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 쉬운 대장항문질환 이야기

지나친 좌욕은 치질을 악화시킨다

서울 양병원양형규 원장
입력
2014-08-26

지난해 한 케이블 방송에서는 민간요법 맹신남이 소고기로 치질을 치료했다는 내용이 소개되었다. 소고기를 항문에 실을 매달아 삽입해서 치질이 나았다고 주장하는 이야기였다. 이 사람은 치료를 기다리다 못해 전해 들은 민간요법대로 생고기를 이용해서 나았다고 밝혔다.

치질은 10명 중 3명이 가지고 있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하지만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아 모르고 지나치거나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수치심 때문에 치료를 미루다 결국 증상이 악화되면 병원을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문제는 민간요법 맹신남과 같이 잘못된 민간요법으로 상태를 악화시키는 경우에 있다. 특히,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은 절대 금물이다.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민간요법은 맞는 것도 있고, 틀린 것도 있다. 치질에 효과적이라고 알려진 쑥뜸이나 쑥좌훈은 오랜 시간 앉아있어야 하기 때문에 치질을 더욱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 또한, 좌욕이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따뜻한 물에 너무 장시간 엉덩이를 담그고 있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이는 치질환자에게는 독이 될 수 있다. 좌욕은 40-45도의 약간 따스한 물을 넣은 대야에 3~5분 정도가 적당하다. 좌욕을 위해 쪼그리고 앉아 있는 시간이 너무 길면 항문의 압력이 높아지고, 혈관이 이완돼 오히려 치핵이 더 빠져나올 수 있다.

인터넷을 통한 많은 민간요법도 잘못 알려져 있는 것이 많다. 치질 민간요법은 첫째 먹는 치료방법과 두 번째 환부에 무언가를 붙이거나 바르는 요법으로 나뉜다. 먹어서 치질을 치료할 수 있다는 말은 초기 치질에는 나름대로 효과적이다. 다시마, 도라지, 연뿌리, 무청 등을 달인 물을 먹거나 해당 식품을 먹는 것이 대표적인 민간치료 요법인데, 이 식품들은 섬유소가 풍부해 변비를 완화시킨다.

하지만 항문 조직이 아래로 빠진 상태의 치질이라면 음식 섭취만으로는 치료가 힘들다. 이때는 수술이나 다른 치료방법을 통해 치질을 치료해야 한다.
붙이는 민간요법은 대부분 잘못된 것이 많다. 쇠고기, 달걀노른자, 담배꽁초, 마늘, 파뿌리 등을 항문에 붙이거나 엉덩이에 끼우는 방법인데, 이런 행동은 염증이나 2차 감염을 일으킬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민간요법의 가장 큰 문제점은 환자 본인의 치질 상태에 따라 증상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보통 수술이 두렵다는 이유로 병원 방문을 미루는 경우가 많은데, 치질이라고 무조건 수술하는 것은 아니다. 치질환자의 70~80% 정도는 식이요법, 좌욕, 비수술적 치료만으로도 충분히 좋아진다. 그러나 3도 ․ 4도의 내치핵, 치루, 만성치열은 수술을 통해서만 치료가 가능하다. 따라서 항문에 문제가 있다면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상태 파악 후 치료를 받도록 하자. 항문은 한번 손상되면 치료가 쉽지 않다. 하나뿐인 항문을 소중히 여기자.

/기고자 : 서울 양병원 양형규 원장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대장ㆍ항문질환을 지키는 예방법과 위암의 극복하는 방법에 대하여 양형규 원장이 들려주는 건강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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