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에 화장하는 당신, 세균에 노출돼 있다!

서동혜의 화장품 Z파일

아름다운나라피부과/서동혜 원장

'지하철에서 하는 화장'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시간에 쫓기며 출근하는 여성들이 많다 보니 버스나 지하철에서 화장하는 여성들을 종종 본다. 이를 두고 '예의가 없는 행동이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니 괜찮다' 등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다.

피부과 전문의인 필자는 다른 관점에서 버스나 지하철에서 화장하는 게 좋지 않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바로 세균 감염 때문이다. 사람이 많이 붐비는 버스, 지하철 안에서 여러 가지 화장품을 번갈아 손이나 손등에 쓱쓱 바르며 화장을 했다간 그야말로 세균 직격탄을 맞기 쉽다. 특히 자외선차단제나 파운데이션 등을 먼지가 많은 공간에서 바르면 피부에 함께 달라붙을 확률이 높다. 급하게 제품을 쓰다보면 뚜껑을 제대로 닫지 않아 화장품 파우치 안이 더러워져 세균의 온상이 되는 것도 문제다.

이렇게 세균이 득실대는 화장품을 사용했다간 각종 피부 질환과 트러블로 고생할 가능성이 높다. 더러운 메이크업 파우치와 화장품이 식중독, 장염, 뇌수막염까지 유발할 수 있다는 다소 충격적인 연구 결과도 있다. 영국 런던 메트로폴리탄대학 연구팀이 영국 여성 5천명의 화장품 파우치를 조사한 결과 블러셔, 파운데이션, 립글로즈 등에서 항생제의 내성을 유발하는 표피포도상구균과 여드름, 뾰루지 등을 일으키는 프로피오니박테륨이 발견됐다. 또한 뇌수막염을 일으키는 페카리스균, 세균성 질염과 장염의 원인균으로 꼽히는 유박테륨도 나왔다. 화장품과 파우치를 균이 많은 환경에 노출하는 것은 생각보다 위험한 일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 부족으로 어쩔 수 없이 출근길에 화장을 해야 한다면, 시간 여유가 있는 주말이나 퇴근 후 화장품과 파우치를 깨끗하게 관리하는 노력을 하는 게 좋다. 특히 요즘 같은 여름은 덥고 습해서 세균들이 자라기 딱 좋기 때문에 더욱 철저한 위생관리가 필요하다.

우선 화장품 유통기한을 확인하자. 런던 메트로폴리탄 연구팀은 파운데이션의 경우 3개월만 유통 기한이 지나도 박테리아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화장품 사용의 유통기한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유통기한이 지난 화장품은 미련 없이 버리자.

파우치와 브러시, 그밖에 화장 도구는 일주일에 한번씩 세척해 완벽히 건조하는 것이 좋다. 파우치에 넣어 다니는 화장품은 용기와 뚜껑과 입구의 흘러나온 제품을 잘 닦아주는 게 필요하다. 손 세정제를 챙겨 다니며 적절히 사용하는 것도 도움된다.

지하철을 타고 다니는 여성들을 위한 팁 하나 더. 서울도시철도공사는 지난 4월 직장이 밀집된 서울 지하철 5·9호선 여의도역에 '여성 파우더룸'을 설치해 운영을 시작했다. 반응이 좋으면 향후 10~15개 지하철역에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라고 한다. 얼마 전 화장품 로드샵인 '이니스프리' 역시 여의도 역사에 파우더룸을 열고 오가는 여성 승객들이 화장을 하고 머리, 옷매무새를 다듬을 수 있도록 했다. 지하철 안이나 화장실보다는 깔끔하게 화장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긴 건 환영할 일이다.

사실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화장하고 싶은 여자가 어디 있겠는가. 어쩔 수 없이 화장을 하는 여성이 더 많을 것이다. 화장도 잘해야 하고 예의도 지켜야 하는 대한민국 여성 직장인들, 홧팅!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서동혜의 화장품 Z파일

건강한 피부를 위한 올바른 화장품 사용 노하우 공개

이화여자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피부과 전문의, 의학박사
국무총리 표창 수상
대한피부과학회 정회원
대한레이저학회 정회원
미국피부과학회 정회원
미국레이저학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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