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을 예방하는 식품] “과일, 채소, 버섯, 현미, 해조류 많이 먹어라”

입력 2004.09.20 10:43

주스·녹즙·농축 비타민 등은 효과 떨어져…
매일 5가지 색깔의 야채·과일 먹어야

한국 사람만큼 섭생(攝生)을 제일의 건강관리법으로 생각하는 민족은 많지 않다. 한국 사람들은 전통적으로 질병의 원인을 ‘잘못된 음식’에서 찾아왔고, 질병이 생기면 가릴 음식부터 묻는다. 건강보조식품의 소비가 증가 일로에 있고, 몸에 좋다면 거의 무엇이든지 먹는다. 그 대표적인 예가 녹용, 웅담, 곰 발바닥 등이며 이들의 세계 소비량의 80~90%가 한국 사람들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좋은 음식을 거의 독점하는 국민이 평균수명 등 각종 건강지표에는 수많은 나라에 뒤지고 있고, 암 발생에서도 결코 다른 나라보다 적지 않다면 아이러니가 아닐까?

암 발생을 예방할 수 있는 가장 확실히 증명된 식품은 야채와 과일을 들 수 있다. 야채와 과일에는 카로티노이드, 비타민C, 비타민E, 엽산, 미네랄, 섬유질 등이 풍부하며, 그 외에도 알리움, 인돌, 이소플라본 등 식물성화합물을 함유하여 암과 많은 성인병을 예방하는 역할을 한다.

그동안의 식품과학이 야채와 과일 속의 성분들을 추출 농축하거나 합성하여 고단위 비타민, 건강기능식품 등을 만들었지만 그 어느 것도 야채와 과일 그 자체만큼 암 예방에 효과적이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야채와 과일을 갈아서 만든 주스, 녹즙, 청즙 등도 먹기에는 좋을지 모르지만 효과 면에서는 훨씬 뒤진다.

색깔 강할수록 함유 성분도 많아

암 예방을 위한 야채와 과일을 섭취하는 방법은 좋다고 하는 어느 한 가지에만 매달리지 말고 매일 5가지 서로 다른 색깔의 채소와 과일을 즐기라는 것이다. 색깔이 강할수록 함유된 성분도 많다고 보면 된다. 밥과 김치를 기본으로 하는 한국인의 식사는 나물 등 반찬을 골고루 먹게 되어 있어 충분한 야채의 섭취를 보장하나 과일의 섭취는 아직도 부족한 편이다. 철철이 나오는 과일이나 수입된 과일, 신 과일, 단 과일 가리지 말고 다 많이 먹는 것이 좋다.

암 발생을 예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그 다음의 식품으로는 섬유질을 들 수 있다. 섬유질은 식품 속에 내재된 식이섬유와 식품공학적으로 제조된 기능성 섬유질로 나눌 수 있는데 식이섬유의 효과는 이미 입증되었지만 기능성 섬유는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것도 많다.

식이섬유로는 채소에 많은 리그닌, 밀·현미·보리의 셀룰로스, 곡류·채소의 헤미셀룰로스, 감·귤·사과의 펙틴, 두류·귀리·보리의 검, 곤약나무에서 추출되는 글루코만난, 질경이 씨앗의 껍질인 씰리움, 귀리·버섯 등의 베타글루칸, 다시마·미역·김 등의 해조(海潮)다당류를 들 수 있다. 기능성 섬유질로는 저항전분과 생물공학적으로 제조되는 폴리덱스트로스, 이눌린, 덱스트린, 저분자아르기닌 등이 있으며 동물성 탄수화물인 키틴, 키토산, 콘드로이틴, 콜라겐 등도 여기에 해당된다. 시판되는 섬유질 음료나 섬유질 식품의 상당수가 이 기능성 섬유질을 사용하기 때문에 그 양이 많다고 해서 꼭 좋다고 할 수는 없다. 식이섬유는 채소와 과일은 물론, 현미와 잡곡 등에 풍부하며 잘 정제되지 않은 거친 음식일수록 많다고 보면 된다.

아직 증거가 불충분하지만 암 예방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식품들로는 야채와 과일 외에 콩 식품, 생선, 오메가3지방산, 미네랄 중 칼슘, 아연, 셀레늄 등을 들 수 있다. 한국인은 밥에 섞는 콩, 두부, 된장 등을 통해 이미 많은 콩 식품을 섭취하고 있고 그 양은 서양인에 비해 20~30배에 해당되기 때문에 그 이상을 먹는다고 해서 더 효과가 나리라고는 기대되지 않는다.

이는 생선과 오메가3지방산의 경우에도 비슷하다. 생선류 섭취도 서양인의 2~3배에 해당되므로 특별히 생선을 잘 안 먹는 여성들의 경우에만 더 먹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다가불포화지방산은 이중결합이 처음 나타나는 탄소의 위치에 따라서 오메가3, 오메가6 등으로 분류되는데, 오메가3는 리놀렌산, EPA, DHA 등으로서 생선기름, 호두, 대두유, 쇠비름, 들깨, 아마씨유 등에 많이 함유되어 있고, 오메가6는 리놀레산, 아라키돈산 등으로 옥수수기름, 콩기름, 참기름, 홍화씨기름, 달맞이꽃기름, 포도씨기름 등에 많이 함유되어 있다. 보통 오메가6를 더 많이 섭취하게 되는데 오메가6와 오메가3의 비가 4 대1 이하로 권장된다. 한국인의 오메가3 섭취는 대체로 우수하지만 생선류와 쇠비름, 들깨기름은 더 섭취하는 것이 암 예방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암 예방을 위해서 꼭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 칼슘이다. 한국인의 칼슘 섭취량은 500mg에 못 미치며 이는 권장량의 2분의 1 수준이다. 칼슘은 특히 대장암을 예방할 가능성이 있으며 골다공증에는 필수이다. 칼슘을 500mg 더 섭취하려면, 보통 우유 2잔, 칼슘 우유 1잔, 요구르트 5개, 두부 1모, 참치통조림 1캔, 추어탕 한 그릇, 고춧잎 한 종지, 뱅어포 3장 등을 더 먹어야 한다.

암을 유발하는 식품으로 가장 확실한 것은 술이다. 술은 구강암, 인후암, 식도암, 간암, 유방암 등을 일으킨다. 앞에서 언급한 암에 좋은 식품들을 챙겨서 먹는 것보다 술만 안 먹으면 더 많은 암을 예방할 수 있다. 심장병이 워낙 많은 서양인들의 경우에는 소량의 술이 심장병을 예방하는 효과를 볼 수 있으나 심장병보다는 뇌졸중, 간질환, 사고 등이 많은 한국에서는 암을 포함하여 술은 건강에 많은 해악을 끼친다.











▲ 위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육식을 직화구이를 가급적 피하고 소금 섭취량을 줄이는게 필수적이다.
술은 가장 확실한 암 유발 식품

특히 마시는 사람이 더 많이 마시게 되는 한국인의 음주문화는 이런 문제를 더 악화시킨다. 만성질환이 없는 성인 남자를 기준으로 한 번에 마시는 알코올의 양이 50g (소주 3/4병), 1주일 합쳐 170g (소주 2병 반)이 넘으면 위험 음주가 된다. 여자거나 65세가 넘으면 위험량은 위 기준의 반이 된다.

알코올 다음으로 특히 한국인들에게 거의 확실하게 암을(특히 위암) 일으킬 것으로 보이는 식품이 소금과 젓갈류이다. 한국인의 소금 섭취량은 1일 12.5g으로 권장량 10g을 상회할 뿐만 아니라 각종 젓갈류 등 염장(鹽臧)식품을 즐겨 먹는 우리의 식습관은 위암을 한국인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으로 만들어 놓았다. 이러한 한국인의 입맛과 강한 맛을 내야만 하는 외식문화는 소금 섭취를 줄이는 것을 매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싱거워서 정말 못 먹겠다 할 정도가 돼야 하루 8g 수준이 된다. 자꾸 싱겁게 먹는 습관을 기르다 보면 어느덧 이전에 먹던 음식들이 짜서 못 먹게 되는 것을 어렵지 않게 경험하게 된다.

술, 소금과 함께 음식 또는 음료를 뜨겁게 먹는 것이 또한 구강암, 식도암, 위암의 원인이 된다. 우리의 음식 문화가 식탁에서 바로 끓이거나, 구워 먹는 문화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조리는 그렇게 했다고 하더라도 입에 넣을 때는 식혀서 먹는 습관이 필요하다.





한국인에게 위암이 많은 또 다른 이유로 추정되는 물질이 음식을 태웠을 때 많이 발생하는 HAA, PAH라는 물질이다. 우리가 좋아하는 숯불구이 등 고기를 불꽃에 직접 노출시켰을 때가 프라이팬, 불고기판, 솥뚜껑 등을 이용하여 구웠을 때보다 더 많이 발생한다. 물론 맛은 직화(直火)구이가 더 좋다. 향후의 연구결과에 따라 더 확실한 증거가 보여지겠지만, 그때부터 예방하기에는 위암의 위험성이 한국인에게는 너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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