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약물 

몸속 물을 빼서 혈압을 조절한다? 무슨 뜻일까. 고혈압 치료 1차 약물인 ‘이뇨제’ ‘ACEI’ ‘ARB’의 기전을 알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뇨제
‘이뇨제(diuretics)’는 혈액 용적감소에 기반을 두는 고혈압 치료에 가장 널리 처방되는 약물이다. 소변 배설이 증가하면 ‘체액량은 감소’하고 결국, 혈압은 낮아진다. 부작용은 적지만, 전해질 감시는 필요하다. 고혈압 치료에 사용하는 대표적인 이뇨제는 thiazide, loop, 칼륨 보존성 이뇨제(K⁺-sparing diuretics) 등이다. 

‘thiazide 이뇨제’는 콩팥의 먼쪽곱슬세관에 작용한다. 나트륨 이온의 재흡수는 방해하고 수분 배설은 증가한다. 다른 혈압약과 함께 사용하면 요산 배출 억제로 통풍(gout)이 생길 수 있고 저칼륨혈증도 나타날 수 있다. ‘loop 이뇨제’는 콩팥 기능이 좋지 않거나 thiazide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에 사용한다. 심장기능상실과 부종(edema)에도 많이 사용한다. 소변에서 칼슘 함량이 증가할 수 있고 저칼륨혈증, 귀 독성(ototoxic)과 난청(deafness) 등이 생길 수 있다. ‘칼륨 보존성 이뇨제(K⁺-sparing diuretics)’는 콩팥 집합관에서 이뇨 작용을 한다. 다른 이뇨제 부작용으로 나타나는 저칼륨혈증을 개선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다. 

ACEI(angiotensin-converting enzyme inhibitor)
‘ACEI’는 안지오텐신 전환효소(angiotensin-converting enzyme)를 차단해 효과를 나타낸다. ACEI는 말초 ‘혈관의 저항을 감소’시킨다. 그리고 ‘나트륨과 수분 저류를 감소’시켜 혈액량을 낮춘다. ACEI는 captopril, enalapril, lisinopril 등 이름이 ‘~pril’로 끝나는 약물들이다. 만성 콩팥질환이 있는 고혈압과 심근경색, 심부전 환자에 많이 처방한다. 약 10%에서 폐 기관지 작용으로 ‘마른기침’이 나타날 수 있다. 드물게 혈관부종도 나타날 수 있고 태아 기형이 생길 수 있어 임산부는 금기다. 

ARB(angiotensin II–receptor antagonist)
‘ARB’는 세동맥의 평활근과 부신의 angiotensin II 수용체를 차단하여 효과를 나타낸다. 콩팥의 ‘세동맥 확장’과 ‘나트륨 이온 배설 증가(나트륨과 수분 저류 감소)’는 ACEI와 기전이 비슷하다. losartan, irbesartan, olmesartan 등 이름이 ‘~sartan’로 끝나는 약물들이다. 당뇨, 만성 콩팥질환, 심장 기능 상실이 있는 환자에 주로 처방한다. 마른기침과 혈관부종은 현저히 작지만, 태아 독성이 있어 임산부는 여전히 금기이다. 

이렇게 <이뇨제, ACEI, ARB>는 소변 배설 증가, 체액량 감소 즉, ‘물을 빼서’ 혈압을 낮추는 작용이 있다. 그리고 혈관 확장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