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관리’ 내세우는 고급 실버타운… 아프기 시작하면 어디까지 돌봐줄까

고급형 실버타운, 검진 넘어 운동·재활·생활관리 강화
치매·거동 저하 생겨도 계속 살 수 있는지 시설마다 달라
"건강 상태 변할 때 어떤 서비스로 이어지는지 따져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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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형 실버타운의 건강관리는 진료·검진을 넘어 운동·재활, 식사, 여가·사회활동 등 일상 전반으로 넓어지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사진=클립아트코리아
최근 고급형 실버타운이 늘면서 '건강관리'가 주요 경쟁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건강검진, 병원 연계, 간호 서비스, 운동·재활, 맞춤 식단 등을 제공하는 곳도 많다. 지난해 국내 65세 이상 인구는 전체의 20.3%를 넘었다. 오래 사는 만큼 몸이 불편해진 뒤에도 생활을 이어갈 수 있는지가 중요해지고 있다.

80대 초반 부모를 둔 A씨도 실버타운을 알아볼 때 '아픈 뒤'를 중요하게 봤다. 아버지의 관절염이 심해졌지만 자녀들은 모두 멀리 떨어져 살고 있어서다. A씨는 "식사를 챙겨주는지, 요양보호사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더 아파지면 요양시설로 연계되는지를 중요하게 봤다"고 말했다.

◇진료·검진 넘어 운동·식사·교류까지… 건강관리도 '일상형'으로

고급형 실버타운의 건강관리는 진료·검진을 넘어 운동·재활, 식사, 여가·사회활동 등 일상 전반으로 넓어지고 있다. 10일 찾은 서울 성북구 노블레스타워에는 수영장, 피트니스센터, 탁구장, 영화관 등이 마련돼 있었고, 입주자들이 함께 탁구를 치고 있었다. 입주 때는 의사, 간호사가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운동처방팀이 체력에 맞는 프로그램을 안내한다. 부속의원, 물리치료실도 운영한다. 기존 진료기록을 바탕으로 시설 내 의사가 처방을 이어가거나 조정할 수도 있다. 노블레스타워 오민성 과장은 "가능한 운동 강도가 사람마다 달라 입주자 상태에 맞춰 참여하도록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평소 건강 변화를 빨리 알아채는 체계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인하대 정책대학원 노인학과 김수형 초빙교수는 "실버타운의 건강관리는 과거보다 발전했지만 예방적 관리보다 의료기관 연계, 사후 대응에 상대적으로 치우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지샘병원 조영규 일반검진센터장(가정의학과 전문의)은 "운동, 식단, 건강 상담은 개인의 체력과 건강 상태에 맞게 조절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했다.

◇실버타운은 '사는 곳'… 몸 나빠진 뒤 돌봄 연결이 관건

실버타운, 주간보호센터, 요양원은 역할이 다르다. 노인복지주택은 독립생활이 가능한 60세 이상이 생활하는 주거시설이다. 주간보호센터는 집에서 살면서 낮 동안 돌봄을 이용하고, 요양원은 지속적인 돌봄이 필요한 사람이 입소한다. 문제는 입주 뒤 건강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낙상, 만성질환 악화, 인지기능 저하 등으로 돌봄이 필요해질 수 있다.

김수형 교수는 고령자의 건강을 '건강→만성질환 관리→기능 저하→부분적 돌봄→장기요양'으로 이어지는 과정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건강하면 실버타운, 아프면 요양원이라는 이분법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독립적인 주거와 전문적인 요양 사이에서 일상생활 일부를 지원받을 수 있는 중간 단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부 실버타운은 외부 장기요양서비스를 연결해 이런 변화에 대응한다. 노블레스타워는 도움이 필요해지면 장기요양등급 신청을 지원하고, 등급을 받은 입주자가 외부 요양보호사를 이용할 수 있도록 연계한다. 경증 치매가 있어도 혼자 생활할 수 있다면 거주를 이어갈 수 있지만, 24시간 돌봄이 필요할 정도로 건강이 악화되면 요양시설로 옮기는 방안을 고려한다.

◇실버타운 고를 땐 '아픈 뒤'까지 확인해야

실버타운을 고를 때는 프로그램 개수보다 실제 건강관리 체계를 봐야 한다. 어떤 인력이 언제까지 근무하는지, 야간에는 누가 대응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노블레스타워는 간호사가 오후 6시까지, 의사가 평일 오전에 근무하고 이후에는 별도 직원이 24시간 대응한다. 필요하면 119를 통해 병원으로 이송한다. 조영규 센터장은 "야간에 갑자기 의식을 잃었을 때 누구에게 연락해야 하는지, 병원 이송과 진료가 어떻게 연결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운동·식사가 개인 건강 상태에 맞는지도 봐야 한다. 무엇보다 장기요양등급을 받은 뒤에도 거주할 수 있는지, 외부 돌봄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지, 치매나 거동 저하가 심해지면 어디로 연계되는지 입주 전에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수형 교수는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 상태가 변화했을 때 어떤 서비스로 전환되는지 확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