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습관 바꾸고 조기발견에 힘써라!
WHO(세계보건기구)는 ‘과거 10년 동안 대한민국 여성의 유방암 증가률이 가장 높다’고 발표했다. 실제 발병건수는 미국의 4분의 1 수준이지만 문제는 빠른 증가 속도다. 우리나라 유방암의 특성과 예방법, 새롭게 등장한 조기 유방암 수술법에 대해 알아본다.
#1. 한국 여성의 유방암 급증, 당장 식습관부터 바꿔라!
한국은 1999년부터 2005년까지 유방암 발병률 증가 속도가 1년에 6.8%로 세계 1위다. 2004년 WHO 자료에 따르면, 유방암으로 인한 사망자 수 증가율 또한 과거 10년 동안 우리나라가 세계 1위다. 유근영 서울대 의대 교수는 “이러한 변화 추세가 계속되면 2020년 유방암 발병률은 2002년보다 3.9배 높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인 유방암의 특성과 예방책을 유근영 교수에게 물었다.
Q 우리나라는 유방암 증가율이 왜 세계 1위인가?
지난 20년간 발표된 한국 여성의 유방암 발병 관련 논문 58편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초경이 이르고 폐경이 늦은 여성, 임신 경험이 없거나 첫아이를 늦게 가진 여성, 고기를 즐겨 먹는 여성에게서 유방암 발병률이 높았다. 서구식 생활 형태를 가진 여성이 유방암 발병률이 높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우리나라 유방암 증가율이 세계 1위인 이유가 서구식 생활 형태의 급증 때문인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Q 우리나라가 실제 서구식 생활 형태로 바뀌고 있는가?
실제로 첫 임신 연령에 영향을 미치는 초혼 연령은 1990년 24.9세에서 2007년 28.1세로 늦어졌고, 임신의 대리 지표로 볼 수 있는 여성 1인당 출산건수는 1980년 2명에서 2007년 1.26명으로 줄었다. 하루 평균 육류 섭취량은 1969년 6.6g에서 2007년 91.7g으로 약 14배 늘었다. 13세 미만의 초경 시작은 8%에서 12.8%로, 56세 이상에 폐경이 온 여성은 6.5%에서 9.1%로 증가했다. 30세 이상에서 첫 임신을 한 여성의 비율은 11.1%에서 16.1%로 상승했다.
Q 40대 여성에게 유독 유방암 발생률이 높은 것도 이와 관련 있는가?
그렇다. 이번 연구 결과, 유방암 발병 연령대가 한국에서만 유독 40~49세 여성에게서 정점을 이루는 특징(서양은 75세 이후)이 발견됐는데, 이 역시 서구식 생활 형태의 증가 때문이다. 1960년 이전에 태어난 현재 50세 이상 여성은 서구형으로 생활한 기간이 그 이후에 태어난 여성보다 짧다. 따라서 현재 50대 이하 여성은 나이가 들수록 유방암이 계속 증가해, 전체 발병률 역시 서양처럼 고연령대가 될수록 높을 것이다.
Q 증가율을 감소시키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나?
조기검진을 해야 한다. 조기검진의 목적은 유방암 발생을 막는 것이 아니라, 조기발견해 유방암으로 인한 사망을 막자는 것이다. 유방암은 독특하다. 사춘기 때부터 몸에 자라기 시작해도 10~20년 뒤에야 발견된다. 암이 자라는 동안에는 자각하기 어렵다. 가능한 한 정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해 건강검진을 받는다. 40대 유방암 환자가 많은 우리나라 특성상, 유방암 검진은 적어도 35세부터 시작한다. 유방암은 빨리 발견하면 완치율이 높다. 유방암의 5년 생존율(암을 진단한 날짜부터 치료 기간까지 포함해 5년 동안 생존할 확률)은 80% 정도로 꽤 높은 편이다. 특히 1기에 발견하면 생존 확률이 98% 이상이다. 반면 간암은 10%, 위암은 43%에 불과하다.
Q 유방암은 어떻게 예방하는가?
무조건 식습관 개선이다. 유방암은 전형적인 서구식 암으로 고칼로리·고지방 음식이 문제다. 육류를 줄이고, 채소와 과일을 많이 섭취한다. 하루 권장량 이상의 칼로리를 섭취하지 않는지 확인하고, 적정 수준을 지키는 것이 꼭 필요하다. 모유수유를 1년 이상 할 경우 유방암 위험이 4% 정도 낮아지므로 출산 후에는 가능한 한 모유수유를 한다. 또한 체중이 1kg 늘어날 때마다 유방암 위험이 1%씩 증가하므로, 적정 체중을 유지하도록 운동을 꾸준히 한다.
#2. 조기 유방암 수술, 겨드랑이 림프절 절제 대신 검사만 하세요!
유방암 환자의 예후를 예측하고 보조치료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판단 기준은 유방의 암세포가 겨드랑이 림프절까지 전이했는지 안 했는지다. 과거에는 겨드랑이 림프절 전이를 확인하고 제거하는 방법으로 ‘겨드랑이림프절절제술’이 유방암 수술의 필수 요소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 수술 대신 방사선동위원소나 색소를 이용해 겨드랑이의 대표적 림프절 몇 개만 검사하는 ‘감시림프절검사법’이 세계적으로 도입되었다. 이 검사법은 국내에서 활발히 이용되고 있다.
‘감시림프절검사법’은 예전의 림프절절제술에 비해 만성적으로 팔이 붓고 통증이 동반되는 합병증을 크게 줄였으나, 장기적인 안전성을 입증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지난 3월 노동영·한원식·문형곤 서울대학교병원 유방센터 교수팀은 유방암 환자의 데이터 베이스와 한국유방암학회의 한국유방암등록사업 자료를 기반으로 ‘한국인 조기 유방암 환자에서 감시림프절검사법의 장기적 안전성에 관한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감시림프절검사는 암세포가 처음 생긴 림프절을 찾아 검사해, 림프절에 암세포가 없으면 겨드랑이 수술을 생략한다.
서울대병원 유방센터에서 전통적인 겨드랑이림프절절제술을 받은 한국인 조기 유방암 환자 1,607명을 분석한 결과, ‘겨드랑이 림프절이 충분히 절제된 환자에서 유방암의 재발과 사망이 감소한다’는 현상을 관찰했다. 이와 같은 겨드랑이 림프절 절제의 중요성은 1만7672명의 한국유방암학회 유방암등록사업자료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감시림프절검사법만 시행하고 전통적인 림프절절제술을 생략한 환자 3571명에게는 겨드랑이 림프절을 20개 이상 절제한 경우와 비교해 전반적인 생존율이나 유방암으로 인한 사망률에서 전혀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한원식 교수는 “조기 유방암 환자에게 시행하는 감시림프절검사법이 전통적인 겨드랑이림프절절제술에 비해 손색없는 안전한 수술 방법이라는 것을 대규모 환자의 자료를 이용해 처음으로 입증한 연구”라며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조기 유방암 환자에게 과거 겨드랑이 수술의 합병증을 줄일 수 있는 감시림프절검사법을 안심하고 권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는 의의가 크다”고 말했다.
Tip 미국암학회의 유방암 예방을 위한 음식 권유 사항
1 음식은 식물성으로 대체한다. 매일 과일이나 채소를 다섯 접시 이상 섭취하고, 간식은 과일이나 채소를 먹는다.
2 고기 대용으로 콩을 섭취한다.
3 지방식, 특히 동물성 지방식을 피한다. 저지방 음식을 먹고 과일, 채소, 콩, 곡물을 선택한다. 저지방 혹은 탈지방 우유를 마신다.
4 고기는 가능한 한 적게 먹고, 먹더라도 얇게 썰어서 먹는 것이 좋다. 쇠고기·돼지고기보다는 콩, 해산물, 닭 등 가금류를 먹는다.
5 과음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