에너지의 대부분은 달팽이관으로 전해지지만 일부는 반사되어 다시 외부로 빠져 나간다.
최재영 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대한이과학회 공보이사)는 “이어폰을 통해 음악을 들으면 이 반사되는 에너지가 빠져나가지 못하고 다시 증폭되어 더 큰 소리가 달팽이관에 전달될 수밖에 없다”며 “또한 이어폰을 주로 지하철, 버스, 야외 등의 소음이 심한 곳에서 사용할 때가 많은데 이 소음을 이겨내고 음악을 듣기 위해 자신도 모르게 볼륨을 높일 때가 많기 때문에 청력에 무리를 준다”고 말했다.
실제 지하철 내부나 플랫폼의 소음강도(85~95dB)와 비슷한 환경에서 이어폰으로 잘 들릴 정도의 볼륨으로 맞추고 소리 강도를 측정하는 실험을 한 결과, 이어폰을 통해 잘 들리는 음악의 소리 크기는 105dB이나 됐다. 이론적으로 90dB 이상 소음에 하루 8시간, 105dB이상 소음에서 하루 1시간 이상씩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소음성 난청이 발생한다. 즉, 지하철에서 매일 한시간씩 이어폰으로 음악을 청취할 경우 수년 내 소음성 난청이 심화된다는 결론이다.
‘소음성 난청’되면 서서히 상대방 대화 들리지 않아
보통 소리는 높낮이가 있고 이러한 높낮이는 소리의 주파수에 의해 결정되는데 우리 대화영역은 0.1kHz에서 3.0kHz사이다. 소음성 난청은 보통 대화영역이 아닌 4kHz 근처의 고주파수 영역에서 시작되어 점차 진행돼 주변 주파수로 파급되므로 처음에는 자각적인 증상을 가지지 않는다. 하지만 대화영역인 3kHz 또는 2kHz로 청력손실이 파급되면 불편을 호소하기 시작한다. 이명(귀울림) 증상도 나타날 수 있는데 수일 간 지속되기도 하는 등 개인차가 매우 큰 편이다.
‘소음성 난청’, 예방이 최우선
소음성 난청은 아직까지 치료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한 질환중의 하나로 치료법에 대해서도 약간의 논란이 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의 공통된 의견은 사전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 이어폰을 사용한 음악청취 등의 습관을 개선하고 사격을 하는 경우나 시끄러운 작업장에서 일하는 경우 보호구 착용을 반드시 해야 한다.
일단 소음성 난청이 발생하면 주기적인 청력 검사를 하여 더 이상의 변화는 조기에 발견하여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우선 안정과 함께 시끄러운 환경에서 벗어나야 하며, 가급적 소음 노출 후에는 충분한 시간 동안 소음을 피해야 합니다. 심한 난청 시에는 보청기 사용을 고려해 볼 수도 있다. 비타민 E, 셀레늄 등의 항산화제 등이 소음성 난청에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생선, 시금치, 아몬드, 새우, 바나나 등과 같이 마그네슘을 많이 함유하는 음식들도 도움이 된다.
Tip. ‘소음성 난청’의 자가 진단 체크리스트
1. ‘스, ‘츠’와 같은 고음의 소리를 듣는데 어려움이 있다.
2. 여자나 아이가 말하는 것을 들을 때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
3. 시끄러운 곳에서 대화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4. 둘 또는 그 이상의 사람과 한 번에 대화하는 것이 어렵다.
5. 전화로 통화하는 것이 어렵다.
6. 다른 사람과의 대화를 이해하기 위해 귀를 기울여야 한다.
7. 다른 사람과 말할 때 중얼거리는 것처럼 보인다.
8. 사람들에게 다시 한번 말해 달라고 요청한 적이 자주 있다.
9. TV소리가 너무 크다고 사람들이 자신에게 불평한 적이 있다.
10. 말을 잘못 이해하거나 부적절하게 반응한 적이 많다.
11. 귀에서 지속적으로 이명 현상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