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아침저녁으로 조금 쌀쌀한 기운이 느껴지지만, 전국 각지에서는 곧 열릴 꽃 축제를 준비하기 위한 바쁜 손놀림이 한창이다. 애인이나 사랑하는 가족들과 따스한 봄 햇살을 맞으며 꽃놀이를 즐길 생각을 하면 설렌다.
그러나 내 마음과는 반대로 나이가 들어서도 나를 괴롭히는 적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피부 트러블이다. 요즘과 같은 환절기에는 황사, 미세먼지 등으로 피부가 금새 지쳐 뾰루지가 자주 생긴다. 뾰루지는 모공에 낀 메이크업 잔여물이나 묵은 각질 등이 제대로 클렌징이 되지 않아서 생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환절기 뾰루지 예방을 위해서는 꼼꼼한 클렌징이 최우선이다. 세수만 잘해도 피부가 건강해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클렌징은 피부 관리의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세안 시 클렌저를 사용하지 않고 비누를 사용하는 이들이 있는데, 비누에는 여러 종류의 지방산 염이 포함되어 있다. 이는 노폐물이나 오염물질이 물에 쉽게 씻겨 나가도록 도와준다. 하지만 비누의 지방산은 수돗물에 포함된 칼슘이나 마그네슘과 결합하여 칼슘염과 마그네슘염을 만드는데, 이러한 성분들은 물에 잘 녹지 않아 피부에 잔존해 자극을 줄 수 있다. 또한, 대부분의 정상피부는 일반비누 사용 후 2시간 이내에 피부의 pH가 정상화되긴 하나, 피부는 약산성, 비누는 강 알칼리성으로서 비누 세안 후 상승한 pH 수치는 피부에 자극을 유발할 수 있다.
세안제는 글리세린이나 라놀린과 같은 보습 물질이 함유돼 있어 피부의 건조함을 막아주는 제품을 선택한다. 피부가 민감한 편이라면 세안 시 민감성 세안 클렌저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비싼 제품이 좋은 것이 아니라 보습성분이 들어있고 세안제의 pH가 피부의 pH와 유사한 제품이 바로 좋은 세안제이다. 또한, 여드름 피부에 효과적인 트리클로산이나 고삼 추출물과 같은 항생물질을 포함하고 있는 제품도 있는데, 이러한 성분은 피부표면에 남아 세균의 증식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이외에도 클렌징 제품에는 피부 pH를 정상피부에 맞추기 위해 구연산(citric acid)이나 락틱산 등과 같은 성분이 포함되어 있어 피부자극을 최소화한다.
화장한 날 귀가 후, 잔여물이 피부에 남아 있지 않게 제대로 클렌징 하고 싶다면 우선 메이크업 리무버 적당량을 손바닥에 덜어낸다. 그 후 피부 결을 따라 골고루 마사지하듯 문지른다. 마사지 시간은 1~2분 이내가 좋다. 화장을 꼼꼼하게 지우려고 오래도록 마사지한다면 오히려 클렌저와 오염물질이 엉겨 붙어 피부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클렌징은 T 존과 U 존을 중심으로 부드럽게 문지르되 미세한 부위까지 꼼꼼하게 세안한다. 다음으로 메이크업 잔여물이 얼굴에 남지 않게 미온수로 여러 번 헹구어 낸 후 피부타입에 맞는 다른 세안제로 한 번 더 이중 세안을 한다. 세안하기에 가장 적당한 물의 온도는 체온과 비슷하거나 약간 낮은 21~35℃의 미지근한 물이며, 세안 후 헹굼 마지막 단계에서는 10~15℃의 냉수를 사용해 두드려주는 것을 잊지 말자. 피부가 민감해 작은 온도 변화에도 피부가 쉽게 달아오르는 사람은 너무 차가운 물로 마무리하면 피부에 자극이 될 수 있음에 유의한다.
/기고자 : 아름다운나라피부과성형외과 서동혜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