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하기 싫어서 지방흡입을 받았는데, 왜 수술 후에도 운동하라는 거에요?”
최근 진료실을 내원한 환자 A씨가 한숨을 쉬며 물었다. 그는 얼마 전 허벅지 지방흡입을 받고 순조롭게 회복 중이었다. 후관리 상담을 하고 있는데 ‘운동하라’는 조언에 무척이나 실망한 눈치였다.
A씨는 정상체중을 유지하고 있지만, 하체비만으로 고민하다 지방흡입을 받은 케이스다. 그동안 다이어트 방식도 식단조절 위주로 해왔다. A씨는 “운동은 지루하고, 식사량을 줄이는 것에 비해 효과도 적은 것 같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A씨의 말에도 일리가 있다. 만약 5~10kg 정도 ‘체중감량’ 자체가 목적이라면 운동보다는 식단의 비중을 더 높이는 게 유리하다.
운동은 폐활량을 높이고, 심폐기능을 강화하며, 대사량을 높여주는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그러나, 힘들게 움직이는 것에 비해 소모 칼로리는 생각보다 크지 않다. 러닝머신 위에서 30분간 뛸 경우 힘들게 헉헉거린 것에 비해 소모된 열량은 200kcal 안팎이다.
그럼에도 지방흡입 후 운동은 반드시 필요하다. 첫 번째로 몸의 근육량 보전을 위해서다. 다이어트에 나서면 지방뿐 아니라 근육도 같이 소실된다. 근육이 사라지면 기초대사량이 감소하는데, 그러면 먹어도 살이 찌기 쉬운 체질이 된다. 적절한 운동을 통해 기초대사량을 유지하는 것이 유리하다.
또, 운동은 다이어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스트레스를 해소해주는 역할을 한다. 체중감량 시에는 신체적 스트레스뿐 아니라 정신적으로 더 피곤하고 지친 상태에 놓이기 쉽다.
‘운동하기 싫다는데 그 자체가 스트레스 아닌가요’ 반문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운동은 마음먹고 실천하기가 어렵지만, 정작 운동 후에는 ‘개운한 기분’을 선물한다. 몸을 움직이고 개운한 샤워까지 끝내면 정신적 스트레스가 해소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이같은 스트레스 해소 측면이 중요하다고 본다.
더구나 지방흡입 후 운동은 ‘무조건 힘들고 지치는 강도’로 할 필요가 없어 가볍게 시도하기 쉽다.고민이던 허벅지, 복부, 팔뚝 등 특정 부위의 지방세포는 제거됐으니 즐겁게 몸을 움직이고, 열량을 소모하며,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단, 땀이 날 수 있는 운동은 실밥 제거 후에 시행하고 복싱·스피닝 같은 격렬한 운동은 수술 후 2달뒤부터 시행하는 것이 권고된다. 물론 움직임에 크게 불편이 없다면 크게 상관 없다.
운동할 것을 조언하면 흔히 헬스장부터 등록하는 환자가 많다. 하지만 이보다는 자기가 좋아하는 운동을 배우거나, 집 근처를 걷는 것부터 시작해도 손색없다. 하루에 30분~1시간 정도 몸을 움직이는 데 주안점을 두는 게 핵심이다.
필자가 가장 추천하는 최고의 운동은 ‘걷기’다. 수술 다음날부터 무리 없이 행할 수 있다. 거창한 준비물이 필요 없고, 운동화만 챙기면 된다. 꼭 러닝머신 위가 아니라도 관광지, 백화점, 쇼핑몰 걷기도 괜찮다. 밥 한공기를 소비한다는 마음으로 1시간 정도 가볍게 걸어보자. 스마트폰의 만보기 앱을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특히 복부 지방흡입 후 ‘내장지방’ 관리가 필요한 사람은 유산소 운동이 필수다. 내장지방은 지방흡입으로 제거할 수 없는 만큼, 운동과 식단조절로 이를 태워야 한다.
이처럼 지방흡입은 운동·식이요법으로 빼기 힘든 부분비만을 개선하지만, 이후에도 꾸준히 건강한 습관을 실천해야 수술효과를 오래 유지할 수 있다.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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