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아 거울아 이건 아니잖아

입력 2008.06.03 15:10 | 수정 2008.06.03 17:09

성형수술 피해구제신청 급증

한국소비자원, 3년간 161건 피해 접수 해마다 늘어
흉터·염증 등 부작용 57.3%… '환자 불만족'도 심각

성형 수술이 증가하면서 성형 관련 의료 분쟁도 증가 추세다. 부산백병원 성형외과학교실의 '성형수술과 관련된 의료분쟁 사례 분석'에 따르면 2004~2006년까지 한국소비자원을 통한 성형수술 피해구제신청 건수는 ▲2004년 38건 ▲2005년 52건 ▲2006년 71건 등 3년간 161건이 접수됐다. 여성이 79.5%(128명)를 차지했고 연령별로는 30대(31.7%), 20대(28.6%), 40대(23%) 순이었다. 종합병원보다는 개인의원(133건)에서 발생한 피해건수가 80% 이상 차지했다. 성형수술 후 피해구제 신청 이유는 ▲부작용 발생 93건(57.8%) ▲효과미흡 39건(24.2%) ▲기타 16건(9.9%) 등이었다. 부작용은 ▲흉터 34건 ▲염증 19건 ▲색소침착 16건 ▲비대칭 12건 ▲보형물(補形物) 이상 6건 ▲신경손상 3건 등이었다.

부산백병원 성형외과학교실은 "의료분쟁 증가는 환자의 권리의식 상승, 의료기술에 대한 환자나 의사의 이해 부족, 의사가 아닌 사람에 의한 유사(類似) 의료 시술 증가 등이 주요 원인"이라며 "특히 의사가 수술 전 환자에게 충분한 설명을 하지 않거나 수술 동의서를 작성하지 않고 수술하는 경우에는 더 쉽게 의료 분쟁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의사는 혈종·감염·신경손상 걱정

환자들은 흉터, 염증, 색소침착 등 눈에 보이는 부작용을 호소하지만 반대로 의사들은 미용성형의 가장 흔한 부작용으로 혈종, 감염, 신경손상 등을 꼽는다.

수술 도중이나 직후 미량(微量)의 출혈은 정상적인 회복과정이지만 과도하게 지속적으로 피가 멈추지 않으면 그 자리에 혈액이 고이면서 암적색의 혈종(血腫)이 생기기 쉽다.

홍진표 헬스조선 PD jphong@chosun.com

감염은 바이러스나 세균의 직접적인 침투로 인해 생길 수 있고, 혈종이나 이물질에 의해 2차적으로 일어날 수도 있다. 소독이나 항생제로 대부분 치료가 가능하지만, 항생제 내성이 있는 균에 감염되면 치료가 불가능할 수도 있으므로 적절한 병원 치료가 필수다.

눈이나 코 성형은 중요한 신경 손상이 거의 없지만, 처진 주름을 제거하고 근육이나 피부를 팽팽하게 당겨주는 '안면 거상술(擧上術)'과 같이 피하 조직을 광범위하게 박리(剝離)하는 경우 신경 손상 위험이 있다. 얼굴 표정을 짓게 하는 안면신경 손상, 감각신경 줄기 손상 등이 대표적이다.

그밖에 '환자 불만족'이라는 보이지 않는 부작용도 있다. 삼성서울병원 성형외과 오갑성 교수는 "미용수술은 다른 수술과 달리 환자 불만족이란 부작용이 가장 심각하다. 수술이 아무리 잘 돼도 환자 마음에 들지 않으면 재수술이라는 악순환을 밟게 된다"고 말했다.

■레이저·쌍꺼풀·코 성형 불만 최다

그렇다면 어떤 성형수술로 인한 소비자 피해 구제 신고가 가장 많았을까?

부산백병원 성형외과학교실에 따르면 ▲레이저 성형 36건(22.4%) ▲쌍꺼풀수술 26건(16.1%) ▲코 높임 성형 23건(14.3%) ▲지방흡입술 14건(8.7%) ▲유방확대술 10건(6.2%)이 부작용이 많은 '톱 5 수술'로 꼽혔다.

|레이저 성형|레이저 성형은 주근깨, 검버섯, 눈썹 문신, 점, 물혹(한관종), 쥐젖 성형에 주로 쓰인다. 뜨거운 열로 인해 화상을 입거나 상처가 생겨 나중에 흉터가 남는 부작용이 90% 이상을 차지한다. 또 염증이 생겨 오히려 피부가 수술 전보다 더 거뭇거뭇해지거나 안면부위 신경손상, 탈모, 피부 괴사를 일으킬 수도 있다. 환자 입장에선 시술 부위 흔적이 100% 사라져야 시술이 성공적이라고 보지만, 의사 입장에선 80~90% 이상 제거돼 외형상 불편이 없는 정도를 성공적인 시술로 판단한다.

|쌍꺼풀수술|쌍꺼풀 수술은 절개된 조직의 출혈(1주일 이상 수술부위에 피가 맺힘), 좌우 비대칭, 수술된 주름 부위가 풀리는 부작용이 가장 흔하다. 심하게 쌍꺼풀이 짙거나 여러 겹으로 나타나는 경우, 쌍꺼풀 주름을 잡은 위치가 높아 눈썹이 바깥쪽으로 뒤집어지는 '안검외반'도 전체 쌍꺼풀수술 부작용의 20% 가량 차지한다. 세브란스병원 성형외과 김용욱 교수는 "쌍꺼풀은 특히 재수술이 많은데 6~7년 전부터 자연스러움을 강조하기 위해 눈꺼풀 부위를 절개하지 않고 매듭으로 묶어주는 '매몰법' 수술환자에서 자주 발생한다"며 "눈꺼풀이 두껍거나 눈 부위에 지방이 많으면 수술 전의 상태로 되돌아가는 빈도가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10대 시절 '쌍꺼풀 테이프'를 장시간 부착한 경우 눈꺼풀이 처진 상태에서 매몰법 수술을 받으면 쉽게 쌍꺼풀이 풀릴 수도 있다. 그 밖에 두껍게 만들었던 쌍꺼풀을 얇게 만들기 위한 재수술도 많다.

|융비술(隆鼻術·코 높임 성형)|작고 둥근 코를 세우기 위해 보형물을 삽입하는 융비술의 경우 실리콘 재질의 보형물이 변형되거나 피부 밖으로 돌출되는 부작용이 많다. 또 이로 인해 피부 조직이 괴사하는 부작용도 있다. 그러나 환자 불만족이 가장 많은 부분은 보형물로 인한 이물감(異物感)이 느껴지는 것이다. 그밖에 불법 성형업소에서 파라핀이나 '육질주사'로 불리는 약으로 코 성형을 했던 사람은 주입한 보형물이 안에서 딱딱하게 굳어지면서 신경을 압박해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지방흡입술|흡입식 기계로 강하게 지방을 뽑아내는 지방흡입술의 경우 흡입 부위 출혈, 멍, 피부 표면이 울퉁불퉁해지는 부작용이 가장 많다. 너무 많은 지방을 한꺼번에 뺄 경우에도 피부가 울퉁불퉁해지거나 색소침착, 체내 인슐린분비 변화 등이 생길 수 있다. 보통 종아리는 200~300㏄, 허벅지 500~1000㏄, 아랫배와 허리 1000~1500㏄의 지방을 뽑아 내는데 지나치게 많은 지방을 뽑아내면 수술 중 혈압이 떨어져 위험한 상황에 빠질 수도 있다. 최근엔 이런 부작용을 줄인 시술이 많이 시행된다. 초음파를 사용해 지방 세포를 녹여서 흡입하는 초음파 지방흡입술은 조직 손상이 거의 없어 멍이나 피부 표면이 고르지 못한 단점을 해소했고 회복도 빠르다. 지방을 흡입할 때 회전을 하면서 고르게 빼내는 '회전식 지방흡입술'도 있는데 일반 지방이 아닌 다른 조직에 닿으면 스스로 동작을 멈추므로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적다.

|유방확대술|유방확대술 후 6개월~1년 이내에 유방이 지나치게 단단하다고 느끼는 '구형 구축(球形拘縮)' 부작용이 가장 흔하다. 이때는 재수술로 실리콘 보형물을 다시 넣어야 하는데, 재수술로도 단단함을 느끼면 아예 양쪽 보형물을 모두 제거해야 한다. 자신의 체형보다 너무 큰 보형물을 삽입했을 때는 완전히 자리잡지 못하고 실리콘이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이탈 현상, 보형물이 새거나 파열돼 교환을 받는 사례도 있다. 그밖에 유방이 아래로 심하게 처지는 '유방하수', 유두의 감각 상실, 심각한 좌우 비대칭 등도 발생할 수 있다. 아이러브성형외과 오경 원장은 "실제 병원에선 유방확대수술 후 양쪽 가슴 크기가 다르다는 불만이 가장 많다. 그러나 의사들은 양쪽 가슴 크기를 똑같이 만드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제 위치에 실리콘이 자리잡아 겉으로 표시가 덜 나는 정도를 수술 성공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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