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성 심장병 줄어드는 이유, 알고 보니...

[흉부외과 전문의가 보는 메디컬드라마 ‘뉴하트’]⑤

[헬스조선]지난 15일에 방송된 드라마 뉴하트에는 확장성 심근병증을 앓고 있는 8살 윤아가 등장한다. 이제는 “심장이 너무 아파 죽고 싶다”며 눈물 흘리는 윤아를 보며 눈물을 훔치는 시청자가 여럿 있었을 것이다. 이런 윤아를 보며, 더 안타깝게 다가온 사실은 세상의 빛을 보기도 전에 심장병이라는 이유로 낙태되는 아이들이 더러 있다는 것이다.
 
10여 년간 선천성 소아 심장수술을 해왔던 필자로선 최근 선천성심장병이 많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낀다.  해외 심장병 어린이 초청으로 심장병수술 건수가 과거에 비해 급격히 줄어든 것은 아니지만 , 어쨌든 국내 선천성심장병 환자는 매년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일반인이 생각하기에는 선천성심장병이 줄어든다니 기쁜 일일 수도 있지만 그 이면에는 암울한 배경이 깔려있다. 전체 신생아의 0.3~0.8%로 전 세계적으로 비슷한 추세를 보이는 선천성심장병의 유병율은 과거나 현재나 달라지지 않았다. 다만 출생률 감소, 산전검사 등으로 실제 선천성 심장병 환자수가 줄어든 것이다. 따라서 선천성심장병 수술환자가 줄어드는 것은 출산 기피현상, 산전검사로 인한 심장병 태아 낙태 등 우울한 사회를 반증하는 의미일 수도 있다.

개원 초기부터 여의도순복음교회 등 여러 후원단체의 후원으로 국내 심장병 어린이에게 새 생명을 찾아준 본원에는 최근 해외 심장병어린이가 많이 늘었다. 모르는 사람은 국내에도 어려운 사람이 많은데 왜 해외 어린이 심장수술을 지원하냐는 쓴소리를 한다. 하지만 국내 선천성심장병 어린이가 감소하다보니 해외 어린이 수술이 자연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필자가 수술한 심장병 어린이만 해도 저 멀리 캄보디아에서 온 아이들부터 지방에서 기차타고 올라온 환자까지 각양각색 아이들이다.

얼마전 발렌타인데이에 서툰 글솜씨로 삐뚤빼뚤 카드까지 써준 심장병 어린이를 보며, 새삼 보람을 느꼈다. 더불어 세상의 빛을 보지도 못한 심장병 환아를 떠올리며 씁쓸함을 느끼게 된다. 심장병이 있는 태아를 둔 산모와 가족들이 그들의 生과 死를 결정하는데 더 신중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이창하 세종병원 흉부외과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