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기만 하면 ‘살 빠진다’는 화장품의 진실

입력 2010.06.28 08:39 | 수정 2010.06.28 11:13

빠르고 손쉽게 S라인 몸매를 만들어준다는 바디슬리밍 제품을 찾는 여성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꾸준히 바르기만 하면 지방이 녹아 불과 몇 주 뒤 납작 복근이 될 수 있다는 광고에 여성 소비자들은 선뜻 지갑을 연다. 바르기만 하면 살이 빠진다는 젤 타입 슬리밍 제품과 카페인을 침투시켜 지방연소를 촉진하는 패치 등 다양한 바디슬리밍 제품들이 올해도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그러나 식사를 조절하고, 피나는 운동을 해도 빠지지 않던 군살들이 화장품 하나 바르는 것만으로 정말 쏙 들어갈 수 있을까. 바디슬리밍 제품의 실제적인 효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 바디슬리밍 화장품 과장광고 심해

바디슬리밍 제품에는 데아닌, 카르니틴과 같은 지방대사 조절성분과 혈액촉진 성분, 카페인 등이 들어 있다. 그리고 이러한 성분들은 피부 진피층에 스며들어 지방세포 안의 중성지방을 지방산과 글리세롤로 분해하는 작용을 돕는다는 것. 즉, 셀룰라이트를 분해하여 바디 라인을 매끈하게 잡아준다는 원리다. 그러나 단순히 바디슬리밍 제품을 바르는 것만으로 가시적인 셀룰라이트 제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비만전문의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도 한 외국 화장품 업체의 바디슬리밍 제품에 대해 3개월간 광고를 하지 못하도록 광고업무 정지처분을 내렸다. ‘유전적 요인까지 방어해주는 성분이 지방 분해 단백질 발현을 촉진, 당분이 지방으로 바뀌는 것을 막아준다’는 등 소비자가 제품을 의약품으로 오인할 소지가 있도록 과장 광고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여러 업체에서 효과를 과대 포장해 경고 처분을 받았다.

김정은 365mc비만클리닉의 원장은 “셀룰라이트를 없애려면 먼저 피하지방 자체를 줄이고 혈액순환을 개선하거나 레이저 시술 등의 기계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슬리밍 제품을 바르는 것만으로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즉 셀룰라이트가 몰려 있는 국소 부위에 지방분해 성분을 주사로 투여해 지방을 녹이고, 강제로 혈액과 림프액의 순환을 활발하게 만드는 적극적 치료가 필요하다는 것.

여성의 허벅지, 엉덩이, 복부에 주로 나타나는 셀룰라이트는 피하지방 과다로 혈액 및 림프액 순환장애가 생기면서 피부가 귤껍질처럼 울퉁불퉁해진 것을 말한다. 그런데 이런 셀룰라이트는 웬만해서는 쉽게 없어지지 않는다. 허벅지나 엉덩이 부위의 셀룰라이트는 다른 부위에 비해 지방 세포가 크고 더 많을 뿐만 아니라, 세포막에는 ‘지방 분해 억제’를 명령하는 수용체가 더 많기 때문이다.

조재흥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비만․체형 클리닉 교수는 “물론 슬리밍 크림을 이용해 특정 부위에 쿨링이나 히팅 작용을 일으키면 혈액순환이 촉진되어 피부에 쌓인 노폐물이 배출되고, 지방 세포 분해도 미세하지만 이뤄질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목욕탕에서 온탕과 냉탕을 왔다 갔다 하면서도 충분히 얻을 수 있는 효과이므로 기존의 전통적인 치료 방법보다 결코 월등하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바디슬리밍 제품을 사용한 소비자들이 ‘효과가 있다’고 느끼는 것은, 크림 자체의 보습 효과로 인해 피부 탄력이 좋아지기 때문. 김정은 원장은 “바디슬리밍 제품은 별다른 부작용이 없고 피부에 열감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신진대사를 다소 높이는 효과를 낼 수는 있다. 그러나 이는 표피만 살짝 데우는 것이기 때문에 운동과 병행하지 않으면 효과가 극히 미미하고 특히 치료나 예방에는 거의 효과가 없다”고 설명했다.

◆ 바르는 PPC크림, 언 발에 오줌누는 격?

또, 최근에는 지방분해를 돕는다는 PPC주사가 ‘크림 형태’로 출시되어 유행이다. 요즘 출시되고 있는 PPC크림은 콩에서 추출한 인지질 성분뿐 아니라 지방분해를 촉진시키는 다른 성분들을 같이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효과가 뛰어나다고 광고한다.

하지만 이유주 테마피부과 원장은 “지방대사 조절 성분들을 주사로 주입해서 지방을 녹이기  까지 많은 시간이 소비된다. PPC주사 시술은 한번으로 끝나지 않고 시술기간을 장기간에 걸쳐 주기적으로 시술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라며 “이처럼 주사를 이용해도 셀룰라이트를 제거하는 데는 굉장히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데, 하물며 바르는 것만으로 피부의 진피층을 뚫고 심지어 셀룰라이트를 싸고 있는 두꺼운 지방캡슐에까지 지방분해 성분들을 흡수시켜 지방 조직을 파괴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대단히 회의적이다”고 말했다.

또, 설령 지방이 분해됐다 하더라도 분해된 지방이 혈액 속으로 들어가 에너지원으로 사용되지 않거나, 혈액이나 림프액을 통해서 체외로 배출되지 못하면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에너지로 소비되지 못하거나 체외로 배출되지 못한 분해 지방은 간이나 지방세포에 쌓여 다시 살을 찌게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원하는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적절한 식이조절과 운동을 병행해야만 한다. 기본적인 다이어트 식생활과 운동을 하지 않으면, 녹아 있던 지방이 몸을 순회하다가 결국엔 어딘가에 붙어서 다시 살이 되기 마련.

김정은 원장은 “잘못된 생활습관을 고치지 않고는 결코 날씬한 체형으로 돌아갈 수 없으므로, 보조적인 제품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최상의 효과를 기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식이요법, 유산소 운동, 반신욕 등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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