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골절, 빠른 재활이 중요… 아프다고 미루면 안 돼”

‘헬스조선 명의톡톡’ 명의 인터뷰
‘노인 골절 재활 명의’ 경희대병원 재활의학과 윤동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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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병원 재활의학과 윤동환 교수가 노인 골절 재활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모니터 속 사진은 척추 압박 골절이 발생한 환자의 사례./사진=경희대병원
노인은 신체가 약해졌거나 골다공증이 생긴 경우가 많아 골절에 취약하다. 넘어져서 손·발목 또는 고관절이 골절되거나 척추 압박 골절(척추뼈가 눌리는 힘에 발생하는 골절)이 생기는 것이 대표적이다. ‘골절 치료 잘 하는 병원’을 찾는 데에는 열심이어도 치료 이후 재활은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신체 기능을 되찾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데에 재활은 골절 치료만큼이나 중요하다. 경희대병원 재활의학과 윤동환 교수를 만나 노인 골절 재활의 주요 전략을 물었다.

-골절 재활이 무엇이고, 왜 중요한가?
“골절 치료 이후 장애나 불편함이 최대한 생기지 않게 하고, 일상 복귀에 충분한 수준으로의 신체 기능 회복을 돕는 것이 골절 재활이다. 운동뿐 아니라 물리치료, 작업치료 등 다양한 방식이 있다. 요즘은 골절 자체에 대한 치료를 시작하기 이전에 몸 상태를 최대한으로 끌어올리는 것도 재활의 영역으로 본다. 재활을 할 때와 하지 않았을 때의 예후는 극명하게 다르다. 부러진 뼈가 잘 붙게 하려면 가만히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조기 재활 없이 침상 안정을 지나치게 오래 한 노인은 섬망, 폐렴, 요로 감염, 심부정맥 혈전증, 욕창 등이 생길 수 있다. 재활을 일찍 시작한 쪽이 신체 기능 회복 수준도 훨씬 높다.”

-뼈가 완전히 붙거나 통증이 완벽히 사라진 다음에 재활을 시작하나?
“아니다. 통증이 남아 있고, 뼈가 완전히 붙기 전이라도 보조기를 착용하거나 수술을 통해 골절된 부위를 안정적으로 고정해 추가 손상이 발생하지 않게 한 뒤라면 재빨리 재활에 돌입해야 한다.”

-손·발목 골절 재활은 언제쯤 시작하는 것이 좋나?
“손목 골절의 경우, 내고정 수술을 시행하거나 손목 보조기를 착용해 손목이 안정화됐다면 바로 손가락을 움직이는 연습을 시작해야 한다. 어깨를 움직이는 연습도 필요하다. 손의 움직임이 줄어들면 어깨도 자연스럽게 덜 쓰게 돼 굳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발목 골절은 대체로 땅에 온전히 발을 디딜 수 있기까지 2주는 걸린다. 그러나 그 전이라도 골절 부위가 안정된 이후라면 보행 보조기를 이용해 체중이 실리지 않게 걷는 연습을 하는 것이 좋다. 발목에 가해지는 체중 부하는 이후에 점진적으로 늘려간다. 아킬레스건과 햄스트링이 짧아지지 않게 스트레칭하거나 발목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등척성 운동을 시행하는 것도 권장된다. 등척성 운동은 관절의 움직임 없이 특정 자세를 유지하면서 근육을 수축시키는 운동이다. 다리를 들어 올린 채 버티는 것이 한 예다. 전신 운동을 한 번에 30분씩, 주에 다섯 번(일주일에 두 시간 반) 정도는 해야 한다. 걷기 어렵다면 휠체어에 앉은 채로 돌아다니는 운동이라도 한다.

한쪽에만 손·발목 골절이 발생한 경우, 멀쩡한 쪽의 팔다리만으로라도 근력 운동을 하는 것이 골절이 발생한 쪽의 팔다리에도 도움이 된다. 한쪽 팔다리만 운동해도 운동 신경계가 훈련되며 운동하지 않은 반대쪽의 기능 저하도 어느 정도 억제되기 때문이다.”

-고관절 골절, 척추 압박 골절은 어떠한가?
“고관절 골절은 수술 이후 48시간 이내로 무언가 짚고 서 있는 식의 체중 부하 연습을 시작한다. 다만, 고관절을 90도 이상 구부리거나 다리를 꼬면 관절이 빠질 수 있다. 재활하며 스쿼트 등 근력 운동을 하거나 의자에 앉을 때 고관절을 90도 이상 구부리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팔, 다리, 엉덩이, 등 몸 곳곳을 나누어 근력 운동을 시행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척추 압박 골절 역시 마찬가지다. 수술하지 않았더라도 침상 안정은 48시간 이내로만 하고 이후에는 보조기를 착용한 다음 일어나 걷는 것이 좋다. 척추 압박 골절을 치료한 후라면 허리의 정상적인 곡선이 유지되도록 몸을 펴는 ‘신전 운동’이 도움 된다. 반대로 허리를 구부리거나 회전시키는 것은 금물이다. 자주 걸어 다니는 것이 좋다.

물론 이는 일반적인 경우를 얘기한 것이고, 골절로 인해 신경이 눌린다든지 하는 다른 문제가 동반된 경우에는 사람마다 재활 시작 적정 시기가 달라질 수 있다.”

-참고 운동해도 될 만한 통증인지 판단하는 기준은?
“통증이 참을 수 있을 정도라 운동을 시작하면 통증 강도가 점점 세질 수 있다. 휴식을 시작한 지 한 시간 이내로 통증이 다시 참을 수 있을 정도의 수준으로 되돌아온다면 해도 괜찮은 운동이다. 또한, 다음 날 같은 시각에 몸 상태를 살폈을 때 내가 느끼는 기본적인 통증 수준이 운동하기 전보다 올라가 있다면 강도를 낮추는 것이 좋다.

재활은 꾸준히 하는 것이 관건이다. 너무 고통스러울 정도로 나를 몰아붙이면서 하지 않아도 된다. 통증이 심하다면 의사 상담을 통해 약물 치료, 주사 요법, 신경 차단술로 관리할 수 있다. ”

-의료기관에서 받을 수 있는 재활 치료는?
“앞서 말한 통증 조절을 위한 치료 이외에도 물리치료나 작업치료를 받을 수 있다. 작업치료는 옷을 입고 벗는 등의 일상적인 동작을 연습하는 치료다. 골절을 치료받은 병원이 아닌 다른 병원에서도 재활 치료가 가능하다.

보건복지부는 상급종합병원에서의 급성기 치료 후, '전문 의뢰·회송 체계'를 통해 집중 재활 치료를 시행하는 ‘회복기 재활의료기관’으로의 원활한 전원이 가능하도록 했다. 골절의 경우 30~60일 동안 입원 치료가 가능하다. 언어치료, 인지치료, 작업치료, 중추신경계발달재활치료 등 고령에서 흔히 발생하는 동반 질환에 대한 치료도 가능하니 적극 활용했으면 한다.”

-재활 시 영양 관리는 어떻게 하나?
“체중 1kg당 1g 은 단백질을 먹어야 하고, 재활 초기라면 1.2~1.5g까지도 먹어야 한다. 단백질 섭취량이 부족하면 골질이 잘 향상되지 않는다. 골다공증 치료 중이었다면 처방약과 칼슘, 비타민D 그리고 단백질을 챙겨야 한다. 식품을 통한 단백질 섭취가 어렵다면 액상 단백질 음료나 프로틴 파우더를 활용해도 괜찮다.”

-재활 후 신체 기능은 골절 이전의 몇%까지 가능한가?
“적극적으로 재활하면 70~80%는 회복하고, 그 이상도 가능하다. 100% 회복까지는 아니더라도 일상이나 사회 생활에 무리가 없을 정도로 충분히 개선할 수 있다.”

-재활 동안 주변인이 도울 방법은?
“골절 이전의 행동 양식을 그대로 유지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대체 행동을 찾아 새롭게 삶을 구성하고, 우울감이나 좌절감에 빠지지 않도록 적극 지지해야 한다. 예컨대, 손주의 옷을 손빨래해 주는 것으로 사랑을 표현하던 노인이 골절 이후로 손빨래하기가 어려워졌다면, 사랑을 표현하고 가족에 보탬이 될 수 있는 다른 행동을 함께 찾아보는 게 좋다. 지팡이나 보행 보조기를 사용하는 것에 거부감을 느낄 수도 있으니 주변에서 사용을 적극 지지해 줘야 한다.

회복기엔 안정을 취해야 한다며 밥을 먹거나 옷을 입는 등 모든 행동을 보호자가 대신 해주려고 하면 안 된다. 혼자 할 수 있는 행동은 스스로 하는 것이 회복에 더 좋다. 낙상을 예방하기 위해 집안 깔개를 치우고, 조명을 밝게 하며, 미끄럼 방지를 위해 화장실은 건식으로 쓰는 것도 권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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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병원 재활의학과 윤동환 ​교수/사진=경희대병원
윤동환 교수는…
경희대 의과대학 학사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재활의학과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경희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과장)로서 환자들을 진료하고 있으며, 대한노인재활의학회 기위원장을 맡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제품분야(ISO) 국가표준장애인용보조기구전문위원회 위원과 질병관리청 성인·노인검진분야 신체기능전문기술분과 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최근 척추 압박 골절로 그를 찾은 90대 노인이 다시 일어서서 걷도록 도왔다. 골절로 재활을 시행한 노인 환자 한 명 한 명의 회복이 모두 ‘기적’이라고 말한다. 성공적인 재활을 위해서는 6개월가량이 필요하니, 회복 속도가 더디다고 관두지 말고 꾸준히 정진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