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 기능성 소화불량증 때문

민영일 박사의 위.간.장 이야기

비에비스 나무병원/민영일 박사

일반적으로 소화불량이라고 하는 것은 식사를 하고 나면 속이 불편하고 더부룩하며, 가스가 차고 메스껍거나 조금만 먹어도 속이 가득차는 것 같은 증상, 즉 식사후 윗배가 불편한 증상을 모두 일컬어 얘기한다.

소화불량 증상을 일으킬 수 있는 원인은 크게 세가지가 있다.
첫 번째로는 증상을 일으킨 원인이 명백히 있는 경우이다. 예를 들면, 위, 십이지장 궤양, 역류성 식도염, 위종양, 약제 유발, 췌담도 질환등이 소화불량증을 일으킬 수 있다. 이런 질환은 전문의와 상담후 피검사, 내시경, 초음파, 컴퓨터 촬영등의 검사를 통해서 진단을 내릴 수 있다. 두 번째로는 내시경 또는 초음파 같은 일반적 검사로는 원인을 찾아낼 수 없지만 증상을 유발시킨 병태생리나 현미경적 소견이 있는 경우이다. 예를 들면, 헬리코박터 위염, 내장과민성, 위십이지장 운동이상 등이 이런 경우에 속한다. 세 번째로는 증상을 일으킬 만한 원인이 없는 경우이다.

이중 기능성 소화불량증 이라하면 피검사, 내시경, 초음파, 컴퓨터 촬영 등 일반 검사를 통해서 원인을 밝혀 낼 수 없는 두 번째와 세 번째의 경우를 얘기한다. 흔히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게 신경성 위장병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 병은 수 년 또는 수십 년 지속되면서 증상이 좋아졌다 나빠졌다를 되풀이하면서 신경쓰는 일이나 스트레스가 있으면 심해지는데, 특히 예민한 성격이면 생길 수 있다.

우리말에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말이 있는데 이는 신경을 쓰면 배가 아파진다는 뜻이고 아마도 이 말이 기능성 소화불량을 가장 잘 표현하는 말이라고 생각된다. 이와 유사한 것으로 과민성 대장염이 있는데  기능성 소화불량증이 주로 윗배가 불편한 증상인데 반해 과민성 대장염은 아랫배가 불편한 증상이 위주가 되며 설사 또는 변비가 같이 동반될 수 있다.

이 병의 원인은 확실치 않으며,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되어서 생길 것으로 여겨진다. 일부 환자에서는 위 내용물이 십이지장으로 배출되는 시간이 지연되어 있기도 하며, 일부 환자에서는 신경이 예민하거나, 우울증이 있거나, 신경을 쓰면 악화되는 경향이 있어서 위장관의 증상을 보통 사람보다 더 예민하게 느끼게 되는 것이 문제일 수도 있다. 담배와 술이 이 병을 악화시키는 것은 분명하므로 기능성 소화불량증 환자는 담배와 술을 피해야 한다.

또한 커피 및 탄산가스가 포함된 음료수의 과음을 금하는 것이 좋다. 규칙적인 생활과 적당한 운동과 같은 누구에게나 권장되는 일반적인 건강 상식은 꼭 지키는 것이 좋다. 어떤 환자들이 밀가루로 만든 음식, 우유, 육류를 먹으면 속이 불편하다고 하는 것을 보면 음식과도 관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식이요법의 원칙은 어느 음식이 좋고 어느 음식은 해가 된다는 식보다는 환자 개개인마다 자기 몸에 잘 맞는 음식과 섭취하면 불편해지는 음식이 있으므로 본인이 판단해서 자기에게 맞는 음식을 먹고, 맞지 않는 음식은 금하는 것이 좋다.

맵고 자극성이 심한 음식은 일반적으로 좋지 않으리라 생각되고, 지방이 많은 음식은 위배출을 느리게 하거나 복통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의를 해서 섭취하는 것이 좋다. 과일이나 기호식품은 불편을 느낄 경우에만 금하면 되며, 지나치게 어느 음식을 먹어서는 안된다는 강박적인 생각이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마음을 편하게 가지도록 한다.

이 병을 한 번에 확진할 수 있는 방법은 없으며 여러 가지 검사를 해보아서 결정적으로 중한 병이 없으면 기능성 소화불량증의 진단을 내릴 수 가 있다. 기능성 소화불량증이 의심되는 환자가 외래에 오면 어느 검사를 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 중요한데 최근 1-2년내 검사를 받아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위장관 내시경을 최우선으로 고려하여야 하며, 복부 초음파, 간 기능을 포함한 혈액검사도 받는 것이 좋다. 이외에도 진찰 소견과 소화불량증 외 다른 증상, 가족력, 나이 등을 고려하여 다른 검사를 추가로 시행해 볼 수 있다.

의사가 환자에게 ‘검사에서 이상이 없다는 것’을 알리고 심각한 질환이 없다고 안심시키는 것 자체가 중요한 치료가 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이 병은 일평생 동안 조절하면서 사는 병이며 맹장염과 같이 수술하면 완치되는 병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시켜서 환자에게 여러 병원을 찾아다니며 여러 불필요한 검사를 반복하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리라 생각된다. 


/기고자 : 비에비스 나무병원 민영일 원장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민영일 박사의 위.간.장 이야기

'속이 편안해야, 하루가 편안하다!'
국내에 내시경을 도입한 초창기 멤버이자 수면내시경이라는 용어를 만들고 대중화시킨 자타가 공인하는 소화기 분야 최고의 명의, 민영일 박사가 들려주는 소화기 질환 이야기

現 서울대학교 의학박사
現 서울대학교 내과학 석사/박사
現 서울대학교 병원 인턴/레지던트
前 한양대학교 의과대 의학과 교수
前 경희대학교 의과대 의학과 부교수
前 서울아산병원 소화기센터장
前 서울아산병원검진센터 소장
前 동국대학교 소화기센터장
前 건국대학교 소화기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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