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110도에서 3분… 본능적으로 팔·다리 움직여 욱신거렸던 정강이뼈, 얼음찜질한 것처럼 좋아져

'초저온 재활치료' 체험해보니…

"문이나 벽에 살갗이 닿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피부의 물기나 땀이 닿으면 즉시 얼어서 동상 걸립니다. 그리고 몸을 많이 움직이세요. 자, 들어가겠습니다."

지난 7일 경희대동서신의학병원의 전신냉동치료실에서 초저온 재활치료를 체험했다. 영하 110도의 초저온실에 3분 정도 들어갔다가 나오는 간단한 방법이다. 주치료실은 가로·세로·높이가 2.4m인 정육면체이다.

전신냉동치료는 류마티스 관절염, 강직성척추염, 섬유근통증후군 환자의 재활치료에 이용한다. 극도의 저온 상태에서는 염증을 일으키는 효소의 작용이 억제되고 통증을 전달하는 감각신경이 둔화되는 것이 치료 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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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이현주 헬스조선 기자(가운데)가 다른 환자들과 함께 경희대동서신의학병원에서 초저온 냉동치료를 받으며 추위를 이기기 위해 온몸을 흔들고 있다./신지호 헬스조선기자 spphoto@chosun.com
이 병원에서 강직성척추염 환자 23명을 대상으로 전신냉동치료 전·후를 비교한 결과, VAS 통증 진단 척도(10점이 최고치)로 측정했을 때 치료 전 평균 5.5점이 치료 후 3.4점으로 떨어졌다.

기자는 재활치료 체험 며칠 전 심하게 넘어져 정강이뼈 부근과 오른쪽 어깨에 심한 타박상과 통증을 겪고 있었다. 의료진은 반팔, 반바지 치료복을 내놓았다. 혹한(酷寒)과 사투를 벌이기엔 너무 얇고 허술해 보였다. "냉기에 많이 노출될수록 치료 효과가 좋습니다. 냉동치료요법 종주국인 독일에서는 비키니 차림으로 들여보냅니다."

설명을 마친 물리치료사가 육중한 냉동실 문을 열었다. 보조치료실에 발을 디뎠다. 살을 에는 냉기가 파고들어 온몸이 얼어붙는 것 같았다. 함께 들어간 요통 환자 정영분(54)씨는 "여러 번 치료해서 익숙하다"며 에어로빅을 하는 것처럼 팔다리를 흔들었다.

30초쯤 지나 냉기가 뿌옇게 찬 주치료실에 들어갔다. 노출된 피부가 찢어질 듯 따가웠다. 오스스 소름이 돋으며 피부의 털이 일제히 일어서는 느낌이었다. 본능적으로 팔다리를 허우적거리게 됐다. 1분쯤 지나면서 적응하자 의외로 못 참을 정도는 아니었다. 시간이 흐르고 점점 추위가 강해져 다시 참기 힘들어질 때쯤 밖에서 문이 열렸다.

바깥으로 나와 다친 어깨를 천천히 돌려보았다. 들어가기 전보다 조금 수월하게 움직일 수 있었다. 걸을 때마다 욱신거렸던 정강이뼈도 얼음찜질을 한 것처럼 가볍게 느껴졌다.

이상훈 관절·류마티스센터 교수는 "유럽에서는 통증 완화는 물론 자가면역질환이나 건선, 편두통 등까지 냉동치료법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