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내장과 백내장. 병명이 비슷하다 보니 두 질환을 헷갈리는 환자가 많다. 우스갯소리로 사촌쯤 되는 질환 아니냐는 질문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둘은 서로 전혀 다른 질환이다. 필자의 환자 대부분이 나이가 있는 경우가 많아 녹내장과 백내장을 같이 앓고 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경우 녹내장이 있어도 백내장 수술이 가능하냐는 질문을 받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수술은 물론 가능하다.
수정체는 이완과 수축을 통해 원거리와 근거리의 초점을 맞추는 역할을 하는데 백내장은 이 수정체가 노화 등의 이유로 혼탁이 생겨 점차 시력이 떨어지는 질환이다. 녹내장은 우리 눈의 시각 정보를 뇌로 전달하는 시신경이 높은 눈의 압력에 의해 점차 감소하면서 주변의 시야부터 점점 좁아지는 질환을 말한다. 백내장은 수정체, 녹내장은 시신경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으로 두 질환은 발생 위치부터 다르다. 하지만 녹내장과 백내장 모두 연령이 증가하면서 유병률도 함께 증가하는 질환 중 하나인 만큼 녹내장 환자도 백내장 수술을 피할 수 없다.
사실 백내장 수술은 녹내장에 긍정적인 효과를 보인다. 백내장 수술 후에는 안압이 1~2mmHg 감소하는데 녹내장 치료의 핵심은 안압을 떨어뜨리는 데 있기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수 있다. 수술 전 딱딱하고 점점 두꺼워지는 수정체는 눈 속 공간을 줄여 안압이 높아지게 한다. 백내장 수술은 두꺼워진 수정체를 제거 후 얇은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데 이를 통해 눈 속의 공간이 넓어지는 효과를 가져와 안압이 낮아지게 되는 것이다.
다만 녹내장 환자는 백내장 수술을 할 때 다초점 렌즈를 선택하기는 어렵다. 다초점 렌즈는 원거리와 근거리를 보기 위해 눈에 들어오는 빛을 나눠 쓰는데 시신경이 약해져 있는 녹내장 환자는 근·원거리 모두 어둡게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말기 녹내장이라면 백내장 수술은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 시야가 많이 좁아진 상태에서 백내장 수술로 자극이 가해지면 시야가 소실될 수 있어서다.
각기 다른 질환이나 비슷한 병명으로 오해를 가져오는 녹내장과 백내장. 발생 위치는 다르지만, 시력을 감소시키는 질환인 건 분명하다. 다가오는 새해에는 눈 건강에 좀 더 힘써보는 것은 어떨까. 특히 50~60대 이상 중 시력에 이상을 느낀다면 진료를 받아보길 권하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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