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한 동영상이나 19금 영화를 보면 언제나 ‘신음소리’가 빠지지 않는다. 이뿐 아니라 영화나 TV 코미디에서 여성이 남성을 유혹하거나 사랑을 속삭일 때에도 애교 섞인 콧소리를 내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목소리만 들어도 기분이 좋아지고, 때론 성적 흥분까지 야기되는 이유는 왜일까?
김형태 예송이비인후과 원장은 “사람 목소리의 평균 주파수는 100~300Hz 정도인데, 비음이나 신음처럼 2500~3000Hz 정도의 높은 주파수대의 목소리는 이성적 사고를 관장하는 전두엽의 활동을 억제하고 감성 중추인 변연계를 자극해 황홀경에 빠지게 한다. 성관계 도중에 나는 목소리가 더욱 흥분을 자극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언어나 문화에 따라 때론 코맹맹이 소리가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다. 한국어는 대부분 콧소리가 섞이지 않는 ‘음절박자언어’로 한 글자 한 글자 박자를 두고 읽으므로, 우리나라 사람들에겐 평소 익숙하지 않은 콧소리가 매우 민감하고 매력적으로 들린다. 하지만 영어와 불어는 주로 강세에 의해 박자를 맞추는 ‘강세박자언어’로 특정 몇 가지 발음만 강하게 말하면서 리듬을 타거나 코에서 공명을 일으키는 발음들이 많아 우리나라만큼 콧소리가 매력적으로 들리지 않는다.
그밖에 비염이나 코뼈가 휘는 비중격만곡증 등 이비인후과 질환이 있을 때에도 코맹맹이 소리가 나올 수 있다.
평소 예쁜 목소리를 만들려면 먹는 것부터 조심해야 한다. 첫째, 프리젠테이션이나 소개팅 등 중요한 날을 앞둔 날 저녁에는 기름지고 자극적인 음식을 먹지 않는다. 이런 음식은 역류성 후두염을 유발하는데, 역류성 후두염이 생기면 위산이 성대를 자극해 기침이나 가래가 많이 껴 목소리가 걸걸하게 변하기 때문이다.
둘째, 목소리를 좋게 한다는 날달걀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목소리가 나오는 곳과 음식물을 삼키는 통로는 엄연히 다르기 때문에 물을 제외한 음식은 목소리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하지만 목캔디는 도움이 될 수 있다. 목캔디나 박하사탕에는 알싸한 느낌의 멘톨 성분이 들어가 성대 점막을 자극하므로 시원한 느낌을 준다. 또 사탕을 빠는 과정에서 침이 많이 분비돼 목에 수분이 많아져 성대 건강에 좋다.
셋째, 평소 위산이 잘 역류하는 라면, 피자, 햄버거, 삼겹살, 튀김 같은 음식은 삼간다. 또한 커피, 녹차 등 카페인 음료는 성대를 건조하게 만들기 때문에 삼가고 대신 틈날 때마다 물을 자주 마셔 성대를 촉촉하게 한다.
마지막으로 수시로 ‘목소리 마사지’를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턱과 울대뼈(喉骨) 사이 오목하게 들어간 곳을 틈날 때마다 마사지하면 후두근육 긴장이 풀어져 맑고 깨끗한 목소리를 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