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도 "어렵다"고 말하는 의료용 AI

구글, 지난달 29일 비엠씨 메디신에 논문 발표임상연구 부족·기술적 한계·인프라 결여 등 지적“문제점 개선해야 의료혁신·사업성공 거둘 수 있어”

언론사

입력 : 2019.11.13 08:02

인공지능 AI 매트릭스
인공지능 AI 매트릭스

[헬스코리아뉴스 / 박정식] 의료용 인공지능(AI)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담긴 구글의 논문이 발표됐다. 인공지능 분야는 세계 최고라 인정받는 기업의 발표이기에 사회적 파장도 클 것으로 보인다.

구글은 지난달 29일 학술저널 비엠씨 메디신(BMC Medicine)에 의료 분야에 적용된 인공지능의 현 수준을 진단하고, 진료 현장 도입 등에 대해 종합적으로 분석한 논문을 발표했다.

논문에 따르면 임상연구 부족, 기술적 한계, 인프라 결여 등이 현재 인공지능 기술을 의료에 적용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소다.

먼저 인공지능 시스템의 유용성을 확인하기 위한 전향적 임상연구와 전문가 동료심사(Peer Review)를 거친 검증자료가 부족한 점을 꼽았다.

또 환자 진료 결과에 궁극적으로 도움이 되는지를 밝히는 무작위 임상시험이 부족하며, 성능 및 효과를 반영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지표가 없어 실제로 진료현장에 적용될 수 있는 가에 대해 회의적으로 바라봤다.

인공지능의 과학·기술적 한계가 있다는 점도 의료에 적용하기 어려운 이유로 꼽혔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인공지능 알고리즘 대부분이 유사하고 동일한 기능을 가지고 있어 알고리즘 간 성능을 직접 비교하기 어려우며, 실제 중요한 정보가 아닌 우연한 교란변수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특정 인종에 대한 차별 등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편향적이며, 적대적 공격이나 전산적 조작에 대한 취약성을 가지고 있다.

인공지능 학습에 사용되는 의료용 자료의 변화무쌍함도 변수다. 환자의 성별 및 나이에 따라, 또는 진료환경 및 시간에 따라 자료가 달라지다 보니 인공지능이 이를 일반화 시키기 어려운 것이다.

구글은 현재 진료가 이뤄지는 현장에 관련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았다는 점 역시 의료용 인공지능 도입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았다. 현재 의료 전산인프라는 인공지능 시스템 이식이 어려우며,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인공지능을 평가하고 관리하기 위한 체계도 갖춰지지 않았다.

결국 의료 현장에 도입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만들기 위해선 아직은 좀 더 기술적 발전이 필요하다는 것이 구글의 진단이자 분석이다.

BMC Medicine 온라인에 게재된 구글의 논문. (사진=BMC Medicine 홈페이지 캡처)
BMC Medicine 온라인에 게재된 구글의 논문. (사진=BMC Medicine 홈페이지 캡처)

이와 관련 대한영상의학회 박성호 임상연구네트워크장(울산의대·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교수)은 12일 “구글의 논문에 나오는 내용들은 대한영상의학회를 비롯해 의료계가 란셋(Lancet), 자마(JAMA) 등 저명한 학술지를 통해 보고했던 내용과 일맥상통하다”며 “의학계가 아닌 산업계 특히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구글과 같은 사회적 영향력이 매우 큰 회사가 이런 논문을 발간했다는 것이 큰 의미가 있다”고 평했다.

박성호 교수는 “구글의 논문은 인공지능 기술이 제대로 의료에 적용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해 산업계와 공학계의 이해가 많이 높아졌음을 보여주는 분석”이라며 “이러한 이해가 있었기에 구글이 인공지능의 의료적용에 있어 다른 조직에 비해 우월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즉 의료용 인공지능은 기술을 개발하는 회사나 연구자들이 근시안적으로 사업적 측면에만 집중해 상업적 목적을 띄기 보다는 환자와 의료진에게 도움을 주겠다는 의료기술개발의 목적과 가치를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구글이 논문으로 제시한 어려움들을 잘 이해하고 해결하려 할 때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한 의료 혁신과 사업적 성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이 박 교수의 주장이다.

박 교수는 의료용 인공지능이 제시하는 결과는 대부분 의료현장에 일반화 시키기 어렵기 때문에 전문의료진이 인공지능의 결과를 검토 확인해야 한다는 조언을 함께 건냈다.

그는 “구글이 논문에 제시한 것처럼 현재 인공지능이 갖는 기술적 제약과 의료빅데이터가 가지는 제약이 있어 다양한 결과가 나올 수 있는 의료현장에서는 일반화 시키기 어렵다”며 “개별 환자 및 진료 상황에 맞춰 전문의료진이 최종적으로 해석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교수는 “사람이 잘하는 것과 컴퓨터가 잘하는 것은 서로 다르다”며 “둘의 장점을 합해 놓았을 때 가장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대한영상의학회 오주형 회장(경희대 영상의학과 교수)은 “의료계를 비롯해 구글이 논문으로 의료용 인공지능의 문제점을 다루고 있는 현 상황을 고려하면 ‘의료인 대 인공지능’은 실제 진료상황과는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 회장은 “다만 의료인과 인공지능의 협업 또는 인공지능을 잘 알고 사용할 줄 아는 의료인이 인공지능 시대에 의료를 발전시키는 올바른 방향”이라며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진료를 개선하고 환자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의료진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헬스코리아뉴스 박정식 admin@hkn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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