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심장병 겁나세요? '금연'하세요

흡연, 방광암 발생 위험 최대 10배 높여
심근경색 포함, 허혈성 심장질환 제1원인
하루 2개비 피워도 대장암 위험 1.56배

현대인의 장수(長壽)에 가장 큰 걸림돌은 암과 뇌·심혈관계 질환이다. 통계청의 '2006년 사망 및 사망원인 통계결과'에 따르면 1위 암(27%), 2위 뇌혈관 질환(12.3%), 3위 심장질환(8.3%) 순이었다. 이 3가지가 전체 사망원인의 약 절반(47.6%)을 차지한다. 특히 이 3가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점점 늘고 있다. 거꾸로 말하면 이들 3가지를 피할 수 있다면 자연 수명을 다할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이들 3가지를 피하는 방법은 뭘까?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이 금연(禁煙)이다.

아직 현대 의학에서 밝힌 딱 부러지는 암 예방법은 없다. 단, 금연은 예외다. 뇌·심혈관 질환에서도 담배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암, 뇌·심혈관 질환에 걸리지 않고 무병장수하려면 다른 어떤 것보다 담배를 먼저 끊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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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폐암 외에 대장암·방광암 등도 일으켜

담배가 폐암이나 후두암을 일으킨다는 사실은 상식이다. 비소, 카드뮴 등 20여종의 A급 발암물질 외에 4000여 종에 이르는 화학물질을 포함한 담배 연기가 직접 닿는 폐와 후두 등에 암을 일으킨다는 것은 이해하기 쉽다. 그런데 최근에는 담배가 대장암과 방광암, 위암 등의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결과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

서울대의대 예방의학교실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흡연은 대장암의 초기 발암 과정에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65세 이상 노인 1만4103명을 추적 조사한 결과, 비흡연자에 비해 하루 한 갑 또는 한 갑 이하를 피우는 사람은 대장암 발생 위험이 1.73배 높았다. 특히 하루 2개비 정도로 적은 양(연간 40갑 이하)의 담배를 피워도 대장암 발생 위험은 1.56배나 높았다.

서울대 예방의학교실의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흡연 기간이 길고, 흡연량이 많을수록 위암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남성 흡연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흡연자 또는 과거 흡연 경험자는 비흡연자보다 위암 발생위험이 2.38배 높았다. 흡연기간에 따른 위암 발생 위험도를 보면 1~19년은 1.92배, 20~39년 2.09배, 40년 이상 3.13배 등이었다.

방광암도 흡연의 영향을 직접 받는다. 현재까지 밝혀진 방광암의 가장 큰 원인이 흡연이다. 담배 연기 속 '아미노비페닐'이란 발암성분이 방광 속에 쌓여 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흡연은 방광암의 발생 위험을 최대 10배까지 높이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미국 국립암연구소 연구팀은 자궁경부에 전암성(前癌性) 병변, 즉 0기 암이 있는 흡연 여성 28명에게 담배를 끊게 하자 75%(23명)에게서 전암성 병변이 작아지거나 아예 사라졌다고 의학저널 '란셋(Lancet)'에 보고 했다. 그러나 담배를 계속해서 피운 47명은 작아지지 않았으며, 오히려 28%는 더 커져서 암세포로 진행했다.



■담배, 혈관 망가뜨리는 주범

뇌졸중과 같은 뇌혈관 질환, 협심증과 심근경색증 등 심혈관 질환의 공통점을 찾아보면 바로 '혈관'이다. 이들 질환은 혈관이 막히거나, 터지거나, 딱딱하게 굳어져서 생긴다는 뜻이다. 혈관을 못 쓰게 만드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흡연이 주범으로 꼽힌다.

니코틴이 인체에 들어가면 '카테콜아민'이란 호르몬이 다량 분비된다. 이 호르몬은 교감신경을 자극, 그 결과 혈관을 수축시키고 혈압을 올리며 심장박동을 빠르게 한다. 특히 말초혈관이 수축되면 심장은 온몸에 산소를 더 공급하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 담배를 피우기 시작한 뒤 1분만에 맥박이 오르기 시작, 10분이 지나면 맥박은 30% 이상 빨라진다.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막혀 생기는 심장질환의 사망률은 흡연자가 비흡연자보다 평균 1.7배 높다. 특히 30~40대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심장질환 위험이 2~3배나 높다.

미국심장협회는 흡연이 심근경색증을 포함한 허혈성(虛血性) 심장질환의 제1원인이며, 흡연량이 많을수록 발병 위험이 높다고 밝히고 있다. 뇌졸중 발생 위험도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평균 50% 이상 높은 것으로 보고돼 있다.

국립암센터 서홍관 박사는 "담배의 유해성을 낮추는데 흡연량을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주장도 있으나, 하루 1~2개비의 담배도 암, 심장병 등의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도 있다. 담배를 끊는 것밖에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서 박사는 "담배를 끊으면 암, 뇌·심혈관계 질환, 만성폐질환이나 호흡기 질환에 걸릴 위험을 확실하게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