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이형진(49)씨는 양치질의 제왕이다. 하루 5번 양치질도 모자라 치약도 한 번에 듬뿍 짜서 양치질을 한다. 그렇게 이 닦기에 매진했지만 어이없게도 최근에 충치가 생겼다. 사내에서 ‘치약 전도사’로 통하던 그였기에 더욱 화가 났다. 득달같이 치과를 찾아갔지만 의사의 조언에 그는 할 말을 잃었다. “한 번 닦을 때마다 급하게 빨리 하시죠? 그러면 여러번 닦으나 마나입니다.”
설거지를 할 때 세제의 양보다 깔끔한 수세미질이 중요하듯 이 닦을 때도 ‘잇솔질’의 역할이 크다.
무턱대로 치약만 많이 쓰고 잇솔질을 대충 하면 차라리 안하느니만 못하다. 전문가들은 치약은 솔의 길이보다 조금 못 미치게 짜서 쓰라고 권한다. 김광철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소아치과 교수는 “빈 칫솔로 잇솔질만 잘 해줘도 될 만큼 잇솔질의 중요성이 크다. 치약을 사용하는 경우엔 살짝 거품만 날 정도로 솔의 2/3정도만 짜서 쓰는 게 좋다”고 말했다.
어린 아이에게 전적으로 잇솔질을 맡기는 것도 위험하다. 3~4세 정도 된 아이들은 잇솔질을 자기가 하겠다고 우기는 경우가 많다. 이때 자립심을 키워준다고 부모가 그냥 내버려뒀다간 충치가 생기기 쉽다. 유아들은 손의 조작 능력이 미숙해서 구석구석 잘 닦지 못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자녀가 초등학교에 가기 전까지는 부모가 적어도 하루에 1회는 정도는 잇솔질을 해 줘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다고 너무 세게 잇솔질을 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과도한 잇솔질은 치아표면의 법랑질 층을 소실시키며 치주질환이 있는 경우 치근, 상아질이 쉽게 노출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신승윤 삼성서울병원 치주과 교수는 “과도하게 양치질을 하면 치약의 연마제와 계면활성제 성분에 의해 치아의 상아질이 외부로 노출된다. 이 때 치아는 외부 자극에 매우 민감해지므로 너무 세게 잇솔질을 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잇솔질 후에는 구강 내 치약을 말끔히 헹구는 것도 중요하다. 시중에 파는 치약에는 맛을 좋게 하려고 당분 등 각종 감미료가 들어간 제품이 많다. 잇솔질 후에 입 안을 충분히 씻어내지 못하면 이런 성분들이 잔류해 구강 내 충치유발균과 결합해 구취를 일으키기도 한다. 김광철 교수는 “잇솔질 후 치약 맛이 아예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충분히 물로 씻어내야 치태, 세균 뿐 아니라 치약의 각종 첨가물도 함께 씻겨 나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