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에서 내딛은 첫발이 찌릿… 족저근막염일까

아침에 내딛은 첫발에 찌릿한 통증이 느껴진다면 통증의 원인이 족저근막염은 아닌지 등을 잘 살펴야 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아침에 내딛은 첫발에 찌릿한 통증이 느껴진다면 통증의 원인이 족저근막염은 아닌지 등을 잘 살펴야 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잠에서 깨 침대에서 내려와 첫발을 내딛는 순간, 발뒤꿈치에 찌르는 듯한 통증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몇 걸음 걷고 나면 통증이 다소 줄어들어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러한 증상이 반복된다면 단순한 피로가 아니라 족저근막염의 신호일 수 있다.

족저근막은 발뒤꿈치뼈에서 발가락 쪽으로 이어지는 두꺼운 섬유성 조직이다. 발의 아치를 유지하고 걸을 때 발생하는 충격을 흡수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가 걷거나 뛸 때마다 체중과 지면에서 전달되는 힘을 반복적으로 받아내기 때문에 과도한 부하가 지속되면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장시간 서 있거나 걷는 생활습관, 갑작스러운 운동량 증가, 달리기와 같은 반복적인 체중 부하 운동, 체중 증가, 발목 관절의 유연성 저하 등이 위험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평소 운동을 하지 않던 사람이 갑자기 운동량을 늘리거나 장시간 걷는 경우에는 족저근막에 가해지는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족저근막염이라는 이름 때문에 ‘염증’이 질환의 전부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만성적인 경우에는 염증보다는 반복적인 미세손상과 조직의 퇴행성 변화가 함께 나타난다. 때문에 최근에는 족저근막병증이라는 표현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족저근막염의 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휴식 후 첫걸음에서 발생하는 통증이다. 잠을 자거나 오랫동안 앉아 있다가 움직일 때 발바닥 조직이 갑자기 늘어나면서 통증이 나타난다. 주로 발뒤꿈치 안쪽, 족저근막이 발뒤꿈치뼈에 붙는 부위에서 통증이 발생하며 몇 걸음 걸으면 일시적으로 호전되는 양상을 보인다. 그러나 오래 걷거나 서 있으면 다시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물론 발뒤꿈치가 아프다고 해서 모두 족저근막염인 것은 아니다. 발뒤꿈치 지방패드의 문제나 아킬레스건 질환, 신경 압박, 발뒤꿈치뼈의 피로골절 등도 비슷한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저림이나 화끈거림이 동반되거나 최근 운동량을 급격히 늘린 뒤 통증이 지속된다면 다른 원인이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진단은 환자가 호소하는 통증의 양상과 발생 부위, 신체검사 등을 종합해 이뤄진다. 전형적인 증상을 보이는 경우 영상검사가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 다만, 통증이 오래 지속되거나 다른 질환과의 감별이 필요한 경우 초음파나 엑스레이 등의 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초음파에서는 족저근막의 두께 증가나 조직의 변화 등을 확인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족저근막에 반복적으로 가해지는 부담을 줄이고 발의 기능을 회복시키는 것이다. 초기에는 통증을 유발하는 활동을 조절하면서 족저근막과 종아리 근육을 충분히 스트레칭하고, 발과 발목 주변의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최근 임상진료지침에서도 족저근막과 종아리 근육의 스트레칭뿐 아니라 발가락과 발목 주변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중요한 치료 방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신발 선택도 중요하다. 발의 아치를 적절하게 지지하고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신발을 착용하고 필요에 따라 깔창이나 뒤꿈치 패드 등을 사용할 수 있다. 모든 환자에게 동일한 치료가 효과적인 것은 아니므로 발의 형태와 통증의 원인, 생활습관 등을 고려해 치료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보존적 치료에도 통증이 장기간 지속되는 경우에는 추가적인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만성 족저근막염에서는 체외충격파 치료 등이 활용되기도 하지만 치료 효과에 대한 연구 결과가 일관된 것은 아니므로 환자의 상태와 기존 치료에 대한 반응을 종합해 결정해야 한다. 수술은 일반적으로 비수술적 치료에도 상당 기간 증상이 지속되고 일상생활에 심각한 제한이 있는 일부 환자에서 신중하게 고려한다.

족저근막염은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은 아니지만 통증이 장기간 지속되면 걷는 방식이 달라지고 일상생활의 질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무엇보다 발뒤꿈치 통증을 무조건 참고 지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아침 첫발을 내딛을 때 발뒤꿈치가 반복적으로 아프거나, 오랫동안 앉아 있다가 일어날 때 같은 부위에 통증이 나타난다면 족저근막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 통증의 원인이 족저근막인지 다른 질환 때문인지를 정확하게 구분하고 그에 맞는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건강한 발은 특별히 의식하지 않아도 우리 몸을 지탱하고 하루의 움직임을 가능하게 한다. 발에 통증이 생겼다면 ‘많이 걸어서 그렇겠지’라고 넘기기보다 반복되는 통증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아침 첫발의 통증은 때로 발이 보내는 가장 분명한 신호일 수 있다.

(*이 칼럼은 최준영 일산백병원 정형외과 교수의 기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