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먹기 나름? '플라시보 효과'가 먹힐 때…

입력 2010.07.29 09:27

의사가 환자에게 약효가 전혀 없는 가짜 약을 주면서 진짜 약이라고 말하면 환자는 약과 의사에 대한 믿음으로 병이 낫기도 한다. 이러한 현상을 ‘플라시보 효과(Placebo Effect)’라 한다. ‘믿는 대로 된다’는 일종의 심리효과다. 최근 일부 질병에서 플라시보 효과가 인정을 받고 있다. 유당(알약), 증류수(물약), 생리식염수(주사약) 등 인체에 무해하지만 약효는 없는 물질을 투여하고 환자를 속이는 플라시보 처방에 대해 알아본다.

불안·우울 등 정신질환자와 암 환자에게 효과적

플라시보는 제2차 세계대전 때 약이 부족해 쓰던 치료법이다. 이후 실제 병원에서 처방되기도 하는데, 몇몇 질병에서 플라시보 효과가 인정받고 있다. 가장 뛰어난 효과를 발휘하는 분야는 우울증이다. 특히 가짜 우울증 치료제를 복용한 우울증 환자의 30.40%가 ‘증세가 나아졌다’고 응답한 조사결과가 있다. 그 외에 만성통증, 스트레스 등 심리상태에 영향을 많이 받는 소화기계 질환에 효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정하 중앙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플라시보는 주로 통증을 호소하고 다량의 진통제나 신경안정제를 요구하는 환자나 약을 복용해야 안심이 되는 노인에게 효과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암 환자에게도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플라시보 처방약을 복용한 환자의 최고 27%에서 통증완화, 입맛개선, 체중증가 등 긍정적인 효과를 얻었다. 플라시보는 고혈압 등 만성질환에도 가끔 처방된다. 가슴이 빨리 뛰거나, 밤에 잠을 잘 자지 못하거나, 혈압이 높아 뒷머리가 당긴다고 호소하는 환자에게 플라시보 처방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플라시보가 전혀 효과 없는 질환이 있다. 대표적으로 염증성 질환이다. 항생제를 써야 낫는 염증성 질환에 플라시보 처방을 복용하면 오히려 악화될 수 있다.

플라시보, 약품 개발에도 활용

플라시보는 신약 임상연구를 할 때 약효를 측정하기 위한 중요한 도구로 활용한다. 실제 약을 투약하는 그룹과 플라시보를 투약하는 그룹을 나눈 뒤 약의 효과를 비교하는 것. 위약과 진짜 약의 효과가 차이 없다면 약효가 없는 것이다. 약의 효과에서 플라시보 효과를 뺀 부분만 실제 약의 효과로 인정한다.

플라시보는 환자가 의사에 대한 신뢰가 깊고 약에 대한 기대치가 높을수록 효과가 크다. 뿐만 아니라 겉모양이 진짜 약과 똑같아야 한다. 플라시보는 심리적인 치료인 만큼 약의 색깔, 크기 등이 약효에 영향을 미친다. 일반적으로 환자는 약이 검거나 붉으면 ‘약효가 강력한 것’으로, 흰색이면 ‘약효가 떨어지는 것’으로 받아들인다.

가격도 플라시보의 약효에 영향을 준다. 통증 환자 82명을 대상으로 한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미국의학협회지(JAMA)>에 실렸다. 통증 환자 82명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알당 2.5달러 하는 새 진통제와 10센트짜리 약을 둘 다 플라시보로 처방하고 비교했다. 그 결과, 2.5달러짜리 약을 먹은 사람의 85%가 통증이 완화됐다고 답했다. 반면 10센트짜리 약을 복용한 사람은 61%만이 통증이 완화됐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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