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에 차이는 있지만 누구나 오랜 시간 쭈그리고 앉아 있다가 갑자기 일어나면 핑도는 어지러움과 눈앞이 깜깜해 지는 증상을 느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것은 대부분 기립성 저혈압과 관련된 증상일 수 있는데, 즉 누워 있거나 일어날 때 우리 몸이 혈압을 높여주지 못해 일어나는 증상이다.
이렇게 되면 순간적으로 혈액이 머리 부분까지 도달하지 못하게 되며, 혈액이 시신경과 관련된 후두부에 덜 전달되어 시력장애가 와 앞이 잘 보이지 않거나 깜깜해 보이며 심할 경우 실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기절하거나 이와 유사한 심한 증상이 반복된다면 반드시 병원에 가서 상담을 받아 볼 필요가 있다.
기립성 저혈압의 정의는 누운 상태에서 측정한 안정 시 혈압에 비해 일어선 직후 3분 이내 바로 측정한 혈압이 수축기 혈압 20 mmHg이상, 이완기 혈압 10 mmHg이상 떨어지는 경우를 말하는데 평소에는 멀쩡하지만 낮은 자세를 취하고 있다가 갑자기 일어나면 잠시동안 멍해지며, 몸의 균형을 잘 잡지 못해 비틀거리고 눈앞이 깜깜해 지거나 심한경우 중심을 잡지 못해 넘어지거나 부딪혀서 외상의 위험이 발생하기도 한다.
기립성 저혈압은 어떠한 이유에서든지 하지 혈관에 피가 일시적으로 몰려 순환하지 못할 경우 발생하는데 주로 혈관수축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나, 고혈압 약이나 혈관에 작용하는 약을 복용하고 있는 환자의 경우는 혈관이 확장되는 약의 효과로 혈압 상승을 인위적으로 억제해 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흔히 나타날 수 있다. 특히 고령의 환자는 자세 변화에 따라 자율신경계와 혈관의 빠른 적응 능력이 떨어져 특히 위험하다. 기립성 저혈압은 진짜 저혈압과는 큰 관련성이 없는 경우가 많지만, 그래도 평소 혈압이 낮은 사람에서 기립성 저혈압이 올 확률이 높다. 따라서 고혈압으로 약물 치료를 받는데 기립성 저혈압 증세가 자주 발생한다면 평소 혈압을 목표 (120/ 80 mmHg)에 비해서 너무 낮추면 증상이 더 발생하므로 목표를 약간 상향조정할 필요가 있어 또한 전문의와 상담할 필요가 있겠다.
흔한 예로 뜨거운 물이나 사우나에 오래 들어가 있거나 따뜻한 곳에 오래 누워 있어도 혈관이 확장되어 혈압이 낮아지게 되고 이에 더하여 땀을 많이 흘리고 탈진이 되는 환경에서 갑자기 일어나면 ‘핑~’ 도는 현기증이 느껴지고 심한 경우 실신으로 이어지는 경우를 보게 된다. 따라서 나이가 있는 어르신이 새벽 식전에 목욕탕에 갔다가 오랜 동안 목욕을 하고 일어나면 기립성 저혈압으로 인해 위험에 빠질 수 있다. 물론 노인들에서 기립성 저혈압이 더 빈발하지만, 비단 노인들에게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며, 체중이 적은 직장인 여성들은 근육량이 적고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 기립성 저혈압 증세를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기립성 저혈압을 피하기 위해서는 몇가지 따라야 하는 생활 수칙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첫째, 갑자기 벌떡 일어나는 것을 자제하고 천천히 일어나는 것이 좋다. 특히, 웅크리고 오래 앉아 있는 자세는 좋지 않으며 웅크리는 자세에서 일어날 때는 일어나기 전에 다리를 주무르고 일어나는 것이 좋으며 기립성 저혈압 증세를 경험한 적이 있다면 주변 사람의 부축을 받거나 난간을 짚고 일어나는 것이 안전하다 하겠다. 둘째, 평소에 걷기 운동과 같은 유산소 운동을 통하여 근력과 혈관의 적응능력을 키워가는 것이다. 셋째, 탈진이 오는 환경을 피하고 특히 더운 여름날이나 사우나와 같이 땀디 많이 나는 상황에서는 체내 수분량이 잘 유지되어 정맥이 위축되지 않도록 수분 섭취를 하는 것이 좋겠다.
/기고자 : 연세대 정남식 의료원장
[저자 소개]
정남식 의료원장은 현재 세브란스병원 병원장과 심장내과 교수직을 맡고 있다.
국민고혈압사업단 전(前)부단장으로 활동하면서 대국민 고혈압 예방 캠페인 활동에 앞장서 왔다.
[사업단 소개]
국민고혈압사업단(www.hypertension.or.kr)은 고혈압 조기발견과 국민 계몽을 위해 2001년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기관이다. 설립 이래 자기혈압알기 운동, 소금 섭취감량 운동 등 고혈압의 예방과 치료를 위한 다양한 홍보 및 관리 사업을 펼쳐오고 있다.
국민고혈압사업단(www.hypertension.or.kr)은 고혈압 조기발견과 국민 계몽을 위해 2001년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기관이다. 설립 이래 자기혈압알기 운동, 소금 섭취감량 운동 등 고혈압의 예방과 치료를 위한 다양한 홍보 및 관리 사업을 펼쳐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