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관절질환이 크게 늘고 있다. 평균수명이 증가한 것도 원인이겠지만 웰빙문화의 확산으로 스포츠 활동이 늘면서 관절의 손상이 빨리 오는 것이다. 특히 무릎관절은 스포츠 활동 또는 퇴행성 변화에 따라 가장 많은 손상을 입는 부위여서 60세 이상 노인의 80%이상이 퇴행성관절염을 앓고 있을 정도로 노년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주범이다.
퇴행성관절염은 무릎 사이에 완충작용을 하는 연골이 닳아 생기는 질환이다. 손상된 연골을 초기에만 잘 치료해도 퇴행성관절염을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연골에는 신경세포가 없어서 작은 손상에서는 통증이 없다는 것이다. 무릎이 시리거나 계단을 오르내릴 때, 체중을 싣는 동작을 할 때마다 무릎이 아프다면 손상이 꽤 진행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손상된 초기에 조심한다고 하더라도 별 다른 치료를 하지 않으면 피부 등의 조직처럼 스스로 재생되지도 않는다. 따라서 외상이나 노화로 인한 연골 손상은 초기에 잡아 치료하는 것이 건강한 무릎을 노년까지 사용하는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최근 손상된 연골을 치료하기 위한 재생의학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무릎 연골손상의 초중기 단계 최신 치료법의 화두는 ‘줄기세포 치료’다. 환자 본인의 조직을 활용해서 치료하면 부작용 없이 안전하게 치료할 수 있다는 기대에서다. 자신의 골수에서 채취한 성체줄기세포를 이용해 손상된 관절과 연골을 재생시키는 치료법이 의료계에서 점차 확산되고 있다.
줄기세포는 출생 후부터 우리 신체의 여러 조직에 있는 성체줄기세포(Adult stem cell)와 남성의 정자와 여성의 난자가 결합하여 생성된 수정란에서 시작되는 배아줄기세포(embryonic stem cell) 두 종류로 구분된다. 배아줄기세포의 경우에는 수정란을 만들어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윤리적인 문제와 더불어 많은 연구가 필요한 단계다.
반면 성체줄기세포는 직접 환자의 골수나 지방에서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의학적으로도 안전할 뿐 아니라 면역거부반응도 없다. 지방이나 골수 또는 관절의 활액막에 있는 성체 줄기세포는 손상된 조직을 복원시키는 능력이 있다. 특히 중배엽 성체줄기세포는 연골조직에서는 연골모세포(chondroblast)로, 피부와 결합조직(인대,건)에서는 섬유아세포(fibroblast)로, 뼈일 경우는 조골세포(osteoblast)로 분화되어 손상된 조직을 재생성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중배엽 성체줄기세포는 최근 유럽이나 미국에서 연골 재생이나 뼈유합에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지난 10여 년 전부터 연골재생에 관한 치료법은 끊임없이 연구되어 왔다. 자가연골세포를 체외에서 배양시켜 다시 손상된 연골 부위에 이식하는 자가연골세포배양이식술이 각광받기도 했다. 그러나 이 경우 재생된 연골의 강도와 내구성이 정상 연골에 비해 약하다는 단점이 있어 근래에는 잘 쓰이지 않는다.
반면 자가골수 줄기세포를 이용한 연골 재생술은 분화 전 단계의 중배엽 성체줄기세포를 퇴행성관절염 부위에 주사함으로써 연골 재생 및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여러 연구 결과 입증됐다. 자가골수 줄기세포 치료술의 연골재생 성공률은 70~80% 수준이며, 주변 연골과 유합 정도가 76~80%로 연골재생효과가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보건의료연구원에서 실시한 안전성-유효성 평가결과에서도 주요한 시술관련 합병증과 부작용이 관찰되지 않아 안전성의 문제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시술법은 먼저 환자의 엉덩이뼈나 대퇴골두에서 자가 골수를 채취한다. 그 다음 특수 키트를 이용, 원심분리기로 골수혈액을 농축·분리해 줄기세포, 성장인자, 단핵세포를 수집한다. 이를 환자의 연골결손 부위에 주입해주면 치료가 끝난다.
자가골수 줄기세포 치료술의 적응대상은 외상이나 노화로 인해 연골이 손상된 15세 이상에서 50세 이하의 연령층이다. 또한 연골손상의 크기가 2㎠에서 최대 10㎠를 넘지 않을 때 연골조직재생 효과가 있다. 자가 골수 줄기세포를 이용한 이번 시술법은 연골재생에 좋은 결과를 보이며 배양과정을 거치지 않고 관절내시경으로도 가능하기 때문에 비교적 간편하다.
/기고자 : 연세사랑병원 고용곤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