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에 대한 오해와 진실 ③

과민이 부르는 오해
얼마 전 반품을 요구하는 고객의 항의 전화를 받은 적이 있었다. 자신은 예민한 피부이기 때문에 알코올 프리 에센스를  구매하였는데, 제품의 전성분을 보니 ‘세테아릴 알코올’이라는 ‘알코올’이 들어 있다는 것이다.  아마도 고객은 알코올 하면 흔히 생각하듯 에탄올을 떠올렸을 것이다. 에탄올은 알다시피 소독제로 많이 쓰이고 피부에 살균효과 있는 반면, 피부를 건조하게 하고 자극을 동반하는 경우가 있어 예민한 피부는 사용을 꺼리는 성분이다.  그러나 ‘세테아릴 알코올’은 우리가 알고 있는 알코올 즉 에탄올과는 전혀 다르다. 로션이나 크림에 많이 들어가는 화장품 구성성분으로 피부자극 성분은 더더욱 아니다. 하지만 그 고객에겐 세테아릴 알코올은 에탄올과 차이가 없는 그저 같은 알코올로 취급됐던 것이다.

물론 고객이 어려운 화장품 성분을 일일이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단순히 알코올 성분을 피하기 위해 이름에 ‘알코올’자가 붙은 성분의 제품을 배제한다면 선택할 수 있는 화장품 폭은 훨씬 줄어들 수밖에 없다. 실제로 알코올에 예민한 알레르기성 피부라면, 전성분에 ‘에탄올’로 표기된 성분을 조심하면 된다.

몸에 좋은 약이 입에 쓰다
화장품은 대개 두 가지가 있다. 사용 후 피부가 몰라보게 좋아지지만 자극이 있는 화장품과  자극은 전혀 없지만 효과도 없는 화장품이 그것이다. 자극이 있다는 것은 적어도 피부를 개선해 주는 효능성분이 피부에 흡수되어 ‘어떤 작용’을 한다는 증거다. 그것이 예민한 피부에서는 트러블로 나타날 수도 있다. 효과적인 화장품을 선택할지, 전혀 자극이 없는 화장품을 선택할지는 어디까지나 자신의 피부상태에 달려 있다.

대개 많은 여성이 화장품을 선택할 때 효과에 치중해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효과적인 화장품 성분은 민감성 피부에서 자극을 초래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예를 들면 미국, 유럽 등에서 매우 효과적인 안티에이징 성분으로 알려져 있는 AHA의 경우 죽은 각질층을 제거해 주는 박피효과로 피부 재생을 돕는다. 한때 피부에 자극을 준다는 이유로 화장품에 사용을 꺼리기도 했지만, 피부과에서도 오랫동안 사용되고 있을 정도로 안전하고 효과적인 성분이며, 피부노화를 개선해 주는 훌륭한 안티에이징 성분임에 틀림 없다. 실제로 고농도의 AHA가 함유된 제품을 사용할 경우 사용 후 곧바로 환하고 깨끗해진 피부를 확인할 수 있다. 다음날 세안 시 피부가 아주 매끄러워진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pH가 낮은 산성에서 효과를 발휘하기 때문에 자칫 예민한 피부는 자극이나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AHA성분을 사용할 경우엔 먼저 사전 테스트를 통해 피부적합성을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보통의 건강한 피부에는 별무리가 없고, 또 반복적으로 사용하다 보면 적응되는 경우도 많다. 평소 피부가 굉장히 민감한 편으로 화장품 사용 시 알레르기가 잦은 피부는 반드시 사전테스트를 하는 것이 좋다. 

좋은 성분도 내 피부상태에 맞게 사용
비타민 C는 내 몸뿐 아니라 내 피부에도 영원한 영양제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오랫동안 사용할 경우 피부를 건조하게 할 수 있으므로 건성피부는 충분한 보습제와 함께 쓰는 것이 좋다. 자사에도 비타민C가 고함량 함유된 앰플이 있는데, 사용한 다음날 바로 안색을 개선해 주는 효과가 있다. 게다가 비타민C는 항산화 효과가 뛰어나므로 일광노출로 인한 피부자극을 받았을 경우 앰플을 듬뿍 사용하면 피부노화 진행을 느리게 해주는 예방효과가 있다.

가끔 비타민C 앰플을 사용할 경우 건조하다거나 피부가 때처럼 밀리는 경우가 있다고 호소하는 고객이 있다. 그것은 앰플에 녹아 있는 과량의 비타민C 파우더가 피부를 건조하게 하고, 이 파우더가 피부에 남아 다른 화장품과 함께 밀리는 경우이다. 대개는 건성피부에서 나타나는 현상인데, 젤타입 수분크림이나 파우더 성분이 많이 함유된 자외선 차단제류를 쓰면 잘 나타나므로, 유분이 함유된 에센스나 모이스처라이저를 함께 쓰는 것이 좋다.

Tip 화장품 연구원들만 아는 화장품성분의 숨겨진 진실
화장품이 때처럼 밀리는 현상은 왜 일어날까?
환절기와 겨울은 피부가 건조해져서 트러블이 잘 발생하는 시기다. 이때가 되면 새로 산 화장품을 썼더니 때처럼 밀린다는 고객의 문의도 잦다. 많은 고객이 제품의 피부흡수율이 좋지 않으니 환불을 요구하기도 한다. 화장품을 쓰는 여성이라면 많이 경험해 보는 이 화장품의 밀림현상의 원리는 사실 아주 간단하다.  화장품 성분에는 오일, 보습제, 왁스 외에 파우더 성분이 있다. 위에도 언급했듯 비타민C도 파우더이며, 화장품을 젤이나 크림으로 만들어 주는 점증제 성분도 파우더다. 또 자외선 차단제나 파운데이션, BB크림에도 많은 파우더 성분이 들어 있다. 이런 파우더 성분이 피부에 과량 쓰여질 경우 때처럼 밀리게 된다. 가령 고함량이 비타민C가 함유된 앰플과 수분젤을 듬뿍 바르고 마지막으로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면, 과량의 파우더 성분이 막을 형성하고 들떠서 때처럼 밀리게 된다. 이런 현상은 주로 피부에 유•수분이 부족한 건성피부에서 잘 나타나는데, 이럴 경우에는 비타민C 앰플 사용 후 부드러운 로션이나 촉촉한 유분크림을 사용하는 것으로 밀림현상을 막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