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의료기기 업체들이 치매를 치료하기 위한 웨어러블 기기(브레인 헬스케어)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존 약물·재활치료가 아니라 기기를 머리에 쓰는 것만으로 치료효과를 주겠다는 것이다.

치매 치료법은 인지 기능 향상 훈련을 통한 재활 치료와 약물 치료지만 이마저도 근본적인 치료법은 되지 못한다. 특히 약물 치료는 금전적 부담과 더불어 만에 하나 부작용이 생길 위험성도 있다.

이는 치매의 사회·경제적비용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2009년 발간된 `세계 알츠하이머 보고서`에 따르면, 치매환자로 인해 우리 나라에서 소모되는 직간접적 비용은 연간 8조7000억원 규모다. 같은 기간 암, 뇌혈관, 심혈관 질환을 합한 것보다 더 높은 부담이다.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나온 아이디어가 머리에 부착하면 기기가 사람의 뇌파를 측정하고 신경 전달 속도를 높일 수 있는 웨어러블 기기다.

# 붙이기만 하면 … 뇌상태 실시간 측정하는 `Neuroimaging` = 치매 치료의 기본은 뇌의 상태를 측정하는 기술이다. 현재 가장 많이 활용되는 의학적 방법은 양전자 단층촬영(PET)과 자기공명영상(fMRI)이다.

이 기술들은 높은 공간해상도를 이용해 뇌의 구조를 자세히 관찰할 수 있게 한다. 하지만 1초 동안 수백에서 수천번에 달하는 뉴런의 세밀한 반응은 볼 수 없다. 이같은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뇌전도검사(EEG)와 뇌자도검사(MEG)가 활용되지만 휴대성과 검사 용이성에서 부족하다.

업체들은 뇌파 전달과 신호 교환을 쉽고 편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냈는데 이를 `Neuroimaging`이라고 한다.

▲ 왼쪽부터 Thync사의 Thync System, 와이브레인사의 YBand.<출처=Thync, 와이브레인>

대표적인 제품인 미국 Neurosky사의 `Mindwave`는 전두엽 위에 있는 두피에 붙이면 뇌전도검사를 수행한다. 또 애플의 iOS나 구글의 Android 개발자들을 위해 소프트웨어 키트를 공개해, 개발자들이 사용자들의 뇌파를 이용해 치료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Mindwave가 시장에 나온 후 세계 의료기기 업체들은 뇌파 측정과 더불어 실질적인 치료가 가능한 기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oterix Medical사의 Soterix는 현재 미국에서 자사의 기기를 이용해 우울증 치료, 통증 완화에 대한 임상을 진행 중이다. Thync사도 웨어러블 기기를 착용한 사람의 뇌파 상태를 두 단계로 나눠 기분을 전환하고 뇌파 전달을 높이는 대규모 임상을 수행하고 있다.

한국의 와이브레인사는 치매 및 치매의 전단계인 경도인지 장애의 증상을 완화하는 웨어러블 기기를 이용해 뇌의 인지 정도를 향상시키는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등 기업들의 개발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 활동 제약·소프트웨어 개발은 해결과제 = 하지만 뇌치료용 웨어러블 기기도 넘어야할 산이 많다.

최근 발표되는 제품들은 웨어러블 기기이긴 하지만 활동의 제약을 받는다. 뇌파측정 장치 중 상당수는 습식전극을 채택해 기기를 `쓰고 벗는` 시간이 길며 측정·치료 후에는 반드시 머리를 감아야 하는 등 사용자의 불편함을 일으키는 요소가 많다.

의료용 진단기기 수준의 뇌 활동 분석을 시행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기술 개발도 필요한 상황이다. 이 밖에도 웨어러블 기기의 특성상 사용자의 움직임을 언제든지 체크할 수 있는 모바일 운영체제 내 소프트웨어도 필요하다.

와이브레인 이기원 대표는 "(뇌치료 웨어러블 기기의) 상용화와 관련해 아직 한계점이 있지만 실질적인 효능을 갖는 신경조절학 기술, 편의성을 극대화한 Bio-Electronics 등의 소형화 기술, 대규모 임상 데이터 처리로 효능과 서비스 수준을 높일 수 있는 플랫폼 기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