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에서 맛보는 정통 벨기에 요리 ‘미뇽’

닥터Q의 맛기행

수원에스엔유치과병원/석창인 원장

 

▲ 미뇽의 입구를 지키는 올빼미. 헤밀튼 호텔 뒷길에 있다.

나는 이태원이 좋다.

임진왜란 이후로 외국인(특히 일본인)들이 거주했던 지역이라는 고 이규태 선생의 칼럼에서 보듯,  동네의 터 자체가 외풍의 기(氣)가 강하여 지금까지도 동서양을 막론하고 외국인들이 북적이는 것은 어쩌면 그 땅의 숙명일지도 모른다.

과거 오얏나무가 많아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는 설도 있고, 이타인(異他人)들이 살던 지역이어서 그리 되었다는 설도 있다. 어쨋거나 이태원에 가면 유럽의 뒷골목이나 동남아의 장터에 온 듯한 착각에 마음은 항상 한 옥타브 이상 들뜬다.

▲ 블루 치즈 소스 홍합. 블루 치즈의 야릇한 향과 홍합 특유의 맛이 어우려져 묘한 궁합을 이룬다.
그러나 학생 때의 이태원은 두려움과 동경의 대상이었다. (지금도 음습한 분위기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당시 불법 스트립쇼도 불사하던 나이트 클럽에서 어여쁜 아가씨들이 미군이나 일본인들의 품에 안겨 슬픈 웃음을 팔던 모습을 보고 말할 수 없는 좌절감과 분노가 치밀기도 했지만, 큰 시험만 끝나면 몽유병 환자처럼 또 그곳을 찾던 자신에게서  얼마나 많은 실망을 했던지....

어쨋거나 국력이 신장되면서 이태원은 더 이상 미군들과 기생관광 놀이터가 아닌 건전한 문화교류의 장으로 변하고 있다.

▲ 저 안심 스테이크의 두께를 보라! 아스파라거스의 향도 제대로 살아있다
강남 등지에서 요즘 뜨고 있는 외국 식당들 중에는 정통을 지향하는 곳도 있지만, 대개는 국적불명이고 터무니없는 가격을 받는 곳이 많다. 게다가 프랑스, 이태리 혹은 일본 음식 중심이거나 다이어트 열풍으로 각광을 받는 동남아 일부 국가들의 식당이 주류를 이룬다.

▲ 미디엄 레어로 구운 안심 스테이크의 단면. '피맛'과 '불맛'을 같이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이태원은 유별나다. 그리스, 벨기에, 인도, 태국, 파키스탄, 터키, 멕시코 등 그야말로 이국 음식의 백화점이다. 특화된 메뉴 중심의 레스토랑, 이태리 정통 피자, 미국식 정통 햄버거, 와플, 팬 케이크 등 다양한 종류의 메뉴를 접할 수가 있어서 식도락가들의 필수 순례지가 된 지는 이미 오래다.

▲ 다크 초콜릿 소스를 곁들이고, 모카 크림이 든 직접 구운 슈크림과 바닐라 아이스크림.
게다가 레스토랑의 주인이나 요리사가 외국인이어서 현지의 맛에 매우 충실하고, 식당 내엔 해당 국가 사람들로 항상 북적이며 그 나라의 언어가 분위기를 조성하기에 이국 정서에 빠져드는데 더 할 나위가 없다. 더욱 우리를 흡족하게 만드는 것은 실용적인 외국인들 대상의 식당들이기에 음식값에 기름기나 거품이 전혀 없다는 점이다.

▲ 브뤼셀 와플. 아삭아삭하고 달콤하기 그지 없어 위에 끼얹는 시럽 별로 맛을 봐야 하기에 지갑 얇아지는 줄 모른다.

미뇽은 벨기에 레스토랑이다. 아마도 필레미뇽(안심)에서 그 이름을 따왔으리라 짐작을 하는데, 안심 스테이크야 다 거기가 거기 아니겠는가. 문제는 주방장(쉐프)의 실력이다. 그는 한국말을 못하는 한국사람인데, 그의 양아버지가 미슐랭 쓰리스타 레스토랑의 요리사라는 풍문이 돌아 엄청난 호기심을 유발하고 있다.

벨기에 요리란 일반 서양식 요리와 뭐가 다를까? 문화적, 지리적 영향 탓에 요리의 대다수가 프랑스의 그것과 겹치지만 홍합 요리, 초콜릿, 프렌치 프라이, 와플 등이 특히 유명하다. 물론 벨기에 맥주인 레페, 스텔라, 호가든 같은 맥주도 맛보기를 권한다.


/석창인-수원에스엔유치과병원 원장 s2118704@freechal.com

식당정보 :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116-4. (02)793-3070

주요메뉴 가격: 전통 벨기에식 홍합  1만3000원, 블루 치즈 소스 홍합 1만6000원, 고트 치즈 샐러드 9000원, 안심 스테이크(200g) 2만8000원, 앤다이브 그라탕 1만6000원, 아이스 수플레  6000원

  • 2007.02.20 10:59 입력 / 2007.02.20 11:01 수정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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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수원에스엔유치과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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