갖고 싶다 '하얀 이'… 내게 맞는 치아 미백은?

과거에는 치과가 충치나 잇몸병과 같은 질환 치료 위주였지만 갈수록 치열 교정이나 미백과 같은 심미(審美) 치료의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 특히 모든 사람의 꿈인 '흰 치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최근에는 미백 치료를 받으려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다.

치아 미백은 크게 치과에서 치료를 받는 방법과 집에서 약품이나 스티커를 이용하는 방법 등으로 나눌 수 있다. 그밖에 미백 치약을 쓰는 방법도 있다.

◆치과 미백과 자가(自家) 미백은 다른가?

치아 미백은 약품(미백제)을 이용해 변색된 치아를 하얗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치과에서 하는 '전문가 미백'이나 집에서 하는 '자가 미백'이나 기본 원리는 같다. 가장 큰 차이는 미백제에 함유된 과산화수소의 농도. 과산화수소는 입안에서 분해되면서 산소를 방출하는데 이 산소가 치아 표면의 법랑질과 상아질 안으로 들어가 착색된 물질을 표백해 치아를 희게 만든다. 농도가 높을수록 빠른 시간 안에 미백효과가 나타난다.

치과에서 사용하는 과산화수소의 농도는 10~30%이지만, 집에서 사용하는 미백용 스티커나 젤 등에 함유된 과산화수소의 농도는 2~3% 정도에 불과하다. 상처를 소독할 때 사용하는 과산화수소 농도와 같은 수준이다. 치과에서는 최근 식약청으로부터 허가받은 삼일제약 '줌' 등을 치아미백제로 쓴다.

자가미백은 과산화수소의 농도가 낮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 강남 차병원 치과 옥용주 교수는 "치과 미백은 1~2회면 효과가 있으나, 자가미백은 3~6개월 정도 해야 효과가 나타난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홈블리칭(home blea ching)이란 자가미백 치료법도 나와 있다. 미르치과병원 윤창 원장은 "치과에서 치아 모양에 맞춰 제작한 틀에 미백제를 바른 뒤 취침 전 2~3시간 동안 입안에 끼고 있는 방법이다. 6주쯤 하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치아가 희게 되지만 더 시릴 수 있다?

'미백치료를 하면 이가 시리다, 미백치료 후 이가 더 누렇게 변한다….' 미백치료를 둘러싼 소문이 무성하다.

치아 미백 치료를 받은 뒤 이가 시리다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왜 그럴까? 우선 치아가 고농도의 과산화수소에 오래 노출되면 치아 속 신경이 손상을 입어 시린 이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경희대 동서신의학 치과병원 보존과 이정호 교수는 "미백 치료가 이가 시린 증상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치아에 패인 부분이 있거나 평소 시린 증상이 있는 사람은 미백 치료 전 꼭 치과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자가미백을 할 때 권장 시간보다 더 오래 미백제를 사용해도 치아가 민감해져 시린 증상을 나타낼 수 있으므로 시간을 꼭 지켜야 한다.

미백 치료 후 치아가 더 누렇게 변한다는 말은 사실과 다르다. 다만 치아 미백을 한 뒤에는 치아 착색을 잘 일으키는 커피, 레드와인, 카레, 된장찌개, 김치찌개 등을 2일 간 섭취하지 않도록 한다. 색깔이 있는 구강청정제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치과에서 미백제를 바른 뒤 미백 효과를 높이기 위해 쬐는 레이저는 효과가 있을까?

연세대 치과병원 보존과 김의성 교수는 "여러 연구를 종합하면 미백제만 바르는 치료나 미백제를 바르고 레이저를 쬐는 치료나 효과에는 큰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레이저를 쬐는 도중 열이 가해져 치아의 온도가 3도 이상 올라가면 치아의 상아질 내 신경과 혈관이 분포된 치수(齒髓)가 손상돼 시린 이의 한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치아 미백, 이럴 땐 효과 없다

치아 미백을 해도 치아가 희게 되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첫째, 영구치가 나오는 시기인 10세 이전에 여드름 또는 중이염 치료에 쓰이는 테트라사이클린 계열의 약물을 일정량 이상 복용해 치아가 변색된 경우다.

둘째, 불소 등 광물질이 많은 물을 마셔 변색된 치아이다.

셋째, 넘어지거나 딱딱한 물체에 부딪혀 치아 신경이 손상돼 검게 변한 치아다.

넷째, 충치나 깨진 치아 위에 덧씌운 '레진'도 미백이 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