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속에 콘택트렌즈 넣어 고도근시 해결"

입력 2003.08.26 11:00

각막손상 없어 눈부심·안구건조증 적어
시술은 라식보다 복잡…비용 비싼게 흠








근시(近視)를 교정하는 방법은 끊임없이 발전해왔다. 70·80년대가 콘택트렌즈 등 다양한 교정 도구를 이용한 시대였다면, 90년대부터는 엑시머레이저·라식·라섹 등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근시수술 시대가 됐다.

하지만 그것으로 해결하지 못하던 것이 눈뜬 봉사나 마찬가지인 약 ―12디옵터 이상의 고도 근시. 디옵터는 빛의 굴절을 표시하는 단위로, 마이너스 수치가 높을수록 근시 정도가 심하다. 또한 각막 두께가 얇거나 모양이 정상적이지 못한 경우도 각막을 깎아 시력을 교정하는 라식 등 시력교정술이 거의 불가능 했다.

그래서 최근 나온 것이 콘택트렌즈를 아예 눈 안에 영구적으로 넣어 시력을 교정하는 ‘ICL’(안내렌즈삽입술·Implantable Contact Lens)이다.

‘ICL’에 대한 환자들의 관심은 기존의 시력교정술과 크게 다르다. 라식이 “안경을 쓰느냐, 벗느냐” 선택의 문제라면, 고도 근시 환자에게 ‘ICL’은 필수다. 이들은 안경을 써도 최대 시력이 시력표상 0.5밖에 나오지 않아 일상생활이 매우 불편하기 때문이다.

눈의 해부학은 밖에서부터 안쪽으로 각막 홍채(빛의 양 조절) 렌즈 망막 순으로 이어진다. ‘ICL’은 주로 홍채와 수정체(렌즈) 사이에 넣는 콘택트렌즈를 말한다. 즉 렌즈 바로 앞에 또 하나의 렌즈를 끼워넣는 식이다.

미국 안과학회 발표에 따르면, ICL을 받은 환자 429명을 1년간 관찰한 결과 84%가 0.5 이상 시력을 회복했고 45%가 1.0의 시력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 고도 근시 환자에게‘안내렌즈삽입술(ICL)’을 하고 있는 모습. 안과 전문의들은 ‘ICL’ 을 받기 전에 망막·홍채 질환 여부 등 안과 정밀검사를 철저히 받아야 한다고 말한다. /눈에미소 안과 제공


라식이 각막을 레이저로 변형시키다보니 수술 후에 문제가 생기면 재수술을 해야 하는 등 복원이 불가능하다면, ‘ICL’은 각막을 건드리지 않기 때문에 시술 후에 문제가 생기면 삽입한 렌즈를 빼내면 그만이다. 또한 각막을 건드리지 않기 때문에 야간 눈부심이나 안구건조증과 같은 부작용 우려가 없다.

시술 과정은 시력교정술에 비해 복잡하다. 서울대병원 안과 김미금 교수는 “콘택트렌즈를 넣어도 될 눈의 상태인지를 알아보기 위해 안구 깊이·안압·망막 상태 등 10여가지 검사를 받아야 한다”며 “홍채에 구멍을 뚫는 예비 수술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콘텍트렌즈가 홍채와 수정체 사이에 들어가기 때문에 이곳에서 생성되는 방수(눈의 압력을 조절하는 액체)가 잘 빠져나오도록 하기 위함이다. 대개 이 시술은 렌즈 삽입 1주일 전에 하며, 10여분 소요 된다.

렌즈 삽입은 눈에 국소마취를 한후 각막 주변부를 약 3㎜ 정도로 미세하게 절개한 다음, 두께 0.05~0.5㎜, 직경 11~13㎜ 크기의 콘텍트렌즈를 살짝 접어서 홍채와 수정체 사이의 공간에 삽입하고 펴 준다. 수술 시간은 대략 30∼40분 걸린다.

수술 대상자는 라식 등으로 시력 교정이 어려운 초고도 근시, 원시, 각막 두께가 얇은 근시 환자 등이다. 이들은 전체 근시 환자의 10% 정도로 추산된다. 나이는 시력이 안정된 만 18세 이상이면 가능하지만, 노안이 시작된 사람들은 제외된다. 또 라식과 마찬가지로 백내장·녹내장·홍채 질환 등이 있거나 당뇨병·고혈압 등이 있는 사람, 이미 시력교정수술을 한 사람들도 수술 대상에서 제외된다.














그러나 문제는 비용이 700만원 정도로 비싸다는 데 있다. 환자의 시력과 콘택트렌즈가 들어갈 환자의 안구 공간에 따라 맞춤 제작되기 때문이다. 환자 데이터가 미국의 ‘ICL’ 제조 회사로 보내지면, 스위스에서 렌즈가 제작돼 우송되는 방식이다.

또한 이 시술이 국내에 도입된 지 1년밖에 안돼 장기 추적 결과와 부작용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지난해 4월 ‘ICL’ 시술을 승인했다. 현재 우려되는 부작용은 ‘ICL’이 각막 안쪽의 내피세포들을 자극해 미세한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과 수정체와 맞닿아 백내장 발생을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청담밝은세상안과 이종호 원장은 “유럽에서는 이 시술법이 이미 7~8년 전 도입돼, 장기적인 안전성이 검증됐다”며 “ICL 시술 받은 사람의 백내장 발생률도 자연 발생률과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 의학전문 기자 doctor@chosun.com )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