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한일 월드컵 당시 예상치 못했던 한국팀의 선전으로 한국팀의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광화문 일대를 비롯하여 거리 곳곳마다 진풍경이 벌어지곤 했다. 음식점과 술집은 축구 경기를 보는 사람들로 가득 차고, 한국팀이 이기기라도 하는 날이면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많은 음식점들이 술과 안주를 무료로 나누어 주기도 했다. 또 다음 경기가 있을 때까지 다들 설레는 마음으로 삼삼오오 모여 밤새도록 떠들고 먹고 마시면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에는 남아공 월드컵이다. 12일 토요일 저녁, 한국팀의 첫 경기가 열린다. 경기를 기다리며 한 잔, 축구 중계를 보면서 한 잔, 뒤풀이로 한 잔할 생각에 마음은 벌써부터 즐겁다. 한국은 조별 세 경기를 12일(밤8시30, 그리스), 17일(밤8시30, 아르헨티나), 23일(새벽3시30, 나이지리아)에 갖는다. 시차로 인해 다른 팀의 경기도 대부분은 늦은 밤이나 새벽에 열리게 된다.
하지만 축제기간 내내 치킨과 피자, 족발, 라면 등의 기름진 야식과 술로 밤을 지새우면 우리 몸은 어떻게 될까?
야식은 비만의 원인이다. 밤에 먹는 음식은 인슐린과 글루카곤 등의 호르몬 영향으로 낮에 먹는 음식보다 더 살이 찌게 된다. 낮에 음식을 먹으면 지방세포를 분해하는 글루카곤이 인슐린과 함께 분비되지만 밤에는 인슐린만 주로 분비된다.
즉, 야식을 먹게 되면 혈당 조절을 위하여 인슐린 분비는 많아지지만, 말초조직에서 인슐린을 충분히 이용하지 못하여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게 된다. 이러한 인슐린 저항성은 간과 내장에 지방을 축적시켜 비만을 유발하고 특히 내장지방의 증가는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병, 심장병의 위험을 높인다. 또 야식을 먹고 바로 잠자리에 들 경우, 산 분비 과다와 위액 역류로 역류성 식도염을 유발할 수 있고, 깊은 수면을 취할 수 없어 수면의 질이 저하된다.
유영숙 일산 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야식은 수면시간의 감소와 함께 멜라토닌, 렙틴 등 호르몬에 변화를 유발하여 체지방을 증가시키므로, 야식을 먹거나 그로 인해 수면 시간이 줄어들면 비만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술과 함께 먹는 건강 야식으로 권장하는 음식은 콩 및 두부류, 해산물, 우유, 녹황색 채소, 당분이 적은 과일 등이 있다. 하지만 이런 안주도 가급적이면 과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축구경기를 보면서 빠지지 않는 메뉴는 술. 골이 들어갈 때마다 한 잔, 위기의 순간마다 한 잔, 파이팅을 외치면서 한 잔, 술술 마시다보면 나중에는 잔을 세는 것이 무의미해질 정도다. 술은 1g당 7㎉의 열량을 내는데 술에 의해 얻어지는 에너지는 우리 몸의 대사과정에서 모두 소비가 되지만, 함께 먹는 음식은 대부분 지방의 형태로 전환되어 주로 내장과 간, 혈액 내에 축적되므로 복부비만, 지방간, 고중성지방혈증과 같은 고지혈증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술을 마시더라도 가급적 도수가 약한 것으로 양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 술은 도수가 약한 술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고, 같은 양이라도 천천히 마시면 간이 알코올을 분해하는 여유를 줄 수 있으므로 몸에 덜 해롭다.
또, 새벽 경기가 끝난 후에는 바로 부족한 잠을 보충하는 것보다,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30분 정도 가벼운 산책이나 조깅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