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 없는 손발 저림, 뇌졸중 전조증상?

입력 2010.04.13 08:49 | 수정 2010.04.13 08:49

이유없이 손과 발이 쥐가 난 것처럼 찌릿찌릿하게 저릴 때가 있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혈액순환이 안된다”또는 “중풍이다”고 지레 겁먹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혈액순환 장애나 뇌졸중의 전조증상으로 저린 경우는 극히 일부다. 증상별로 조금씩 차이가 나는 손발저림, 과연 어떤 병이 원인일까?

1. 혹시 말초신경병증?

손발이 저리고, 감각이 떨어지고, 화끈거리는 등 통증이 있고, 때론 근육의 힘이 약해져 물건을 쥐는 힘이 떨어지고, 걷기가 힘들어지면 말초신경병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말초신경병증은 말초신경의 선천적 혹은 후천적인 손상으로 인해 여러 가지 감각, 운동 또는 자율신경계 이상 증상을 보이는 질병. 심한 경우는 걷기도 힘들 뿐 아니라 근육이 위축되기도 한다. 한편, 자율신경계에까지 손상이 온 경우 손발에 땀이 나지 않고 밝은 곳에서 눈이 부시거나 어지러움 등의 전신적인 이상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현재까지 약 100여개의 말초신경병증이 알려져 있는데, 당뇨병, 요독증, 비타민결핍 등 전신질환에 합병되는 경우가 많다. 당뇨합병증으로 오는 말초신경병증일 경우 주로 다리가 먼저 저리기 시작하다가 양팔까지 증상이 느껴진다.

이처럼 말초신경병증의 증상은 질병 종류에 따라 다르고 같은 질병이라도 환자마다 서로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진단이 어렵다. 따라서 의사의 자세한 진찰 외에 신경전도검사나 근전도 검사와 같은 전기 진단검사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신경전도검사란 신경을 전기적으로 자극해서 얻어지는 파형을 분석함으로써 감각신경과 운동신경의 기능을 평가하는 검사. 근전도검사는 가는 침으로 근육을 찔러 자극하여 근육섬유의 이상 여부를 알아내는 검사다.

2. 혹시 수관근증후군?

손이 저리니까 혈액순환이 안되는 것 같다고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들은 수관근증후군인 경우가 많다. 다른 말로 ‘손목굴증후군’이라고도 하는 이 질환은 전체 인구의 약 3%에서 발병하는데, 남자보다 여자가 3배 더 많다. 손목굴은 손목의 뼈와 인대 사이의 좁은 통로로, 손과 손가락의 근육과 감각을 관장하는 정중신경이 이 통로를 지난다. 손을 많이 쓰거나 당뇨병, 류마티스 관절염, 그 밖에 갑상선 증후군이 있는 경우 이 인대가 두꺼워져 정중신경을 누르면서 증상이 나타나게 되는 것.

주로 엄지부터해서 첫 세 손가락이 저리고 통증이 나타난다. 심할 경우는 손목 위까지 올라오기도 하며, 밤에 심해져서 자다가 깨기도 한다. 손을 털면 일시적으로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엄지 두덩이의 살이 빠지고 손아귀 힘이 약해지기도 한다. 가슴 앞쪽에서 양 손등을 직각으로 꺾어 마주 했을 때 저림감이 생기거나 심해지는 경우엔 수관근증후군을 의심해 볼 수 있다.

항염증제나 신경병성 통증을 조절하는 약물을 복용하면서 손을 쉬게 하면 증상이 호전된다. 손목굴증후군이 있을 땐 과도한 손 움직임을 피하고, 경구 소염제를 복용하면 도움이 된다. 때론 보조기를 착용하거나 신경이 지나가는 부위를 넓혀주는 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3. 혹시 뇌졸중 등 다른 질환?

저리는 통증보다 시리면서 냉증이 있고 손끝이 차면서 하얘지는 경우에는 말초혈관장애를 의심해 볼 수 있다. 동맥경화가 말초부위 동맥에 생기는 것. 특히 사지의 작은 동맥 염증으로 혈전이 혈관을 막아 발생하는 버거씨 병의 경우에는 남성 흡연자에서 나타나는데, 심하면 손․발가락을 절단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말초동맥질환은 발목혈관을 재 보면 알 수 있다. 문제가 있을 경우 팔뚝혈합과 같거나 1.2배 정도 높게 나타난다. 말초동맥질환은 풍선성형술이나 스텐트술로 치료할 수 있다. 항혈소판제나 혈관확장제 등 약물치료를 하기도 한다.

그 밖에 손발저림이 나타나는 질병들은 어떤 것이 있을까. 만일 한쪽 팔다리 또는 같은 쪽의 얼굴까지 찌릿한 느낌이 갑자기 발생해 5~10분간 계속될 경우 뇌졸중의 전조 증상일 수 있다. 때론 레이노 증후군과 같은 병적인 수족냉증이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추위에 노출되거나 정신적인 스트레스 등에 의해 혈관이 과도하게 수축되면 손 발 등의 색이 하얗게 됐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파란색으로 변하는 질병을 말한다. 이와 같은 레이노증후군은 혈관확장제(칼슘채널 차단제)나 혈소판 응집 억제제와 같은 약물로 치료할 수 있다. 때론 공황장애와 같은 심리적 원인에 의해서도 손발저림이 나타날 수 있다.

도움말 = 오지영 건국대병원 신경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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