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 별에서 온 그대?

황대용 교수의 튼튼대장습관!

건국대학교병원 대장암센터장/황대용 교수



근래에 발표된 암에 대한 비타민의 연구들은 그 결과들이 일치하지 않거나 상반되게 나와 이를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어느 것이 맞는 것인지 우리를 매우 혼돈스럽게 하고 있다. 그 동안 알려진 바에 의하면 비타민은, 노화와 암 발생에 영향을 주는 활성산소를 억제하는 항산화제 역할 등으로 인해 암 예방 등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되어왔다. 하지만 이와 상반된 연구결과들이 많이 나와 아직 논란이 많은 분야이기도 하다. 특히 최근에 외국의 같은 의학잡지에 한달 간격으로 발표된 두 개의 상반된 연구결과들은 이러한 혼란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비타민 C에 관한 암 관련 임상연구에서, 비타민 C를 경구로 섭취하는 것은 그다지 효과적이지 못했는데, 미국 캔자스의 한 연구팀의 발표에 따르면 비타민 C를 경구투여가 아닌 정맥으로 투여하였더니 난소암을 유발한 동물실험에서 암을 억제하였다고 보고하였다. 또한 동시에 수행된 연구에서 난소암 환자들에게 항암제와 비타민 C를 모두 혈관으로 투여하였더니 종양억제 효과도 높이고 독성을 줄였다고 하였다. 따라서 다른 암 연구들에서 비타민 C의 경구투여는 효과적이지 않았지만, 이 연구처럼 항암제와 같이 투여할 때 비타민 C의 정맥투여가 좀 더 효과적이지 않나 하는 결과를 내 놓았다. 그러나 이 연구자들은 본인들이 수행한 임상연구 대상환자 수가 너무 적어, 확고한 결론을 내리기에는 추후 대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임상연구가 필요함을 스스로 지적하였다.

그런데 거의 같은 시기에 동일한 의학잡지에 발표된 스웨덴의 한 연구팀이 보고한 바에 따르면 폐암을 유발시킨 동물에게 비타민 E와 아세틸 시스테인 등의 항산화제를 투여한 실험에서, 이들의 투여가 오히려 종양을 더 성장시키고 생존을 감소시켰다고 앞서 연구결과와 상반된 결과를 보고하였다.

물론 두 실험의 조건이 서로 다르고 암의 종류 조차도 서로 달라서 어떤 일정한 결론을 내리기에 두 실험은 객관적으로 서로 비교하기가 어렵다. 문제는 왜 비타민과 암의 관계에서 이렇게 서로 상반된 결과들이 나오게 되었을까 하는 것이다.

결국 이 문제의 요점은 항산화제 역할을 한다고 알려진 비타민 등 물질이 우리 몸의 암과 어떤 상호작용을 하고 있으며 이것이 궁극적으로 우리 몸에 해가 될 것인지 아니면 득이 될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되겠다.

그 동안 암에 대한 수 많은 연구들이 이루어져 왔지만 실험 조건이나 선택된 암의 종류 및 약제들에 따라 서로 상반된 결과들이 나올 수 있는 것이 암 연구이고, 따라서 이것이 아직 암 치료가 완전히 정복되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보편적으로 암의 특성은 양성종양과 달리 중지함이 없이 계속 성장한다는 것, 암 자체의 항원성이 낮아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이를 우리 몸이 아닌 다른 것으로 인지하기가 어렵다는 것, 그리고 계속 성장하다 보니 주위 혈관을 끌어들여 영양공급을 받아야 하는데 이때 혈액공급이 부족한 암 중심부는 영양공급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게 되어, 혹이 쉽게 부스러져 떨어져 나가게 되며, 이때 암 조직이 떨어져 나간 부위에 있는 혈관이 (대장암의 경우) 대장 안에 노출이 되면 출혈도 함께 발생하게 된다. 또한 암이 좀더 대장 벽 안으로 파고들어가게 되면 암이 위치한 그 근처를 지나는 혈관이나 림프관과 닿게 되어, 그리로 암 세포들이 떨어져 나가게 된다. 결국 이렇게 혈액이나 림프관을 타고 간이나 폐 등 다른 장기나 림프절로 옮아가는 소위 암 전이라는 형태의 암의 특성을 보이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암 치료에 대한 관점에서 이들의 특성을 보자면 이들은 스스로 끊임없이 자라기 위한 충분한 영양공급이 무제한적으로 필요하다. 따라서 혈액공급이 필수이므로 이를 차단하게 되면 암의 성장을 막을 수 있다는 치료적 측면과, 다른 한편으로 암의 항원성이 약하기 때문에 계속 성장을 한다 해도 우리 몸의 면역체계를 결국은 피해가기 때문에, 우리 몸의 면역성을 높이던지 아니면 암의 항원성, 즉 이질성을 부각시키면 치료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문제로 집약이 된다.

영양공급을 차단하는 일은 결국 혈액공급을 차단하는 일과 연관이 있는데, 1998년 5월 하버드 의대의 포크만(Judah Folkmann, 1933-2008) 박사가 획기적인 혈관형성 억제제(Angiostatin과 Endostatin)를 발견하고 발표한 이래 그 동안 이 분야의 약제들이 많이 개발되었다. 그 중 일부 약제들은 현재 임상에서 실제 암 환자치료에 이용되고 있으며 현재 많은 약제들이 개발 중에 있다. 하지만 두 번째 특성인 암의 면역성 회피 문제는 아직도 그 해결책이 쉽게 잘 보이지 않는다.

왜 그럴까?

이 문제에 대한 이해에 도움이 되기 위해 좀 다른 얘기를 하면, 암 환자들의 경우 종종 이런 질문을 하곤 한다. “암이 포도당을 좋아한다고 하니 포도당 주사를 맞는 것은 암의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겠냐”는 것이다. 이런 의문이 나온 배경에는 PET(양전자 방출 단층촬영)라고 하는 검사의 원리가 한 몫을 한 것으로 생각이 된다.

즉 지금의 PET검사의 원리는 암 세포의 포도당 섭취가 정상 세포보다 상대적으로 더 많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우리 몸 밖에서 포도당에 방사성 동위원소를 부착시켜 이를 환자 혈관에 주입하게 되면 암이 있는 부위에 포도당이 더 많이 축적 되게 된다. 결국 암이 있는 부위에 포도당과 같이 부착된 방사선 동위원소가 좀 더 많이 집약되게 되므로, 이때 몸 전체에서 방출되는 방사선을 필름에 촬영하게 되면 방사선 동위원소가 많이 모인 부분이 더 진하게 촬영되므로 암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 PET검사의 원리이다.

이런 원리를 알고 나면 환자들은 암 세포가 포도당을 좋아하고 암을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하여 수액치료의 가장 기본이 되는 포도당 주사를 거부하는 일도 발생한다.

아마도 이러한 사실들이 암 치료를 어렵게 하는 요소들 중 하나인 암 자체의 항원성이 약한 문제와 정상세포보다 상대적으로 더 많은 포도당을 섭취한다는 점, 그리고 이 보다는 좀 더 먼 거리에 있기는 하지만 항산화제인 비타민을 비롯한, 여기서는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아스피린 등의 암 치료 및 예방 효능에 대한 논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암 연구나 치료에서 이런 모순된, 그리고 우리가 이해하지 힘든 일들이 왜 발생하는 것일까?

이것에 대한 답은 아직 잘 모르나 이해할 수 있는 단초는 있다. 즉 만약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하면 과연 그 답은 무엇일까?

“아직까지 암 발생원인은 잘 모르지만, 만약 우리 몸에서 암이 발생하였다고 할 때 발생한 암 자체는 외계(외부세계)에서 왔을까? 아니면 우리 몸 내부에서 스스로 발생한 것일까?”

그렇다, 우리 몸의 내부의 세포가 (물론 외부나 내부에서 돌연변이를 유발시킨 발암 물질이나 유전요소들이 있을 수 있지만) 돌연변이를 일으켜서 발생한 것이 암이라는 것은 우리가 지금까지 받아들이고 있는 사실이다. 즉 암이란 존재는 그 자체가 우리 몸에서 생겨났기 때문에, 성장에 필요한 것도 우리 몸의 정상 세포와 동일하고 (예를 들면, 포도당은 우리 몸의 정상세포가 생존에 필요한 기본 영양소이다), 암이 우리 몸과 유사하기 때문에,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이를 외부에서 들어 온 해로운 세균처럼 나의 몸이 아니라는 인식을 잘 하지 못하는 것이다. 결국 이것이 암 치료를 아직까지 어렵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이다.

한때 온 국민의 엄청난 관심과 인기를 끌었던 어떤 드라마의 제목처럼 우리 몸에서 발생한 암은 ‘별에서 온 그대’가 아니다. 바로 우리 몸 자체인 것이다.

/기고자 : 건국대학교병원 외과 황대용 교수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황대용 교수의 튼튼대장습관!

우리나라 암 발생률 1위 대장암, 대장암에 관한 상식 및 사례 중심의 건강정보를 제공합니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및 동대학원 박사학위 취득
건국대학교병원 의학전문대학원 외과학교실 교수
건국대학교병원 대장암센터장
건국대학교병원 외과과장, 대장항문외과 분과장
건국대학교병원 암센터장
대한대장항문학회 편집위원회 위원장, 대학외과학회 편집위원회위원
전 서울아산병원 외과 임상강사
전 원자력병원 외과과장, 대장암분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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