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은 발기능력에 ‘독’
가장 흔한 섹스문제 중 하나가 발기부전이다. 특히 성을 표현하고 즐기는 문제에 관해 여성들의 발언권이 커지는 요즘, 발기부전은 남성들이 고민하는 가장 흔한 문제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며칠 전 병원을 찾은 김씨도 발기부전으로 맘 고생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제 겨우 신혼 3개월 차인데, 뜻하지 않은 ‘밤손님 문제’로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는 것이다. 동행한 아내 역시 남편의 눈치를 흘끔 보더니 “친구들이 왜 속궁합을 먼저 보고 결혼하라고 했는지 이제야 알 것 같다”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김씨에게 당뇨나 고혈압이 있는지, 담배는 하루에 어느 정도나 피는지, 술은 자주 마시는지 이런저런 내용을 물어봤지만 이렇다 할 원인은 없었다. 이유는 심리적인 데에 있었다.
4대 독자인 김씨는 부모님에게 하루 빨리 손주를 안겨드려야 한다는 부담감에 섹스를 일종의 ‘숙제’로 인식하고 있었다. 이런 마음가짐 아래 잘해보자고 ‘거사’를 치르기 전 다짐을 한 후, 노력하면 할수록 발기가 더 안됐다는 것이다. 처음 찾아간 비뇨기과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좀 더 시간을 가지고 지켜보자고 했단다.
그렇게 몇 달을 보내고 용기를 내어, 본 병원을 찾아온 이 부부에게 필자는 “우선 배란일을 정해 놓고 섹스를 해야 한다는 압박감에서 벗어나라”고 조언했다. 스트레스가 심하면 남성의 발기능력뿐 아니라 여성의 경우에도 배란과 나팔관, 자궁의 화학적 균형이 깨져 임신의 확률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또 섹스를 직접적인 성행위로만 보지 말고 감각적인 사랑행위로 인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해서 3개월이 지났을 때 김씨의 발기문제는 저절로 해결되었고 둘은 아기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정신과 육체는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특히 남성의 발기능력과 지속에 관한 문제는 정신적인 영향을 받기 쉽다. 따라서 사랑에 있어 성행위에 대한 부담감뿐 아니라 자신감의 결여, 부정적 생각, 죄의식 등은 금물, 또 금물임을 명심해야 한다.
연세우노비뇨기과 / 이홍우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