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해진 뇌수술… 겁먹을 필요 없다"

입력 2008.06.17 16:22 | 수정 2008.06.17 18:24

■남도현 삼성서울병원 신경외과

최근 최홍만 선수의 뇌 종양 수술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일반인 입장에선, 어떻게 그 '무시무시한' 뇌 수술을 받고 이틀 만에 퇴원하고, 1주일 후 기자회견을 할 수 있는지 궁금해 하고 놀라는 것 같다.

실제로 1970년대 까지만 하더라도 뇌종양에 걸리면 죽음을 감수하고 수술을 받아야 했고, 수술 하는 의사들도 수술 후 깨지 않는 환자를 속수무책으로 바라만 봐야 했다. 그러나 최첨단 의학은 그 무시무시한 뇌 수술을 이렇게 간단한 수술로 바꾸어 놓았다.

최홍만 선수가 이번에 받은 수술법은 코, 즉 비강(鼻腔)을 통하여 뇌하수체나 그 주변부를 수술하는 것으로, 이미 1967년 미국 하디 박사에 의하여 시술됐고, 1995년부터 한국에서도 시술되고 있다. 주로 뇌하수체 종양의 제거에 사용되는데 수술 후에도 밖으로 표가 나지 않고, 별다른 합병증이 없이 치료가 된다. 현재 신경외과 전문의가 있는 전국 병원에서 이 수술을 받을 수 있다.

뿐만 아니다. 비강을 통해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라도 의사들은 이제 감마나이프나 사이버나이프 같은 방사선 수술장비로 한 방울의 피도 흘리지 않고 뇌 속 종양이나 문제가 되는 병소(病巢)를 제거할 수 있게 됐다. 또 두개골 등에 아주 작은 구멍 몇 개만 뚫어 그 속으로 내시경을 집어 넣어 수술할 수도 있고, 여차하면 '로봇 팔'을 집어 넣어 힘들고 까다로운 부위를 수술할 수도 있게 됐다.
 

신병 교육대 입대 후 3일 만에 귀가하는 최용만 선수. 최근 뇌종양 수술 이틀 뒤 퇴원해 화제가 됐다. /연합

이렇게 혁명적인 뇌 수술의 발전은 CT와 MRI처럼 뇌 속을 훤히 들여다 볼 수 있는 첨단 진단장치의 개발, 사이버나이프 등 방사선 수술 장비의 개발, 뇌 속 특정 지점을 네비게이션 기법으로 찾아갈 수 있는 감시(監視) 장치의 개발, 두개골을 여는 대신 작은 구멍 몇 개만 뚫어 수술할 수 있는 수술 내시경의 개발 등에 힘입었다. 특히 뇌의 특성상, 작은 부주의도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자동차 네비게이션처럼 뇌 속 병소를 찾아가는 '뇌 네비게이션' 시스템이 개발돼 이런 수술을 더욱 안전하게 만들고 있다. 이제 의사는 네비게이션과 내시경 등을 이용해 환자와 대화하면서 뇌종양을 제거할 수 있다. 환자는 뇌 수술을 받고 즉시 깨어나 식사를 하고, 수다를 떨고, 1주일이면 일상으로 복귀하는 시대가 됐다. 뇌종양 치료에서 수술이 가장 안전하고 손쉬운 일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환자나 보호자는 이제 뇌 질환이나 뇌 수술에 대해 지나치게 겁을 먹을 필요가 없다. 임상에서 환자를 보다 보면 뇌수술을 해야 한다는 말만 듣고 기겁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최홍만 선수의 수술을 계기로 그런 오해가 사라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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