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9일부터 시행된 환자안전법의 원활한 시행을 위해 의료기관평가인증원이 의료기관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하기에 나섰다.

인증원은 18일 여의도에 위치한 인증원 9층 대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제도가 실효성 있게 운영되기 위해서는 의료기관의 자율보고가 활발히 이뤄져야 한다며 환자안전법 적용 대상인 200병상 이상의 병원급 의료기관의 관심과 참여를 당부하는 말을 전했다.

인증원은 보건복지부로부터 환자안전법 상의 보고학습시스템 운영을 위탁받아 의료기관 내 환자안전사고 보고 접수‧검증‧분석‧공유 등의 모든 절차를 수행하고 있다.

법이 시행되기 전에는 의료기관의 인증과 평가를 맡는 기관인 인증원이 보고학습시스템을 운영하면 병원들이 인증이나 평가 시 불이익을 받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 바 있다.

그러나 인증원은 병원의 자율보고 자료는 보고학습시스템 운영을 위한 분석 외의 용도로는 사용되지 않는다는 점과, 인증원의 업무를 병원 인증 및 평가 분야와 환자안전 담당 분야로 엄격히 나눠 진행할 것이라는 점을 들어 해명하고 보고학습시스템 운영을 맡았다.

간담회에서 환자안전법을 개괄한 구홍모 의료기관평가인증원 연구위원은 환자안전법 제정 배경을 설명하면서 의료기관이 제도의 주체가 돼야 하는 이유를 제시했다.

구홍모 인증원 연구위원은 "2010년 발생했던 빈크리스틴 투약 오류 사건은 환자안전법 이 법의 시발점이 되긴 했지만, 그 사건 때문에 환자안전법이 생겼다기보다는 보건의료계에서 환자안전에 문제가 많다는 인식이 형성되면서 만들어질 수 있었던 것"이라며 환자안전법이 의료계의 필요성 인식에 의해 탄생한 것임을 시사했다.

구홍모 위원은 2014년 인증원이 인증 받은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했던 설문조사 결과가 환자안전법의 근간과 보고학습시스템을 구축하는 가이드라인이 됐다는 점도 강조했다.

구 위원은 "조사 대상 의료기관의 89%는 환자안전과 의료 질 향상을 위한 업무에 전담자가 배치돼 있으면 긍정적이라고 답변했고, 90%는 환자안전사고를 내부 뿐 아니라 외부에 보고하고 전 의료기관이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국가적 보고학습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며 현 환자안전법의 기본 틀이 의료기관의 목소리에 기반한 것이었음을 시사했다.

구 위원은 또 "설문조사 응답자들의 48.1%는 보고자에 대한 비밀보장이 어려울 것이라는 이유로 보고학습시스템이 있어도 보고하지 않겠다고 응답해 보고자에 대한 비밀보장이 보고학습시스템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임을 보여줬다"며 환자안전법이 명시하고 있는 보고자 비밀보장 원칙 마련의 배경을 설명했다.

환자안전법을 운영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사회경제적 기대효과는 의료기관의 적극적인 참여를 요하는 또 다른 이유로 제시됐다.

구 위원은 "우리나라에서 1년에 4만명 이상이 환자안전사고로 사망하는 것으로 추산되는데, 환자안전법을 통해 사고 예방률을 높여 안전사고를 25% 줄일 수 있다면 2024년까지 입원진료비를 약 1조2245억 원까지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뿐만 아니라 환자안전 전담인력 확충이 가져올 일자리 창출효과와 환자안전에 따른 우리나라 의료기관의 이미지 제고를 통해 외국인 환자 유치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혀 의료기관 협조에 의한 환자안전법 활성화가 국가적 이익이라고 강조했다.

석승한 의료기관평가인증원장은 "선진국에는 이미 도입돼 있던 환자안전관련 법이 우리나라에서도 드디어 역사적인 첫 발을 뗐다"며 "이제는 이 제도를 안정적으로 의료계에 정착시킬 필요가 있다"며 활발한 참여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