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관 협착증이란

허리 아프면 디스크? 50대 이후엔 척추관 협착증 의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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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04.07 17:22

허리가 아프면 무조건 '디스크(추간판 탈출증)'일까? 허리통증을 무조건 디스크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50대 이상인 경우에는 디스크보다 척추관 협착증인 경우가 훨씬 많다. 고대 구로병원 정형외과 서승우 교수는 "척추관 협착증은 디스크와 증상이 비슷해 혼동하기 쉬운 대표적 질환이다"며 "특히 노인에게 많은데, 허리 디스크로 잘못 알고 치료를 늦추면 나중에 치료를 해도 결과가 좋지 않으므로 신속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디스크는 늦게, 협착증은 빨리 치료하라

척추관 협착증은 혈관의 동맥경화증처럼 척추 주변의 뼈, 인대 등이 딱딱하게 굳어 신경이 지나가는 척추관을 막아 신경을 압박하는 퇴행성 질환이다. 반면 디스크는 과도한 힘을 받아 갑자기 디스크가 탈출해 신경을 자극하는 급성 질환이다. 디스크는 활동이 많은 30~50세, 척추관 협착증은 주로 50세 이후에 발병한다. 디스크는 보통 한두 달 내에 저절로 좋아지므로 수술 등의 치료를 가능한 미루었다 그래도 낫지 않으면 치료를 시작해도 늦지 않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일치된 견해다. 그러나 척추관 협착증은 디스크처럼 저절로 좋아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따라서 가능한 빨리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제일정형외과병원 제공

다리가 당겨 걸을 때 자꾸 쉰다면 협착증

이필순(72·가명·경남 고성)씨는 집 밖으로 나서면 50m도 못 걷고 쭈그려 앉아 쉬었다 가기를 반복했다. 엉덩이부터 다리 아래쪽으로 뻗치듯 아프기 때문이다. 한의원에서 침도 맞아 보았지만 차도가 없었다. 통증은 점점 심해졌고, 허리까지 굽는 것 같아 병원을 찾았더니 의사가 '척추관 협착증'으로 진단했다.

이처럼 척추관 협착증은 허리가 아픈 것이 아니라, 다리가 저리거나 종아리가 터질 듯이 아픈 것이 특징이다. 조금만 걸어도 다리가 아파서 앉아서 쉬었다가 다시 걸어야 하는 보행장애가 대부분 나타난다. 허리를 펴면 척추관이 더 좁아져 통증이 심해지므로 걸을 때 자신도 모르게 몸을 앞으로 구부리게 된다. 제일정형외과 신규철 원장은 "디스크는 누워서 다리를 들어 올리면 뒷부분이 당겨 많이 올라가지 않는 반면 척추관 협착증은 별 어려움 없이 누워 다리를 들어 올릴 수 있다. 이런 방법으로 디스크인지 협착증인지 자가 진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슬리퍼가 자꾸 벗겨지면 심한 상태

이 병은 오랜 시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므로 상당한 정도로 척추신경이 눌리고 있어도 별다른 증상 없이 지내는 경우가 많다. 병이 발견되면 초기에는 손상된 신경의 붓기나 염증을 가라 앉히는 약물, 특히 신경으로 가는 혈관을 확장시키는 약물을 일정기간 사용한다. 근력, 지구력, 유연성을 향상시키는 운동요법과 물리치료도 사용된다. 그래도 효과가 없으면 수술을 한다.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이춘성 교수는 "환자의 약 50%가 수술이 필요하며, 척추마디가 흔들릴 정도라면 80% 이상 수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정성수 교수는 "항문 주위가 뻐근하거나, 신고 있던 슬리퍼가 벗겨지는 등 신경마비 증상이 있으면 수술해도 결과가 좋지 않으므로 그보다 빨리 수술을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현미경 수술이 효과 좋고 회복 빨라

척추관 협착증 수술법은 ▲신경을 누르는 척추 뼈 제거(척추 후궁절제술) ▲척추를 제거한 뒤 나사못을 이용해 고정(척추고정술) ▲척추 뼈 뒷부분을 1.5~2㎝정도 절개해 신경을 누르는 뼈를 약간 긁어내는 방법(미세현미경감압술) 등이 있다. 이중 가장 일반적인 수술은 척추고정술이다. 피부를 10cm 이상 절개해 근육을 벌리고, 문제가 있는 척추 뼈를 드러내 나사못을 박고, 뼈를 이식하고, 피부를 봉합한다. 전신 마취를 해야 하고 수술 시간도 3시간 이상이다. 척추관 협착증 환자는 대부분 노인인데, 노인은 고혈압, 당뇨병, 골다공증 등이 있는 경우가 많아 수술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나이 먹으면 대부분 아프니까 참고 사세요"라고 말하는 의사도 많다.

대안으로 나온 것이 '미세 현미경 감압술'이다. 피부를 1.5~2㎝ 절개한 뒤, 척추 고정술처럼 뼈를 통째로 들어내지 않고 현미경을 보면서 문제가 있는 부분만 미세하게 긁어내는 수술법이다. 하반신 마취만 하며, 절개 부위가 작아 피를 많이 흘리지 않으므로 수혈도 필요 없다. 수술이 1시간 안에 끝나므로 환자의 체력 부담이 적은 것이 장점이다.

제일정형외과병원 신규철 원장은 "처음엔 '일상 생활에 불편함만 줄여주자'는 취지에서 미세현미경감압술을 시행했는데 척추고정술에 버금가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현재 적극적으로 시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수술은 그러나 척추 마디 뼈가 어긋나 앞 뒤로 흔들리는 환자에게는 시술할 수 없다. 척추의 불안정성이 심해 척추가 아래 위로 많이 흔들리는 척추전방전위증이나 척추분리증이 있는 경우에는 척추 고정술을 고려한다고 신 원장은 말했다.

/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lk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