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게 시작하다 크게 다칠라… 철저한 준비 '안전 운동' 하세요

입력 2008.09.30 16:00 | 수정 2008.09.30 16:10

운동회의 계절 '가을' 생각지 못한 부상 대비해야
셔틀콕으로 눈 맞으면 녹내장 위험
킥보드 타다 어린이 치아 부상 많아

운동회와 야유회가 많은 계절이 왔다. 평소 운동을 게을리하던 사람들이 갑자기 운동하다 부상을 많이 입는 때이기도 하다. 운동 부상이라고 하면 관절이나 근육 등을 다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눈이나 치아 등 생각지 못한 부위의 부상도 적지 않다.



가천의대 길병원 안과 신경환 교수가 2007년 1월부터 1년간 눈을 다쳐 병원을 찾는 사람 1592명을 조사한 결과, 전체의 7.6%가 레저·스포츠 활동 때문이었다. 눈의 외상을 일으키는 레저·스포츠로는 축구가 39.7%로 가장 많았고, 이어 배드민턴, 농구 순이었다.

부상의 종류로는 눈꺼풀에 멍이 들거나 눈꺼풀 피부가 찢어진 경우가 26.1%로 가장 많았다. 시력에 손상을 줄 수 있는 각막손상, 전방출혈, 망막이나 수정체 손상 등도 합치면 37.9%나 됐다.

신 교수는 "눈꺼풀에 멍이 들거나 눈을 싸고 있는 가장 바깥 쪽 막인 결막의 출혈은 시력의 손상을 초래하지는 않으므로 큰 문제는 없다. 하지만 배드민턴 셔틀콕으로 맞을 때 잘 생기는 전방 출혈은 사고 후 1~2주 안에 재출혈이 일어나면 2차성 녹내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다.

아주대병원 안과 안재홍 교수는 "최근 올림픽 열풍으로 배드민턴이 다시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 축구나 다른 구기종목은 대개 안구 주변을 다치는 반면 배드민턴은 빠른 속도의 셔틀콕에 안구를 직접 맞는 경우가 많아 위험하다"고 말했다.

눈이 부상을 입었을 때 통증만큼 중요한 것이 시력 손상 여부이다. 안 교수는 "외상 후 1~2시간 뒤에 다치지 않은 쪽 눈을 가렸을 때 앞이 뿌옇게 보인다면 시력 손상의 가능성이 있다. 또 사물이 두 개로 보이면 눈 아래 뼈가 부러진 안와골절을 의심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안과에 가야 한다"고 말했다.

눈꺼풀에 멍이 생겼으면 찬물 찜질과 안구의 압력을 낮춰줄 수 있도록 베개를 평소보다 높게 베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눈 부상을 막는 좋은 방법이 스포츠용 고글을 착용하는 것이다. 안경이나 콘택트 렌즈를 착용하는 사람들은 금속테 안경이나 소프트 렌즈를 착용토록 한다. 플라스틱 안경은 외부 충격으로 깨지면 파편이 눈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하드렌즈는 딱딱한 특성 때문에 눈의 각막 앞에서 바로 깨지면 실명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치아

일본 스포츠 치의학회의 2002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얼굴을 다친 783명 중 16%(122명)가 스포츠 경기 때문이었다. 치아 부상을 가장 흔히 일으키는 종목은 레슬링·복싱 등 격투기지만, 최근에는 인라인 스케이트나 킥보드 등을 타던 어린이들이 넘어져 치아를 다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가천의대 길병원 구강악안면외과 김현민 교수는 "어린이는 치료 시기가 늦어지면 영구치가 늦게 날 수 있으므로 아이들이 치아 부상을 입으면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보게 해야 한다. 겉보기에는 치아에 손상이 없어도 눈에 보이지 않게 치아에 금이 가 있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치아 부상을 예방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에게 맞는 마우스 가드를 착용하는 것이다.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보철과 이성복 교수는 "스포츠 용품점에서 파는 마우스 가드를 잘못 착용하면 입을 벌릴 때 통증이 생기거나 치아 부정교합이 생길 수 있으므로 치아 손상의 위험이 큰 운동을 자주하는 사람은 치과에서 마우스 가드를 맞추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spphoto@chosun.com

급소(고환)

조기축구 회원인 김모(35)씨는 공을 몰고 상대편 수비진영으로 돌진하던 중 골대를 향해 미끄러져 넘어지면서 골대에 '그곳'을 정면으로 부딪혔다. 평소와 달리 몇 십 분이 지나도 통증은 가라앉지 않았고, 이튿날 병원에서 진단한 결과 고환이 터졌다고 했다. 김씨는 고환을 싸는 주머니를 꿰매는 수술을 받았지만, 조기 축구를 그만두었다.

축구나 족구, 풋살(미니 축구) 등을 하다가 급소를 다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통증은 고환을 둘러싼 작은 근육들이 부어서 생기므로 대개 몇 분간 안정하면 괜찮아진다. 하지만 급소를 다쳤을 때 흔히 하듯이 다리를 흔들어주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편안하게 눕혀 안정을 취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비뇨기과 이형래 교수는 "시간이 지나도 통증이 가라앉지 않거나 고환이 검게 변하면서 크기가 점점 커지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고환을 둘러싸고 있는 혈관이나 막이 터졌는지 확인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고환의 혈관이나 막이 터져도 제때 치료 받으면 큰 문제가 없지만, 방치하면 정자 생성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갈비뼈

골프, 테니스, 배드민턴 등을 심하게 한 뒤 갈비뼈 주변이 뻐근한 경우가 있다. 갈비뼈 주위가 뻐근하다면 대부분 피로 골절 때문이다. '피로 골절'이란 평소에는 통증이 없다가 운동을 하면 갈비뼈 아래쪽이 콕콕 찌르듯이 아픈 것이다. 운동을 중단하고 푹 쉬면 골절 부위가 저절로 붙어 증상이 없어지지만, 계속해서 통증이 있다면 병원으로가 뼈 스캔을 통해 골절의 정도를 확인해 봐야 한다. 늑간신경통은 준비 운동 없이 갑자기 운동하면 근육 주변을 지나가는 늑간신경이 압박을 받아 갈비뼈 부위에 생기는 통증이다.

흔치 않지만 혈흉도 있을 수 있다. 김영삼 전 대통령도 얼마 전 배드민턴을 치다 혈흉이 생겨 수술을 받았다. 혈흉이란 흉막강 내 혈액이 고이는 현상을 말한다. 경희대병원 흉부외과 조규석 교수는 "골프나 테니스를 무리하게 친 후나 야구공이나 축구공으로 갈비뼈를 세게 맞은 후 흉부가 답답하거나 뻐근하면 전문가에게 찾아가 흉부 엑스레이를 찍어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운동을 시작할 때 팔이나 다리 스트레칭만 하지 말고 흉곽 부위의 유연성을 높여주는 허리와 등 스트레칭도 함께 하면 갈비뼈 부상을 예방할 수 있다.

피부

운동할 때 가장 흔한 부상의 하나가 물집과 같은 피부의 문제다. 대표적인 것이 '마찰 물집'. 조깅, 등산을 할 때 발바닥이나 발가락에 잘 생기고, 테니스, 탁구, 배드민턴, 골프 등 장비를 사용하는 운동을 할 때 손바닥에 잘 생긴다.

이런 물집은 자연적으로 가라앉지만, 물집이 아주 크거나 물집 안에 물이 꽉 차 통증이 심하면 병원에서 물을 제거해 주는 것이 좋다. 집에서 뾰족한 물건으로 잘못 건드리면 2차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아주대병원 피부과 이중선 교수는 "운동할 때 발에 물집이 잘 생기는 사람은 나일론보다는 모나 면 양말을 신어야 하며, 양말을 신기 전에 바셀린을 조금 바르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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