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 복용 때, 단 음식 많이 먹으면 안 돼… 왜?

항생제를 복용하는 동안 단 음식을 많이 먹으면 장내 미생물 균형이 더 크게 깨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항생제를 복용하는 동안 단 음식을 많이 먹으면 장내 미생물 균형이 더 크게 깨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항생제를 복용하는 동안 단 음식을 많이 먹으면 장내 미생물 균형이 더 크게 깨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시티 오브 호프 연구진은 혈액암으로 동종 조혈모세포이식을 받은 환자 173명의 식사와 장내 미생물 변화를 약 5년간 추적했다. 장내 미생물은 소화관에 사는 수많은 미생물 집단으로, 면역과 대사 등 여러 신체 기능에 관여한다. 항생제는 감염을 치료하는 데 필요하지만, 병원균뿐 아니라 장내 유익균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연구진은 환자들이 먹은 9419끼의 식사를 분석하고, 이 가운데 158명에게서 채취한 1000개 이상의 대변 샘플을 통해 장내 미생물 변화를 살폈다. 참가자들은 입원 기간 모두 한 종류 이상의 항생제를 복용했고, 약 80%는 여러 종류의 세균에 폭넓게 작용하는 광범위 항생제를 사용했다.

그 결과 항생제 복용 중 단 음식을 많이 먹은 환자일수록 장내 미생물 종류가 줄어드는 경향이 나타났다. 특히 일부에서는 '장구균'이 다른 미생물을 밀어내며 과도하게 늘어났다. 조혈모세포이식 환자에게 장구균이 지나치게 증식하면 혈류 감염 등 심각한 합병증 위험이 커질 수 있다.

단 음식과 광범위 항생제가 함께했을 때 변화는 더 두드러졌다. 단 음식 섭취량이 100g 늘어날 때마다 장내 미생물 다양성이 약 24% 감소하는 연관성이 관찰됐다.

연구진은 동물실험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확인했다. 건강한 생쥐에게 광범위 항생제를 투여한 뒤 자당이 많은 식단을 먹이자 장내 장구균이 빠르게 증가했다. 반면 항생제 없이 당 함량이 높은 식단만 먹인 생쥐에서는 장내 미생물 다양성이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연구 공동 책임자인 마르셀 판덴브링크 박사는 "항생제 치료 중 단 음식을 줄이는 것이 장내 미생물을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될 가능성을 보여준다"며 "동물실험 결과도 환자에게서 확인한 연관성을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결과를 일반적인 항생제 복용자에게 그대로 적용하기는 이르다. 연구 대상이 혈액암으로 조혈모세포이식을 받은 고위험 환자들이었고, 단 음식 섭취를 줄였을 때 실제로 장내 미생물이 보호되는지를 확인한 임상시험도 아직 필요하다.

판덴브링크 박사는 "모든 항생제 복용자에게 당을 피하라고 권하기에는 이르다"며 "다만 불필요한 당 섭취를 줄이는 것은 쉽게 실천해 볼 수 있는 방법"이라고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