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젊은 여성 유방암은 왜 늘고 있는가?

양정현 의료원장, 유방과 사랑에 빠진 남자

건국대병원 유방암센터장/양정현 의료원장

며칠 전 외래를 보고 있는데 25세의 젊은 여성이 신환 중에 있었다. 보통 이런 경우에는 유방에 멍울이 없이 유방에 통증이 있다거나 설사 멍울이 있다 하더라도 섬유선종이나 섬유 낭종성 질환 같은 양성질환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무심코 이렇게 젊은 여성이 유방에 무슨 문제가 있나 하고 가벼운 농담조로 말을 건네기 시작하였다. 사연인즉 한 달 전쯤에 샤워를 하다 비누 칠한 손으로 유방을 만져 보다 우연히 밤알만 한 혹이 만져지는 것 같아 언제 병원에 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일주일 전쯤에는 혹이 더 커지는 것 같고 통증도 생기기 시작했단다.진찰을 해보니 오른쪽 유방 상부에 겨드랑이 쪽으로 호두알만 한 딱딱한 혹이 만져지고 겨드랑이에도 림프절이 만져지는 상황이었다.

곧바로 검사에 들어갔다. 환자는 계속 “선생님 제 혹이 혹시 유방암이 아닐까요?”라고 불안해했다. 나는 젊은 사람은 혹이 만져지더라도 섬유선종인 경우가 대부분일 거라고 환자를 안심시켜가며 마음속으로 유방암이 아니기를 기원했다. 그러나 곧바로 조직 검사(동결절편검사)를 해보니 유방암으로 나오는 것이 아닌가?

이제 이 환자를 치료하려면 고민이 시작된다. 환자는 아직 미혼이고 가족력도 없는데 유방암을 치료하려면 난관이 많다. 즉, 수술을 완전 절제를 해야 하는가? 아니면 부분 절제를 할 것인가? 과연 어떻게 하는 것이 이 처녀를 위해 옳은 방법일까? 또 수술 후 성형은 어떻게 해야 되나? 보조 항암요법이 필요할 텐데 항암치료를 하면 난소의 기능이 파괴되어 불임이 올 확률이 높아지는데 앞으로 결혼은 어찌할 것인가? 참으로 많은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복잡한 문제들을 풀어나가기 위해선 여러 전문의들이 지혜를 모아야 한다. 즉, 수술을 전문으로 하는 유방외과의사, 항암치료를 전문하는 종양내과의사, 성형을 해결하는 성형외과의사, 방사선 치료를 담당하는 방사선 종양 전문의, 그리고 진단을 담당하는 영상 의학, 병리학, 핵의학 전문의, 불임을 예방하는 문제를 해결할 산과의, 그리고 수술 후 재활을 맡는 재활의학 전문의 등 모든 관련 전문의들이 협조해 치료하는 다학제 치료팀이 가동되어야 한다.

과거에는 주로 암을 수술하는 종양외과의사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는 멀티 플레이어(multiplayer)를 했지만 요즘은 이러한 여러 전문의들이 한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모두 동원되어 머리를 짜내어 최선의 치료를 제공하는 것이다. 근래에 들어 우리나라에는 35세 이하의 젊은 여성의 유방암이 증가하고 있다. 이렇게 젊은 층이 유방암이 증가하는 데는 확실한 원인을 집어내기 힘들지만 미혼이나 만혼 같은 전반적인 생활패턴의 서구화와 육류 섭취의 증가 등을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이런 젊은 유방암은 노년층의 유방암에 비해 예후가 불량한 것이 특징이다. 즉, 같은 병기(진행 수준을 판단하는 기준, 期)라도 유방암이 젊을 때 걸리면 재발률이 높다. 이는 유방암세포가 젊으면 보다 공격적이라는 의미이다. 유방보존술을 받은 경우에 재발의 가능성이 높고 항암치료에도 잘 듣지 않는 특징을 가지고 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그리고 젊은 여성이 유방에 혹이 잘 만져지지 않고 영상진단이 쉽지 않은 면이 있으며 병원에 늦게 찾아오는 경향이 있어 비교적 진행된 다음에 진단이 되는 경우가 많은 점도 젊은 여성의 유방암이 예후가 나쁜 점을 거들 수도 있다.

이 젊은 여성 환자도 비교적 유방암이 급속히 진행하는 형태였다. 자라는 속도가 빨라 수술 보다 수술 전에 항암화학요법을 하기로 다학제팀의 결론이 내려 항암제를 곧바로 투여하기로 했다. 아무쪼록 항암제에 잘 들어 빨리 수술이 성공하여 완치를 바라보고 여성으로서 유방도 지키면서 엄마로서의 행복도 누렸으면 하는 것이 주치의로서의 바람이다.

/기고자 : 유방암센터 양정현 의료원장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양정현 의료원장, 유방과 사랑에 빠진 남자

여성을 위협하는 유방암과 유방질환에 얽힌 사례 중심의 건강정보를 제공합니다.

학력
서울대학교 의학박사
서울대학교의과대학 졸업

경력
현) 건국대학교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현) 건국대학교병원 유방암센터장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외과 교수
삼성서울병원 외과학교실 주임교수 겸 외과과장
삼성서울병원 진료부원장
삼성서울병원 암센터장

학회
한국유방암학회장 역임
대한내분비외과학회장 역임
대한감시림프절연구회장 역임
한국림프부종학회장 역임
국 외과학술원 회원
미국종양학회 정회원
미국유방학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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