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먹은 설탕, 성인 돼 돌아온다… 불안감 ‘쑥’

어린 시절 설탕에 노출되는 정도가 성인이 된 후 불안 위험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AI 생성 이미지
어린 시절 설탕에 노출되는 정도가 성인이 된 후 불안 위험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AI 생성 이미지
어린 시절 설탕에 노출되는 정도가 성인이 된 후 불안 위험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설탕을 적게 섭취한 환경에서 자란 사람이 성인이 된 후 단 음식을 덜 좋아하고, 불안 위험도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서리대 하나 F. 나브라틸로바 박사 연구팀은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 자료를 이용해 1951년 10월 1일부터 1956년 3월 31일 사이 태어난 성인 4만6448명을 분석했다. 이들은 어린 시절 영국에서 시행된 설탕 배급제의 영향을 서로 다른 기간 동안 받았다. 연구팀은 설탕 섭취가 제한된 기간이 270일, 425일, 635일, 817일, 1000일이었던 사람들과 설탕 제한을 받지 않은 사람들을 비교했다. 참가자들의 단 음식 선호도는 설문조사로 확인했으며, 불안과 우울증 진단 여부는 의료기록을 통해 조사했다.

그 결과, 임신 시기부터 생후 약 2년까지인 생애 초기 1000일 동안 설탕 섭취가 제한됐던 사람들은 성인이 된 후 단 음식을 선호하는 정도가 낮았다. 단 음식 선호도 점수는 1000일 동안 설탕 제한을 경험한 그룹이 평균 5.82점으로, 설탕 제한을 받지 않았던 비교군의 6.04점보다 낮았다.

불안 위험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생애 초기 1000일 동안 설탕 제한을 경험한 사람의 성인기 불안 위험은 설탕 제한을 받지 않았던 사람보다 33% 낮았다. 우울증 위험도 29%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구팀이 성인이 된 이후의 설탕 섭취량을 고려해 분석했을 때도 불안 위험과의 연관성은 유지됐다. 반면 우울증의 경우 성인기 설탕 섭취량을 추가로 고려하자 관련성이 약해져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은 수준이 됐다.

연구팀은 참가자 가운데 약 6000명의 뇌 MRI 자료도 분석했다. 그 결과, 어린 시절 설탕 제한을 경험한 기간에 따라 뇌의 11개 영역에서 회백질 부피에 차이가 나타났다. 연구팀은 특히 소뇌를 포함한 일부 뇌 영역의 변화가 정신건강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과거의 설탕 배급 정책이라는 자연적 실험 환경을 활용한 관찰 연구로, 어린 시절 설탕 섭취가 성인기 불안을 직접 유발하거나 예방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연구팀 역시 유전적 요인을 포함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구 책임자인 영국 서리대 노파르 가이프만 박사는 "생애 초기의 영양 환경이 이후 정신건강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정신의학 전문지 'Translational Psychiatry'​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