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주차 훈련 일지>

◇16일(토요일)

계획=휴식
결과=휴식

◇17일(일요일)

계획=3시간 주
결과=김제마라톤대회 풀코스 참가. 욕심 부리다 38㎞ 지점에서 기권
메모=이번 대회 참가는 지금까지 훈련에 대한 중간평가 겸 풀코스 거리감을 익히기 위한 것이었다. 대회 당일 컨디션이 중요하기 때문에 전날 현지로 출발했다. 대회 당일에는 약간 비가 내렸고 코스는 거의 대부분이 평지로 이루어져 있었다. 권은주 감독님도, 클럽의 선배님들도 거리를 익히는 것이니 무리하지 말라고 하였다. 헌데 난 순간의 욕심 때문에 충고를 잊고 말았다.

출발하여 3km까지의 페이스는 km당 4분 10초. 이렇게 목적을 잃어버린 상태로 뛰게 되었고, 반환점을 돌아 마라톤의 가장 힘든 구간인 35km 지점도 무사히 통과했다. 나머지 거리를 같은 페이스를 유지하면 2시간 55분이라는 계산이 나왔고, 가벼운 마음으로 뛴 대회에서 개인최고 기록도 세우게 되는 것이다. 흥분도 되고 자신감이 넘쳐흘렀다. 힘들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고 주변 경치를 감상할 만큼 컨디션은 말 그대로 최고였다. 헌데 문제는 37km지점에서 생겼다. 갑자기 오른쪽 허벅지 근육에 통증의 신호가 느껴져 페이스를 조금 늦추었다. 결국 통증이 심해 37.5km에서 발길을 멈추고 500m를 걸으면서 통증이 사라지길 기다렸지만 골인 지점을4km 앞둔 38km 지점에서 레이스를 포기하고 말았다.(권은주 감독님의 예상이 맞았습니다.)

충만했던 자신감도 좌절감으로 바뀌고, 앞으로의 일들이 두렵게 느껴졌다. 고개를 떨구며 문제점에 대해 생각하고 또 생각하게 되었다. 결론은 아직 실력이 부족하다는 것. 선배님들의 조언도 가슴 깊이 새기게 되었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37km 지점까지 편안한 레이스를 펼치게 되었던 것이다.

◇18일

계획=휴식결과=휴식
메모=부상 부위의 통증은 없어졌고, 예전과 많이 달라진 느낌을 받았다. 예전에는 장거리 훈련 후에는 다음날 온 몸이 쑤시고 피로가 가득했지만, 몸에 큰 무리도 없고 별다른 통증도 없었다. 다만 다리가 묵직하여 계단을 오를 때 다소 힘들다는 느낌은 있었다.

◇19일(화)

계획=조깅 20분, 지속주 20000m
결과=오전 근력운동(레그 컬100회, 레그 익스테이션100회), 복근운동(다리 들어올리기 250회, 윗몸 일으키기 200회) 오후 조깅 8km(46분 47초), 지속주 2km(3분47초~45 페이스) 스트레칭
메모=일요일 대회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매일 아침 근력운동(레그 컬, 레그 익스테이션, 스쿼트)을 실시하기로 하고 헬스장을 찾았다. 먼저 가볍게 2km를 뛰며 몸을 푼 뒤 근력 운동을 실시했다. 어제 하루를 푹~ 쉬었기에 컨디션이 좋을거라 생각되었다. 하지만 아직 피로가 남아있는지 몸이 많이 무겁게 느껴진다. 퇴근 후 묵직한 몸을 이끌고 저녁 늦게 훈련장을 찾았다. 대회의 여파와 아침에 근력운동을 해서 그런지 다리가 묵직하고 오른쪽 허벅지 위부분, 무릎 윗부분, 종아리 부분에 약간의 통증이 느꼈지만 뛰는데 큰 지장은 없다. 하지만 아직은 다리가 묵직하게 느껴져 뻗어지지 않는다. 다행이 통증은 조깅 30분 후 느껴지지 않았다. 권은주 감독님은 지속주 20000m라고 했지만 자신이 없고 아직 피로가 쌓여 조깅의 시간을 20분에서 46분으로 늘리고 20000m 지속주 대신 2km 템포 런으로 몸을 풀어본다. 템포런을 하면서 아직 피로가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20일

계획=조깅 60분, 질주 5회
결과=아침운동(조깅 4km, 레그컬100회, 레그익스테이션100회, 스쿼트150회, 다리 들어올리기 60회 5세트, 윗몸 일으키기 100회, 사이클 10분) 오후훈련(스트레칭, 조깅 8km 46분 12초, 질주 4회, 스트레칭)
메모=탄천종합운동장에는 환한 불빛 아래 서~너 분 정도 땀을 흘리고 계신다. 가벼운 스트레칭을 한 뒤 8레인에서 가볍게 조깅을 실시한다. 아침에 근력운동을 해서 그런지 다리가 묵직하게 느껴져 페이스를 올릴 수 없다. 바퀴당 2분 30초에서 조금씩 페이스를 올려 2분 페이스까지 끌어올려 유지하기로 하고, 7바퀴를 더 돌고 나니 몸에 무리라는 신호를 받고 조깅을 마친다. 다시 가벼운 회복주를 실시하고 질주4회를 마치고 오늘 훈련을 종료한다.

◇21(목요일)

계획=휴식
결과=오전 조깅 3km, 레그컬(25회 4세트), 레그 익스테이션(30회 4세트, 스쿼트 110회, 다리 들어올리기 80회 4세트, 스트레칭
메모=달콤한 휴식을 취하는 날. 아침에 헬스장에서 가벼운 조깅(3km)를 실시하고 근력운동(레그컬, 레그익스테이션, 스쿼트)과 복근운동을 실시하고 모든 훈련을 종료한다.

◇22일(금요일)

계획=조깅 20분, 인터벌 1000m 7회
결과=조깅 4km, 인터벌, 조깅
메모=조금씩 피로를 회복하고 있지만 아직 무리는 금물이라는 생각에 가벼운 조깅부터 훈련을 시작한다. 조깅의 페이스가 많이 올라왔다. 5분 페이스로 뛰어도 큰 무리가 없고, 조금씩 가볍다는 느낌마저 든다. 이렇게 4km의 조깅을 마치고 휴식과 함께 스트레칭 실시 후 본 훈련에 돌입한다. 인터벌을 마라톤 페이스로 맞추어 뛰기로 한다. 1km(3분 56초)의 페이스로 인터벌을 실시했다. 대회 전의 페이스와 비교하면 큰 차이를 보이는데도 3분 56초가 조금은 부담이 된다. 회복주는 400m를 2분 30초 정도로 두었다. 2회까지는 부담이 되었지만 다행이 3회부터는 조금씩 편안한 느낌으로 바뀌었다. 쿨 다운으로 2km 정도 조깅을 마치고 예전의 인터벌 페이스로 400m를 뛰어보는 것으로 모든 훈련을 종료했다.(79초)

◇23일(토요일)

계획=조깅 70분
결과=스트레칭, 크로스컨트리 90분, 스트레칭
메모=오늘 훈련은 조깅 70분으로 되어 있다. 권은주 감독님께 죄송하지만 토요일과 일요일 훈련을 바꿔 실시하기로 했다. 아침 일찍 남한산성을 찾았다. 산성입구 언덕부터 조금씩 오르기 시작한다. 25분 정도 지나 언덕의 종지부를 찍고 잠시 휴식을 취한 다음 남한산성 외곽을 뛰기로 했다. 이 코스는 처음 실시해본 코스이다. 성 밖으로 성남시가 한눈에 보인다. 오랜만에 크로스컨트리를 해본다. 그동안 평지에서만 뛰었다. 이것이 나의 문제점이고 보완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성 외곽을 뛰다 보니 어느새 서울에 한눈에 들어온다. 이렇게 성 외곽을 따라 약 1시간 정도 뛰고 훈련을 종료한다.

◇기타 질문

근력보강을 위해 주 4회 정도 레그컬, 레그익스테이션, 스쿼트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횟수는 각각 20~25회, 4~5세트와 스쿼트는 150회 정도 실시합니다. 대회를 앞두고 위와 같은 운동을 해도 무리는 없는 건가요?

보강 운동을 할 때 예전에는 조깅을 먼저 실시하고 후에 보강운동을 했습니다. 감독님께서는 위와 반대로 보강운동 후 조깅을 실시하라고 했는데, 차이점이 있습니까?

일요일 김제대회에서의 문제점을 스스로 지적한다면, 페이스와 지속주가 부족하고 크로스컨트리 훈련을 자주 하지 못해 근력이 아직은 약하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감독님이 보시기에 앞으로 어떤 훈련에 중점을 두어야 하는지요. 물론 주간훈련 계획표를 주지만, 여름에는 간혹 수요일에 퇴근 후 집까지 약18km를 뛰었습니다. 5km는 조깅으로, 나머지는 km당 4분10초 안으로 하려는 데 감독님의 생각은 어떠하신지요?

10월 1일에는 10km대회에 참가하고 1주일 후에는 하프대회에 참가합니다. 예전에도 말씀 드렸지만 10km대회는 36분을, 하프는 1시간 20분을 목표로 뛸 생각입니다.

<권은주씨의 조언>

욕심이 과하면 그동안의 노고가 한 순간에 물거품이 된다는 걸 아셨죠? 며칠 전부터 현민 씨의 몸은 상승세를 타고 있었습니다. 몸이 자신이 마음먹은대로 움직이고 있었고 피로 또한 크게 남아 있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지금이 제일 중요한 시기이며 욕심내지 말고 자제하라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마라톤에서 훈련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얼마만큼 초반 무리없이 페이스 조절을 잘 하는지도 중요합니다. 시간주 삼아 나간 마라톤 대회에서 자신의 최고기록을 경신 할 수 있다는 느낌. 정말 중요하며 충분히 욕심나고 흥분됩니다.

그렇다고 순간순간 기분에 따라서 레이스를 망칠 수는 없지 않습니까? 이제는 초보라는 딱지도 떼고 고수 반열에 올라오신 현민씨가 특히나 지금은 실수를 하면 안되겠죠? 이번의 소중한 경험이 다음 경기의 밑거름이 되셨으면 합니다.

마라톤을 하면서 몇 번의 고비를 넘기게 됩니다. 물론 우리가 모르고 넘어가는 것도 있고 또 포기라는 무서운 고비와 마주 칠 때도 있습니다. 마라톤은 초반 5km가 중요하고 하프, 그리고 마지막 2km에서 무서운 고비가 찾아옵니다. 러너에 따라 다르지만 통계적으로 초반과 후반의 고비는 누구나가 겪는 느낌일 것 입니다. 묵직했던 몸이 서서히 데워지고 근육이 풀어지면서 기분도 좋아지고 기록도 생각했던 이상으로 달리고 있다면 누구나가 욕심을 내겠죠?

현민씨의 경우도 컨디션이 좋았습니다. 다만 좋은 컨디션 만큼 정신이 따라주질 못했네요. 하프 이후 감정의 컨트롤이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페이스 조절이 중요하다고 하는 것 입니다. 처음부터 자신의 목표대로 믿음을 갖고 달리세요. 아직은 경험 부족이며, 실력이 그만큼 까지는 성장하지 못해서 그런 겁니다. 조금만 더 하면 꼭 좋아 질 겁니다.

그렇게 경기를 마치고 나면 완주 이상으로 몸이 피곤하고 근육도 피곤합니다. 화요일 같은 경우엔 템포런보다는 가벼운 조깅이 더 좋습니다. 천천히 달리면서 근육을 풀어줘야 하거든요. 금요일 인터벌운동 페이스 조절 잘 하셨습니다. 주말에 뛴 경기의 여독이 풀리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약간 힘이 드셨을 겁니다.

토요일에 크로스컨트리보다 평지나 운동장 조깅이 더 나았을 듯하네요. 전날 인터벌 운동으로 근육이 피로한 상태에서 오르막 내리막을 달리다 보면 근육이 더 손상될 수 있습니다. 항상 훈련에는 강약이 중요합니다. 오늘 못한 운동을 몰아서 내일 한다고 해서 실력이 좋아지지는 않습니다. 그날 그날에 맞는 훈련으로 얼마 남지 않을 경기에 좋은 성적 거두시길 바랍니다.

현민씨가 궁금해 하는 몇 가지 의문사항에 대한 답변입니다. 근력운동이나 웨이트 운동은 대회 2주전에 마무리 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시기까지는 운동을 충분히 하신 다음 근육의 유연성과 피로를 줄이고 심리적인 면에서 가볍다는 느낌을 받게 하려면 대회 2주전에는 근력운동을 마무리 하는 것이 좋습니다.

보강을 먼저하고 조깅을 하는 이유는 근력운동의 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함과 동시에 체지방의 효과적인 분해를 위해서입니다. 물론 근육의 유연성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그리고 누구나 자신만의 독특한 훈련법이 있습니다. 전에 하셨던 운동으로 컨디션이 좋아진다면 적절한 조절 범위 내에서 괜찮습니다.

<5주차 훈련계획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