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엘보를 가장 조심해야 하는 사람은 테니스 선수가 아니라 라켓 한 번 잡아본 적 없는 중장년층 여성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힘찬병원에서 테니스엘보 환자 1217명을 분석한 결과, 여성이 59.3%(722명)로 남성 40.7% (495명)보다 많았다. 특히, 40~50대 여성이 전체 환자의 44%(540명)로 테니스엘보 환자 2명 중 1명꼴이었다. 조기현 강남힘찬병원 원장은 "테니스엘보는 운동을 즐기는 남성이 많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테니스엘보 환자 중 원인이 테니스인 경우는 5%에 불과하며, 중년 여성이 다수이다"고 말했다.
중년 여성에게 테니스엘보가 많은 이유는 설거지, 요리, 청소 등 쉴 틈 없는 집안일 때문이다. 테니스라켓 대신 프라이팬을 드는 주부에게 생긴다는 뜻으로 '팬 엘보'라는 별칭이 있다. 손등을 위로 했을 때 바깥쪽 볼록 튀어나온 뼈에 붙어 있는 근육의 인대에 염증이 생기거나 미세한 파열이 생겨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팔꿈치를 완전히 펴고 손목을 뒤로 젖혔을 때 심하게 아프면 의심할 수 있다.
사진=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주부들이 '팬 엘보'를 예방하려면 몇 가지를 주의해야 한다. 프라이팬 등 무거운 물건을 들 때는 손바닥을 위로 향하게 한 상태로 들어야 통증과 부담이 덜하다. 또 장바구니는 손으로 들기보다 가방 끈을 팔꿈치 안으로 걸쳐서 드는 것이 좋다. 핸드백도 손잡이가 짧아 팔을 늘어뜨리고 드는 토트백보다는 어깨에 매는 숄더백이 낫다.
초기에는 냉찜질을, 만성화된 경우에는 온찜질을 해 주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적어도 4~6주간 간단한 지지대로 팔꿈치를 움직이지 않게 고정시키는 등 휴식을 취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소염 진통제를 비롯한 약물치료와 물리치료를 병행하면 70%는 좋아진다. 그래도 통증이 지속되면 요로결석시 돌을 부술 때 사용하는 체외충격파 요법으로 치료한다. 조수현 강북힘찬병원 원장은 "손상된 조직에 충격파를 전달하면 신생혈관이 생겨 혈류 공급이 늘어나 통증이 감소하고 기능이 회복되는 원리이다. 1주일 간격으로 3~5회 정도 시술받으면 좋아진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보존적 요법으로도 호전되지 않으면 관절내시경을 통해 염증 부위를 제거하는 수술을 고려해 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