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기영 서울대 보건대학원 환경보건학과 교수팀은 버스와 자전거를 이용해 출퇴근할 때 각각 대기오염의 주범인 미세먼지에 얼마나 노출되는지 실험했다. 미세먼지 측정장치를 자전거 뒷부분과 버스 맨 뒷좌석에 부착하고 출근시간(오전 7시30분~ 오전 9시)과 퇴근시간(오후 6시~오후 7시30분)에 서울대 보건대학원(서울시 종로구 연건동)~신설동역(서울시 동대문구 신설동) 구간을 통근했다. 실험 결과 자전거가 주행 거리와 시간이 짧은데도 미세먼지 노출이 더 많았다. 자전거는 평균 114㎍/㎥, 버스는 평균 32.9㎍/㎥의 미세먼지가 측정돼 자전거를 탔을 때 대기오염의 노출량이 약 3.5배 많았다. 자전거 주행로는 850m ,버스노선은 1.2㎞로 모두 최단 거리와 최단 노선이었다. 자전거는 평균 25분, 버스는 평균 31분이 걸렸다.
이 교수는 "국내에는 자전거 도로가 충분치 않아 차도를 따라 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자동차의 배기가스에 직접 노출된다"며 "자전거 전용 도로가 잘 마련돼 있는 영국 덴마크 등에서 실시한 비슷한 실험에서는 자전거 이용자가 버스·승용차 이용자보다 대기오염에 덜 노출된다고 나온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박병훈 세브란스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자전거가 건강에 좋다는 점만 부각되어 많은 사람이 대기오염의 피해는 소홀히 넘긴다"며 "차량이 많고 혼잡한 대로에서 자전거를 타는 것은 호흡기 건강상 삼가는 게 좋다"고 말했다. 그는 "대기오염 중 미세 먼지는 크기가 작아 흡입하면 폐세포까지 깊숙하게 유입되기 때문에 폐에 염증을 일으키거나 폐에서 흡수돼 혈액을 타고 다니다 심혈관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전국의 실시간 대기오염도는 환경부에서 운영하는 대기오염실시간공개시스템(www.airkorea.or.kr)을 통해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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